사진. 신언항  (현)사단법인 글로벌생명나눔 이사장, (전)보건복지부 차관 (전)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사진. 신언항  (현)사단법인 글로벌생명나눔 이사장, (전)보건복지부 차관 (전)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먼저 약사신문사 창간 3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38년 동안 글로벌 시대를 조망하며 의료·보건 분야의 심도 깊은 취재와 신뢰성 있는 보도를 이어온 약사신문사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귀사의 언론 정신과 공공성은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의 건강한 가치 형성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사)글로벌생명나눔은 약사신문사(팜뉴스)와 공동으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의약품 잉여 자원을 활용하여 저개발국가 국민과 국내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나눔 사업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단순한 자선 활동을 넘어, 생명 존중과 의료형평성 회복이라는 가치를 실천하는 글로벌 인도주의 프로젝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반품되는 전문의약품의 규모만 약 3조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일반의약품과 유통되지 못한 미출고 의약품의 자체 폐기까지 포함하면 의약품 폐기 금액은 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포함하면 국내에서 폐기되는 관련 물품은 연간 6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의약품 등은 현행 규정상 대부분 소각 방식으로 폐기되기 때문에, 탄소배출과 자원 낭비는 물론, 우리나라 환경 파괴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 가능한 자원의 불필요한 폐기를 줄이는 것은 환경 보호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제약업계의 지속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입니다.

반면, 의료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제대로 된 약 한 알 구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처방약이 없어 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있으며, 병을 앓으면서도 의료기관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생명을 잃거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의료 자원의 문제를 넘어, 인류 공동체 전체가 안고 있는 윤리적 과제입니다.

이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립니다. 반품 의약품이나 유효기간이 임박하여 자체 폐기 대상으로 분류된 의약품 중,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은 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건강식품 등은 NGO 또는 관련 기관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최근 개도국은 ‘도착 기준’으로 유효기간 6개월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해상 운송 기간 등을 감안하면 국내에서 선적 시점에 유효기간이 최소 8개월 이상 남은 제품을 후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NGO 등을 통한 의약품 전달은 해당국 보건부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출 허가 절차가 단축되고 행정적 협조도 가능해 후원 기업 입장에서도 물류나 제도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나아가 정부 차원에서도 후원 기업에 대해 ESG 경영 실천의 주요 평가지표로 반영하거나,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시 가점 항목으로 부여하는 등 제도적인 보상과 인센티브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글로벌생명나눔은 외교부 소관의 의료구호 NGO로, 저개발국가의 긴급재난 대응과 전염병 위기 극복을 위해 의약품 등 의료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국가의 평균 수명 연장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단순 물자 지원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국제 보건 협력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2018년 라오스 댐 붕괴 사고 당시 라오스 정부로부터 긴급 지원 요청 공문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4개 저개발국가로부터 공식 요청 공문을 접수하였고, 이 중 우크라이나, 시리아, 캄보디아 등 18개국에 총 41차례 선적을 통해 약 550억 원 상당의 의료물품을 지원해온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해외 의료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개발도상국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국내외 소외계층에게도 실질적인 희망을 전달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제약사들이 이 뜻깊은 후원 활동에 동참해주시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다시 한 번 약사신문사 창간 3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생명과 건강, 나눔과 연대를 조명하는 언론으로서 더 큰 사회적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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