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김명서 교수
사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김명서 교수

어깨 관절은 우리 몸의 3대 관절 중 하나로, 일상생활과 주요 스포츠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용이 많은 관절인 만큼 무리하게 사용하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중 흔히 ‘어깨가 빠진다’라고 표현되는 어깨 탈구도 포함된다. 최근 유명 야구선수 이정후가 수술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어깨 탈구는 강한 충격이나 스포츠 활동 등으로 발생하며, 병원에 가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다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재발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명서 교수와 함께 어깨 탈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어깨 관절와순이 파열되면서 발생하는 어깨 탈구

어깨 탈구는 어깨 관절의 인대와 주변 근육이 손상되면서 관절 자체가 정상 위치에서 이탈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깨 관절의 바깥쪽을 둘러싸고 어깨를 안정화하는 조직인 관절와순이 찢어지면서 최초 탈구가 발생한다. 파열된 관절와순이 잘 회복되면 재발성 탈구를 방지할 수 있지만, 관절와순 자체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자가 회복이 더딘 구조물이므로 초기 치료가 부적절하면 습관성 어깨 탈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농구, 야구, 테니스 등 스포츠 활동 중 탈구 발생 많아

어깨 탈구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운동 중 다쳐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특히 선수 간 충돌이 빈번한 농구나 축구, 그리고 펜스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야구 같은 종목에서 자주 발생한다. 과거에는 운동선수에게 주로 나타났으나, 최근 스포츠 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일반인에게서도 발생 빈도가 늘어나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빙판길 낙상, 교통사고 등 강한 충격을 받을 때도 발생할 수 있어, 특히 겨울철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어깨가 빠진 느낌과 팔을 움직일 때 발생하는 통증

어깨 탈구가 발생하면 어깨가 빠졌다가 다시 들어간 듯한 느낌이 들거나, 불안정한 느낌으로 인해 팔을 들어 올리거나 움직이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탈구 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불안정성이 심해져 기지개를 켜거나 자다가도 탈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도 심한 불편을 겪게 된다.

어깨 탈구의 진단은 환자의 증상을 직접 진찰하는 것이 기본이며, 이후 X-ray를 통해 병변을 확인한다. 추가로 관절와순의 손상 정도와 회전근개 힘줄 손상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어깨 MRI 또는 관절 조영 MRI(MR arthrography) 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관절와순 파열 부위에 따라 진단 달라져

어깨 탈구는 관절와순이 파열된 부위에 따라 진단이 달라진다. 상부 관절와순이 파열되면 슬랩병변(SLAP lesion), 하부 관절와순까지 파열되면 방카르트병변(Bankart lesion)으로 구분된다.

슬랩병변은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 특히 야구 투구 동작이나 테니스 같은 운동에서 많이 발생한다. 실제 어깨 탈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부 관절와순과 함께 이두박근의 기시부까지 손상이 이어질 수 있어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젊은 환자에게 어깨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 방카르트병변은 실제 탈구가 발생하면서 전하방 관절와순까지 파열되는 경우로, 어깨의 불안정성을 초래한다. 반복적인 탈구로 인해 불안정성이 심해지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넘어질 때 팔로 바닥을 짚는 동작, 기지개를 켜는 동작 등에서도 쉽게 어깨 탈구가 발생할 수 있어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슬랩병변은 보존적 치료, 방카르트병변은 수술적 치료 필요

슬랩병변은 어깨에서 걸리는 느낌이나 운동 시 통증을 주된 증상으로 호소하는데, 대부분 약물 치료와 운동 치료를 포함한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관절경을 통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반면, 방카르트병변은 첫 탈구 발생 후 정확한 진단 없이 탈구가 반복되는 경우 습관성 탈구나 견관절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때 보존적 치료로도 일상생활에서 탈구로 인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초 탈구 시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어깨 탈구가 최초로 발생하면 빠진 어깨를 신속하게 원래 위치로 되돌려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이때 스스로 혹은 타인의 도움을 받아 어깨를 다시 맞추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 자가 교정 과정에서 회전근개 힘줄, 신경, 혈관 등 어깨의 주요 조직이 손상될 수 있으며,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골절이 동반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깨가 빠졌다면 반드시 가까운 병원에서 정복(탈구된 관절을 원래 자리로 돌리는 치료)을 받고, 이후 정확한 검사를 통해 동반 손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 탈구 시 관절경 수술로 교정

어깨 탈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주변 인대나 조직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관절경을 이용해 파열된 조직을 봉합 및 복원하는 수술이 진행되며, 적절한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어깨의 안정성을 되찾을 수 있다. 하지만 습관성 탈구가 오래 지속되면 관절와순이 원래 위치에서 이탈하거나 마모로 인해 닳아 없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골 결손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오구돌기 이전술이나 골반 뼈 이식술과 같은 대규모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수술 후에는 일반적으로 4~6주 정도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며, 이후 서서히 재활 운동을 시작한다. 어깨 탈구 수술 후에는 올바른 재활 운동을 통해 관절 운동 범위를 회복하고 회전근개 힘줄의 근력을 키우면서 견관절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 필요

어깨 탈구는 처음부터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완벽한 예방이 어렵다. 다만 첫 탈구 이후에는 재발성 탈구로 진행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명서 교수는 “첫 탈구 이후 병원에서 보조기 적용 등 충분한 보존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이후 회복 기간 동안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삼가고, 넘어지거나 공을 던지는 동작 등 재탈구 위험이 있는 동작을 피해야 한다”며 “첫 탈구 이후 재탈구가 발생해 습관성 탈구로 이어진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