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최선재 기자] 당뇨병 치료의 수많은 약들 중 2008년 출시된 DPP-4 억제제는 지속적으로 처방량이 증가해온 약제이다.
최근에는 환자 맞춤형 치료가 중요해지면서 2제, 3제 요법은 물론, 초기 병용의 중요성이 올라가는 상황 속에서도 DPP4 억제제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JW중외제약의 가드렛(아나글립틴)은 진료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DPP4 억제제 약물이다. 당화혈색소(A1C)·공복혈당(FPG)은 물론 식후혈당(PPG) 조절에 효과적이란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조기병용요법이 떠오르는 계기는 무엇일까. DPP-4 억제제가 여전히 좋은 치료 옵션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뭘까. 가드렛은 어떤 장점 때문에 스위칭 처방될까.
대전 을지대병원 홍준화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이같은 질문에 해답을 얻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아래와 같이 문답식으로 공개한다.
# 먼저 간략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는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98학번으로 2004년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년째다. 충남대 병원에서 전임의 과정과 임상 진료 과정을 거쳤고 경북대병원에서 2년을 근무하고 지금의 을지대병원으로 와서 근무한 이후 10년이 넘었다. 내분비영역을 담당하지만 당뇨 환자분들이 대부분이다. 여러 뇌하수체 호르몬 이상과 골다공증 등 다양한 영역의 환자를 한달에 약 1,200여명 정도 진료를 보고 있다.
# 최근 당뇨병 약제를 조기 병용 처방을 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는데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조기 병용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다.
일단 조기병용의 근거가 되는 VERIFY 연구에서 아주 대표적인 장점들을 보여줬다. 이후, 다양한 DPP4 억제제를 활용한 여러 연구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기 때문에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를 조기부터 병용하는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제는 혈당이 나빠지는 시간을 늦춘다기 보다는 치료 목표 시점에 더 빠르게 도달하고 유지하자는 개념으로 치료 목적이 확장되고 있다. 그것이 올해부터 당뇨병 학회에서 추천하는 방향성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보험 급여 문제 때문에 다소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당화혈색소(헤모글로빈 A1C) 7.5% 이상이어야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를 초기부터 같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7.5% 이상으로 내원한 환자는 메트포르민+DPP4 억제제를 초기부터 같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고 실제 저도 임상 환경속에서 많은 선생님들에게 그런 장점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7.5% 미만으로 내원한 경우에는 7.3% 또는 7.4%라고 하더라도 급여 기준을 바탕으로 메트포르민을 우선 쓰되, 가급적이면 메트포르민을 쓰고 나서도 한 두 달이 지나서 공복혈당이나 식후혈당이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급여 기준 내에서 그 다음 DPP4 억제제를 추가할 수 있다.
때문에 굳이 다음 당화혈색소 검사에 걸리는 시간 즉 3개월 혹은 6개월 뒤에 시간을 늦추지 말고, 초기부터(같이 못 쓴다고 할지라도) 그 간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설포닐유레아 제제 또는 인슐린, 혹은 메트포르민을 아주 고용량으로 쓰는 과거의 고전적인 방법으로 초기에 접근하면, 혈당이 너무 떨어져서 저혈당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DPP-4 억제제는 처음부터 메트포르민과 같이 쓴다고 하더라도 저혈당에 대해서는 안전한 약제다. 혈당 조절은 좀 더 잘 되고 저혈당에 대한 안정성을 고려할 때 조기 병용을 통한 강화 요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하는 것이 이제는 정설이다.
#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 조기 병용 처방시 DPP-4 억제제 계열 선택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우리나라에는 총 9개의 DPP4 억제제가 있는데 크게 봐서는 대체로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누가 좋은지 비교하기 위해 많은 연구들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DPP4 억제제를 사용한 것도 거의 15년 정도되면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GFR이 60ml 이상으로 정상 신기능에 해당된다면, 이분들은 사실상 어떤 약제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크게 제한이 없다. 다만 복용 방법에 따라 하루에 한 번을 드셔야 하는 약제가 있고 하루에 두 번을 드셔야 하는 약제가 있어서 하루에 한 번 드시는 약제가 좀 더 편할 수 있다.
그러나 주로 약을 아침에 드시는 경우가 많다. 저녁 식사도 상대적으로 아침과 점심보다 많이 드시는 분들도 있다. 집에서 주로 드시기 때문에 그렇다. 즉 현대인의 식생활 속에서는 나눠서 두 번 복용하는 약제들이 식후혈당 조절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근거로 생활 패턴을 고려해서 약제를 선택하기도 한다.
# DPP-4 억제제를 처방할 때 가드렛은 어떤 경우에 처방하는가.
식후 혈당 조절을 위해 DPP4 억제제를 쓸 수 있는데, 현대인의 특성을 보면 아침 약 복용에 대해서 거부감 또는 걱정이 있는 분들이 많다. "아침을 거르기도 하고 조금밖에 안 먹는다. 아침에 그렇게 많은 약을 먹어도 되느냐"고 염려하는 분들이다.
오히려 저녁 식사량이 많고 규칙적으로 먹을 수 있는 경우 저녁에 약을 드시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가드렛으로 처음부터 아침과 저녁으로 복용하도록 첫 번째로 선택한다.
# 다른 계열의 DPP4 억제제 이후 가드렛으로 스위칭 처방이 이뤄진 사례도 있는가.
혈당을 추가적으로 떨어뜨리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어떤 계열을 쓴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 약제가 추가될 때 대략 0.6에서 0.8% 정도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가 있다. 그런데 만약 당화혈색소가 0.6~0.8% 정도 또는 그 이상이 떨어져야 하는 분들은 DPP4 내에서 스위칭하기보다는 다른 계열의 약제를 추가하는 게 당연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0.2~0.3% 정도의 추가적인 혈당 강하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한 가지 약제를 더 쓰기에는 환자분들도 거부감이 있고 저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런 경우 약의 종류가 늘지 않지만 같은 계열 내에서 한 번 드시던 것을 두 번으로 바꿔보자고 할 때가 있는데 0.2% 내외의 감소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또 굳이 당화혈색소뿐 아니라 저녁 식사 이후 혈당이 유난히 올라가시는 분들도 있다. 높아진 혈당이 공복혈당까지도 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분들은 식후 혈당을 재지 않는다. 아무래도 밥 먹고 시간에 맞춰 재기 힘들고 대체로 혈당이 올라가기 때문에 확인하면 기분이 나쁘고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혈당을 재는 것은 상대적으로 빈도가 높고 병원에 왔을 때도 공복으로 오는 경우들이 있어서, 공복혈당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분들은 "왜 저는 공복이 올라갑니까"라고 할 때 "저녁 식후 혈당을 측정해 보세요"라고 말씀을 드리지만 실제로 재는 분들은 많지 않다.
그런 분들도 식후혈당이 올라가는 게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저녁에 약을 하나 더 쓸 것이냐, 같은 계열 내에서 분복을 한번 해볼 것이냐"라고 하면 이번에는 정도가 크지 않다면 분복을 해서 경과를 보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좀 더 수월하게 접근하는 방향이다.
물론 "일단 내버려 두고, 나빠질 때까지 기다려봅시다"할 수도 있지만 그런 치료는 최대한 하지 말아야 한다. 당뇨 조절에서 치료의 강화는 지체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향후 당뇨병 관련 합병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으며, 당뇨병 학회에서도 권고하고 있다.
정리를 하자면, 가드렛은 당화혈색소의 차이가 크지 않은 0.2~0.3% 정도의 범위 내에서 주로 식후혈당이 올라가거나 공복혈당이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 처방한다. 당화혈색소 0.2% 정도의 차이를 추가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반면, 혈당의 포인트는 '혈당 얼마를 떨어뜨린다' 보다는 식후혈당 20~30mg/dL, 공복에는 10~20mg/dL 정도의 차이에 대해 욕심을 내기 위해 스위칭을 시도해볼 수 있다.
# 그렇다면 타 DPP-4 억제제 처방 대비 가드렛 첫 처방 비율이 높았을 때, 가드렛을 첫 처방으로 결정 짓는 주요한 요소(환자의 식습관, HbA1c 등)는 무엇인가.
아마도 아침, 점심, 저녁 식사가 균질하지 않은 분이라고 얘기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저녁 식사량이 많은 분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저녁 이후에 식후 혈당의 상승, 그게 부족하다면 공복혈당 상승이 연결된 분들이 조금 더 나타날 수 있고 그것이 첫 처방이 될 것이다. 사실 첫 처방으로 당화혈색소의 기준은 없다. DPP4 억제제는 혈당이 높거나 낮거나, 너무 심한 분들에게 두루 쓸 수 있는 약이다.
# 스위칭 처방보다는 타 계열을 추가 한다면 가장 먼저 옵션으로 볼 수 있는 계열은?(최근 SGLT-2i와의 병용 처방이 빈도가 높아졌다)
우선은 계열을 추가한다는 개념은 한 가지 약제가 더 들어올 정도의 목표 혈당의 차이가 있어야 한다. 당화혈색소 0.5~0.8% 이상 등 혈당의 과도한 정도의 높이를 줄이기 위해서 세번째 약제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 약제는 설포닐유레아가 될 수 있고 급여 기준에서 보면 SGLT-2 억제제가 될 수 있고 TZD(thiazolidinedione) 계열의 약제도 가능하다.
심지어 인슐린도 가능하다. 전부 가능한데 누가 더 좋냐고 하면, 인슐린을 제외한 나머지 약제들은 대체로 혈당 강하능력이 비슷하다. 누가 더 세게 떨어뜨리고 적게 떨어뜨리느냐의 차이는 아니다. 선택하는 치료 옵션의 부가적인 장점들로 인해 약제를 선택하기도 한다.
# 가드렛 처방 후 혈당 강하 효과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 설명해달라.
혈당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분들은 만족도가 높다. 식후혈당을 재는 분들은 식사 후에 180mg/dL을 넘어가는 지를 측정한다. 범위를 넓히면 200mg/dL 정도를 넘어가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하루 한 번 먹는 약을 복용한 결과, 계속 220mg/dL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분들은 식단을 스스로 바꾸고 밥량을 줄이고 잡곡밥으로도 바꿔본다. 조절을 했는데도 자꾸 200이 넘어서 스트레스가 오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가드렛으로 바꾸면 바로 220mg/dL 아래로 떨어진다. 170-180mg/dL 정도로 안정되는 것을 보고 상당히 만족해한다, 때문에 애초에 혈당이 조절이 안 되는 것을 알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약 이후에도 혈당이 떨어지도록 시기에 대한 관리를 하면서 약제의 병용을 하는 효과를 같이 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후 혈당을 측정을 못하겠다면 공복혈당을 측정했을때 일반적으로 80~120mg/dL 사이를 목표로 하지만 어떤 노력을 해도 아침에 140mg/dL이 나온다면 이분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환자는 가드렛으로 약제를 바꾸면 120mg/dL 정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혈당 측정을 안 하는 환자분들은 사실상 모른다, 귀찮기만 하고 약을 저녁에 또 먹어야하는 불편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때문에 혈당을 더 측정하도록 하는 교육을 하고 만약에 이것도 어렵다면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서 당신이 눈으로 보고 핸드폰으로 봐도 확실히 그전과는 식후 혈당이 올라가는 것이 차이가 있을 때, 스스로 만족도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 환자들의 가드렛 처방 기간은 얼마나 되는가.
DPP4 억제제는 모든 치료의 기본 성분이다. 때문에 다른 약제가 더 들어오거나 신장병증이나 심부전이나 어떤 다른 질환이 생기면서 그 약제가 들어오기 위해 급여 수준 내에서 세 개 안에 차버렸을 때 잠깐 빠지고 이런 식으로 조절하는게 아니라면, DPP4 억제제 계열 약제는 계속 간다. 기간이라고 하는 것이 없다.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다른 약제가 추가되는 개념으로 가기 때문에 지속 투여가 일반적이다.
# 처방 환자들의 평균 연령대는 어떤가.
연령대는 다양하지만 요즘에는 젊은 당뇨병 환자들이 많다. 아무래도 요즘에는 조기의 병용 치료가 조금 더 추천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당뇨병 학회에서 당뇨병 FACT 시트를 새로 발간하면서, 젊은 당뇨병 환자에 대한 혈당 조절 파트가 신설됐다.
과거에는 30대 이상의 환자들만 통계에 넣었는데, 청년 당뇨병, 젊은 당뇨병, 19세에서 39세까지 내용을 새로 포함시켜서 그분들이 상당히 급증하고 있고 특히 30대 남자들이 혈당 조절이 너무 안 된다고 통계가 나온다. 20~30대 조기 당뇨병 환자에 대해서는 가드렛을 비롯한 2제 병용 요법이 빠르게 적용돼야 하는 대상이다.
# 가드렛은 1일 2회 처방으로 타 제제에서 변경 시 복용을 한 번 더 해야 하는데 이들의 복용 순응도는 어떠한가.
일반적으로 100%는 아니다. 요즘에는 지속적으로 내원하시는 분들은 안 오시는 분들보다 복약순응도는 높다. 저희가 체감하는 순응도와 실제 외부의 순응도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항상 처방을 하다 보면 아침 약은 원래대로 주는데 저녁 약은 한 달을 빼달라고 해서, 3개월 처방해서 2개월만 받아가는데 이런 부분이 아무래도 복약 순응도가 조금 떨어지는 경우다. 지속적으로 오시는 분들에 한해서 많게는 20-30% 정도 된다. 아무래도 저녁 때에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기는 대목이다.
# 마지막으로 가드렛 처방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의 가드렛 처방에 대한 견해를 묻고 싶다.
당뇨병 환자는 너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아주 고령인 분들, 당뇨가 오래된 분들, 당뇨를 시작하시는 분들,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고 합병증에 따라 다르지만 가드렛을 포함한 DPP-억제제는 어떤 대상에게도 다 쓸 수 있다. 광범위한 대상에게 이 약제가 추천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비중이 좀 더 높게 강조가 돼야 할 대목은 젊은 초기 당뇨병 환자분들, 20~30대 당뇨병을 새로 시작하는 분들이다. 이분들을 대상으로 기존 메트포르민과 가드렛을 초기에 적극적으로 처방한다면 상당히 도움되는 부분이다.
현대인의 식생활이 반영된 복용법이기 때문에 조절 목표면으로 봤을 때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 세대들에서 활용도가 높고 지체 없이 처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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