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전이성 대장암(mCRC)에서 유전자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제가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KRAS G12C 변이가 있는 전이성 대장암에서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충분한 효과가 없거나 내성 환자를 위한 표적치료 전략이 가능해졌다. KRAS와 EGFR 변이를 동시에 공격하는 이중 표적치료 요법이 등장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FDA는 KRAS G12C 변이를 가지며 항암화학요법(플루오로피리미딘,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 병용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전이성 대장암 성인 환자 대상으로 루마크라스(소토라십)+벡티빅스(파니투무맙) 병용을 승인했다.
FDA는 루마크라스 960mg을 1일 1회 복용하며 이와 동시에 2주 마다 벡티빅스 6mg/kg을 정맥주사(IV)로 투여하도록 했다.
루마크라스는 40년 만에 KRAS G12C 변이를 표적하는 신약으로 등장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22년 2월 국내에서도 비소세포폐암 적응증 허가를 받아 비급여 처방 중이다.
벡티빅스는 2006년 9월 미국FDA가 EGFR 변이가 있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 중 이전에 플루오로피리미딘, 옥살리플라틴 그리고 이리노테칸을 포함한 항암화학요법을 썼음에도 질병이 진행한 경우 사용하도록 허가했다.
암세포 내부에서 활동하는 KRAS G12C 변이를 표적해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루마크라스와 암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EGFR 변이를 차단해 밖에서 신호 활성을 억제하는 벡티빅스를 병용해 각각 단독 치료 대비 서로 다른 기전을 통한 강력한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KRAS 변이 대장암에서 한계로 여겨지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요법이다.
▶전이성 대장암 첫 번째 KRAS G12C 표적 신약
KRAS G12C 변이는 전이성 대장암에서 가장 흔히 발견하는 유전변이 중 하나로 FDA가 승인한 바이오마커 검사 기준 전이성 대장암 환자 약 3~5%가 해당한다. 이제 루마크라스는 전이성 대장암에서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첫 번째이자 유일한 표적치료 병용요법으로 떠올랐다.
전이성 대장암은 1~3차까지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 등을 사용해도 3차 이후 치료에서는 기존 치료를 통해 생존을 연장할 수 있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3차 치료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년 미만이며, 객관적반응률(ORR)도 10% 미만이다. 환자 90% 항암 치료를 받아도 종양 감소 효과를 보기 어렵다.
암세포가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아 항암 치료가 효과를 보이는 무진행생존기간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은 질환 진행 또는 재발 시점을 기존 치료 대비 크게 늦춰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 전이성 대장암에서 루마크라스 같은 유전변이 표적치료제가 더욱 중요한 위치를 가지게 됐다.
실제 이번 FDA 승인 근거가 된 핵심 임상연구인 CodeBreaK 300(3상)에서 현재 표준치료와 비교해 루마크라스+벡티빅스 병용 시 무진행생존기간(PFS)를 2배 이상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나 기대감을 높였다. 이전까지 기존 기존 표준치료대비 생존 개선에 유의한 혜택을 가져온 치료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암젠은 "미국에서 전이성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 5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는 5명 중 1명 미만이다"며 루마크라스 병용 승인 가치를 설명했다.
▶PFS 2배 연장한 CodeBreaK 300 3상, OS는 추가 분석 필요
CodeBreaK 300 임상은 이전에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KRAS G12C 변이 전이성 대장암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했다.
우선, 루마크라스를 2가지 용량으로 나눴다. 루마크라스 1일 960mg 용량 또는 240mg을 복용하면서 벡티빅스를 병용한 투여군, 임상 연구자가 선택한 표준치료요법으로 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TAS-102) 병용 또는 스티바가(레고라페닙) 투여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루마크라스 960mg+벡티빅스 병용군 53명에서 PFS 중앙값은 5.6개월로 연구자가 선택한 표준치료군 54명의 2개월 대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위험비(HR)는 0.48로 약 50% 이상의 질병 진행 위험 감소(기존 치료 대비)를 나타냈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루마크라스+벡티빅스 투여군에서 26%를 기록한 반면 연구자가 선택한 표준치료군은 0%를 기록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 연구를 통해 루마크라스 960mg+벡티빅스 투여 시 무진행생존기간을 유의하게 연장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다만, 전체생존기간(OS)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 했다.
루마크라스+벡티빅스 병용군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최소 8개월이었고 분석 시점까지 임상 참여 환자의 절반 이상이 생존해 최종 데이터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위험비는 0.8로 높은 편이었다.
대조군(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 또는 스티바가)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0.3개월이었고 위험비는 0.7이었다. 특히 95% 신뢰도가 0.41에서 1.18에 해당해 통계적 유의성을 가지지 못 했다.
이러한 결과는 루마크라스 병용군이 대조군 보다 오래 생존한 환자가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여러 변수로 인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기에 어렵다고 해석 가능하다.
루마크라스+벡티빅스가 전이성 대장암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추가 관찰, 분석을 통해 전체생존기간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며 약물 투약 관련 부작용도 면밀히 봐야 한다.
무엇보다 루마크라스+벡티빅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변이 확인을 위한 바이오마커 검사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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