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장 건강을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유산균은 큰 관심사다. 관련 정보와 광고가 넘쳐나면서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유산균을 먹이고 있으며, 일부 부모들은 우리 아이도 꼭 먹여야 하는지, 언제부터 어떻게 먹이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고 있다.
유산균이라고 하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고, 두 용어를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프로바이오틱스라는 단어가 더 정확한 표현이다. 유산균은 유산을 생성하는 세균을 의미하며,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유익하여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균을 뜻한다. 모든 유산균이 프로바이오틱스로 작용하여 건강에 이로운 것은 아니며, 일부 유산균만이 프로바이오틱스에 해당하여 장 건강에 유익한 역할을 한다. 반대로 유산균이 아니더라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균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비피도박테리움은 유산균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유산균이 아닌 프로바이오틱스에 속하는 유익균이다.
소장과 대장은 음식물과 같은 외부 물질이 머무르는 곳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해균에 많이 노출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장내에는 체내 면역세포의 70~80%가 분포되어 있으며, 장 건강은 면역력과 큰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장내 유익균과 유해균이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유해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변비, 설사, 복통과 같은 소화기 증상 완화에도 효과가 있으며, 알레르기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체중 조절이나 불안, 우울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항생제 관련 설사나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특정 상황에서 유용한 프로바이오틱스가 일부 알려져 있지만, 건강 증진을 위해 평소에 어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먹는 것이 효과적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사람들 개개인에 따라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되기도 하고,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으며,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신민수 교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한 약물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아이에게 지속적인 복통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 문제가 있다면 유산균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건강한 장을 유지하려면 균형 잡힌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먼저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과다 섭취도 피해야 한다. 신 교수는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오히려 복부 팽만감이나 가스가 차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제품별 권장 섭취량을 지키고, 장기 복용 여부도 전문가와 상담 후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생아나 생후 12개월 미만의 영아는 면역 시스템이 아직 미성숙하고, 장내 미생물 구성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프로바이오틱스가 오히려 장내 균형을 깨뜨릴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 후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프로바이오틱스는 식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후에 섭취하면 위산의 영향을 덜 받아 유익균이 장까지 도달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항생제와 동시에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균을 죽이는 항생제의 특성상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익균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생제를 복용 중이라면 2~3시간 간격을 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제품의 형태와 보관 방법도 체크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보통 열과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냉장 보관이 필요한 제품인지, 실온 보관이 가능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분말, 츄어블, 액상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므로 아이가 거부감 없이 섭취할 수 있는 형태를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서울대병원, EZH2 억제제로 듀센근이영양증 근육 섬유화 감소 및 근력 향상 효과 입증
국내 연구진이 유전성 희귀질환인 듀센근이영양증(Duchenne Muscular Dystrophy, DMD)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EZH2 유전자가 과활성화되면 근육 재생이 저해된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근육 조직 손상을 줄이고 기능을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기존 스테로이드 치료와 병용할 경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채종희 교수와 서울의대 의과학과 최무림 교수팀(제1저자: 전은영 석·박통합과정 학생)은 듀센근이영양증 환자와 동물 모델의 근육 조직을 분석해 EZH2 유전자의 과활성화가 근육 섬유화와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핵심 기전임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듀센근이영양증은 DMD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근육이 점차 약화되고 섬유화가 진행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자는 운동 능력을 상실하고, 심장 및 호흡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환자는 약 2,000명으로 추산되며 주로 남아에서 발병한다. 현재 대표적인 치료제인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 사용 시 근육 섬유화, 성장 장애,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어 치료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EZH2 유전자’에 주목했다. EZH2 유전자는 세포 성장과 분화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활성화될 경우 근육 재생을 방해하고 섬유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EZH2 유전자의 활성을 억제하면 근육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듀센근이영양증 환자, 비교적 경증인 베커근이영양증 환자, 정상 대조군의 근육 조직을 대상으로 단일핵 전사체 분석 및 공간 전사체 분석을 수행해 EZH2 유전자의 발현 수준 및 근육 섬유화 기전을 정밀 분석했다. 또한, 듀센근이영양증 동물 모델에서도 동일한 분석을 수행하여 인간 환자 샘플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듀센근이영양증 환자 및 동물 모델에서 EZH2 유전자의 과활성화가 근육 섬유화 및 염증 반응과 직접적으로 연관됨을 확인했다.
또한, 듀센근이영양증 동물 모델(D2-mdx 생쥐)을 활용하여 EZH2 억제제(GSK126, tazemetostat)를 단독 투여하거나 스테로이드(deflazacort)와 병용 투여한 후, 근육 조직의 변화 및 근력 회복 효과를 평가했다.
실험 결과, EZH2 억제제를 단독 투여한 그룹에서 근육 섬유화가 감소하고, 근섬유 크기가 증가하며 정상 근육과 유사한 형태로 회복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스테로이드 단독 투여군과 비교했을 때, EZH2 억제제를 병용 투여한 그룹에서 근육 조직의 섬유화가 감소하고, 근력 테스트 결과 근력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EZH2 억제제가 스테로이드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근육 재생을 촉진하고 근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음을 입증한 중요한 연구로, 듀센근이영양증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EZH2 억제제를 통한 치료 전략이 희귀질환인 DMD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채종희 교수(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는 “듀센근이영양증 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임상에서 상용화된 치료법이 많지 않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스테로이드 치료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고,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 치료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무림 교수(서울의대 의과학과)는 “이번 연구에서는 듀센근이영양증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고, 환자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유전자 타겟을 찾기 위해 환자와 동물 모델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다”며 “이 연구 결과는 특허 출원됐으며, 추가 연구를 통해 EZH2 억제제의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은영 학생(제1저자)은 “EZH2 유전자를 억제하는 약물이 스테로이드의 면역 억제 효과는 유지하면서 근육 약화와 섬유화를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근육 질환뿐만 아니라 염증 조절이 필요한 다양한 질환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정밀 의학을 기반으로 한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 13.6)’ 최신호에 게재됐다.
국립암센터, 국민 암예방수칙 인식과 실천 행태 분석 결과 발표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10대 국민 암예방수칙에 대한 인식 및 실천 행태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분석하여, 역학 분야 SCIE급 학술지인 한국역학회지(Epidemiology and Health)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2006년 10대 국민 암예방수칙이 최초 제정된 이후, 이듬해인 2007년부터 암관리법에 근거해 약 2~3년 주기로 암예방수칙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실천 행태를 모니터링해오고 있다. 이번 연구는 가장 최근 시행된 2023년 국민 4천 명을 대상으로 한 대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특히 첫 조사가 시행된 2007년 이후의 장기적인 변화 추이를 종합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 암예방수칙에 대한 다양한 홍보와 대중의 인식 제고 노력에 힘입어 인지율은 남성 79.4%, 여성 81.2%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천율은 남성 43.1%, 여성 48.9%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남성의 실천율이 여성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남성과 여성은 실천하기 어려운 항목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여성은 ‘건강 체중 유지’ 및 ‘채소·과일을 충분히 먹고 균형 잡힌 식사하기’ 항목을 지키기 어렵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은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와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항목을 실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러한 차이는 실천율 변화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특히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와 ‘암 예방을 위하여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항목에서 남녀 간 차이가 가장 두드러졌다. 금연 항목의 경우 여성 실천율은 상당히 높았으나, 남성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장기 추세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남성의 금연 실천율은 2007년에서 2014년까지 연 2.4%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2014년 이후부터 2023년까지 연 2.6%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같은 해 정부가 담배 가격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하고, 실내 전면 금연구역을 확대하며, 담배갑 경고 그림을 도입한 정책 변화와 맞물린다. 연구진은 정부의 강력한 금연 정책이 감소하던 금연 실천율을 반등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담배와 마찬가지로 술 역시 세계보건기구에서 1군 발암 요인으로 지정한 주요 암 위험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금주 실천율은 남녀 모두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의 음주에 관대한 문화, 주류 마케팅의 영향, 그리고 음주 규제의 부재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며,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유럽,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해외 여러 국가는 주류에 대한 강력한 규제 정책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병미 암예방사업부장은 “건강 행동에 있어 남녀 간 차이가 있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중요한 점은 남성의 경우 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이 무엇인지 잘 알면서도 여성에 비해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며,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암 발생의 30~50%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고 한 만큼, 건강 생활습관 실천을 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붓고 피나는 잇몸병, 심하지 않아도 방치해선 안 돼
조기 치료와 정기적 유지 관리가 핵심
3월 24일(월)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지정한 ‘잇몸의 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다빈도 질병 통계’에 따르면 치주질환은 매년 외래 환자 수 1, 2위를 차지하는 다빈도 질환이다.
경희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신승일 교수는 “치주질환은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할 만큼 흔한 만성질환으로, 당뇨병, 심혈관 질환, 뇌졸중과 같은 전신질환과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단계인 치은염 간과하면 치조골 무너지는 치주염으로 발전치주질환은 잇몸 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입속 잔여물에서 증식한 세균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진행 정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구분된다.
치은염은 치아의 뿌리와 만나는 잇몸 안쪽에 국한되어 염증이 발생한 상태로, 간단한 치료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다만, 증상이 경미하다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염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그 범위가 잇몸뼈(치조골)를 포함한 주변 조직으로 확대돼 치주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승일 교수는 “치은염은 잇몸이 붓고 피가 나는 정도의 증상인 반면, 치주염은 조직이 파괴되어 잇몸뼈가 녹거나 이가 흔들리고, 심한 경우 발치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다”면서 “다만, 치주 조직의 손상 정도에 따라 치은절제술, 치조골이식술 등 다양한 외과적 치주 수술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빠르게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환자는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평소와 달리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는 경우, 치아가 시리고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치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재발 위험 높은 ‘치주염’, 증상 없어도 지속적인 관리 필요해치주질환의 원인은 세균이다. 구강 위생이 청결하지 못하면 유해균 증식과 함께 끈끈한 세균막인 치태가 형성되고, 시간이 지나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치석으로 변한다.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지 않고 계속해서 염증에 노출된다면, 치료 후에도 치주질환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치주 영역에서 유지 관리 단계도 치료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신승일 교수는 “아무리 양치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치간부라 불리는 치아 사이의 면은 접근이 어려워 완전히 치석을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치료가 끝났다 하더라도 3~6개월 간격으로 치과에 방문해 재발의 원인이 되는 세균성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잇몸 건강을 지키는 확실하고 간단한 방법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연 1회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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