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최근 중증 아토피가 만성 동반 질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됐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로 국내 중증 소아청소년 아토피 환자는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장질환, 당뇨병 등 만성 전신 질환을 동반하는 비율이 현저히 높았다.

의료 현장에서 현실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중증 아토피 환자와 보호자들을 수없이 마주치는 성설화 고신대학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로 인해 "중증 아토피 환자 보호자들의 질환 부담이 여간 높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성설화 고신대학병원 피부과 교수
성설화 고신대학병원 피부과 교수

 

성 교수는 "아토피 면역 질환은 피부 증상만 고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2형 면역 반응을 가장 근간으로 하기에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며 "흔히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을 동반하며 소아 아토피 환자는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 부족이 건강은 물론 학업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가려움증을 비롯해 천식이나 알레르기 등 만성 동반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은 제2형 염증 반응에 의한 급성 악화다. 세심한 치료 전략이 요구되며 아토피 면역 기전 근간인 제2형 염증 치료가 중요하다.  

팜뉴스는 최근 성 교수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중증 아토피 치료의 최신 지견을 전한다. 성 교수는 "아토피는 오랜 기간 관리가 필요하고 어린 영유아나 소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보호자나 의료진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한다"며 "국소 도포제나 보습제를 바르는 등 수면, 생활 패턴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성 교수와 일문일답.

▶중증 아토피염 환자는 만성 전신 질환을 동반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떠한 연관성이 있나.

"아토피 피부염은 제2형 면역 반응을 가장 근간으로 하는 아토피 면역 질환이다. 피부 질환은 흔히 보여지는 피부 증상만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지만 염증 반응이 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제2형 면역 반응은 피부의 염증 세포를 끌어들여 피부 손상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혈액 속 염증 매개체들을 분비하게 해 전신적인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제2형 면역 반응과 관련이 있는 천식, 알레르기 비염, 호산구성 식도염, 결막염 등이 아토피와 흔히 동반되는 질환이다.

그리고 아토피 환자들은 스트레스 등을 많이 받기 때문에 우울증을 겪는 등 정신 건강에도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가려움증으로 동반하는 수면 장애는 심혈관계 위험 요인을 높이면서 심근경색, 뇌경색, 폐색전증 등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소아 아토피 환자에서 수면 부족은 뼈 건강과 성장, 학업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증 아토피 치료에서 제2형 염증 반응 억제가 중요해 보인다. 아토피 증상에 따라 면역 기전이나 치료제 역할이 달라지는 것인가.

"아토피는 급성일 때 진물이 나고 밤에 잠도 못 잘 정도로 극심한 가려움증을 겪지만 치료를 통해 잠시 좋아지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고 만성화가 되면 피부가 가죽처럼 두꺼워지는 태선화 현상이 나타나고 색소 변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급성 악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제2형 염증이고, 이를 막기 위해 아토피 면역 기전 근간인 제2형 염증 치료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아토피가 만성화되면 제2형 염증 이외에 또다른 면역세포들과 염증 매개물질들도 작용을 한다. 이때는 여러가지 염증 반응의 하류 면역 기전을 억제하는 JAK억제제가 만성 증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동반 질환이 있는 아토피 환자에서 치료제를 선택할 때 기전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는 것인가.

"제2형 염증은 천식,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등 다양한 질환에서 근본적인 원인일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을 동반하는 아토피 환자라면 해당 질환에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적응증을 가진 듀피젠트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간, 신장 손상이 있거나 고혈압·당뇨 등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 비만이나 잦은 음주 등 생활 습관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안전성을 확인한 듀피젠트를 선택하는 편이다."

▶아토피로 기인한 천식을 앓는 환자가 있다면, 천식만 치료하면 근본 원인을 치료한 것으로 볼 수 있나. 

"천식이 아토피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아토피는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 아토피 행진의 관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어린 나이에 아토피를 심하게 앓는 환자는 향후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음식 알레르기 등을 동반하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반 질환이 있는 아토피 치료에서 듀피젠트 외에 JAK억제제 등 다른  약제도 쓸 수 있는데 어떠한 차이가 있다고 보나.

"듀피젠트 같은 생물학적제제와 JAK억제제 간에 가장 큰 차이는 생물학적제제가 좀 더 특정 면역 기전에 작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출시된 JAK억제제는 먹는 약(경구제)이기 때문에 간편하며 보다 광범위한 기전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근거가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

반대로 의도하지 않은 부가적인 반응이 있을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서 먼저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이 높은 고령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며, 혈액 검사나 엑스레이 촬영 등 사전 스크리닝 및 추적관찰 검사가 필요하다.

경구제 효과가 더 빠른 측면이 있으며 주사제에 심한 공포가 있거나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에는 더 적합할 수 있지만, 아토피는 만성 질환으로 완치가 어렵다. 감기처럼 1~2주 만에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기에 오랜 기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한다. 

듀피젠트 같은 생물학적제제는 장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큰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추가적인 혈액학적 검사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이기에 안전성 측면에서는 생물학적제제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아토피는 어린 영유아나 소아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보호자나 의사 입장에서 가장 첫 번째 고려 요인이 안전성이다. 치료제 선택 시 이러한 점들을 환자들에게 사전에 안내하고 충분히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환자들도 약제 사용과 함께 국소 도포제, 보습제를 잘 바르고 수면이나 생활 패턴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듀피젠트가 장기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한 치료제라고 했는데 동반 질환을 보유한 아토피 치료에 사용할 때 장단점을 자세히 듣고 싶다.

"듀피젠트를 아토피 환자에서 사용했을 때 중증도와 연관 있는 바이오마커 수치를 개선한다는 장점이 있다. CCL17, LDH, IgE 레벨 등 혈액학적 수치가 확실히 개선되는 것이 보고됐다. 다만 얼굴과 목이 특히 심한 두경부 아토피에서는 효과가 조금 떨어질 수 있고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심한 환자, 2주마다 주사제를 투여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라면 듀피젠트를 사용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

▶듀피젠트 사용 후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발생하는 것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환자들에게 듀피젠트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비율에서 알레르기 결막염이 심해질 수 있고, 안검염, 안구 건조증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전신 피부 병변이나 가려움증이 호전되기 때문에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물론 보여지는 모습이 너무 중요한 직업 등 안구 질환에 민감한 환자는 이러한 부작용에 예민한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조절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있어 대부분 심각하지 않으며 온찜질, 인공 눈물, 항히스타민 안약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국내 가이드라인은 아토피에서 기인한 전신 동반 질환 치료를 어떻게 권고하고 있나.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치료를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아토피 치료에서도 국내외 가이드라인의 큰 틀은 비슷하다. 경증 아토피 환자에서는 국소 도포제를 사용하고 중증은 경구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보험에서 자유로운 외국은 생물학적제제를 일차적으로 권고하며 대체적으로 안전성과 효과가 확보된 듀피젠트를 우선적으로 권고한다. 국내에서는 중증 아토피에서 경구 면역억제제를 먼저 사용하고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만성적으로 오래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 또는 부작용 우려가 큰 경우에 생물학적제제, JAK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동반질환이 있는 환자의 치료제 선택 기준을 명확하게 기술하지는 않지만, 고령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간장애 및 신장애 등 동반질환 위험이 높을 경우에는 안전한 듀피젠트를 우선적으로 권고한다."

▶최근 많은 아토피 치료제가 허가됐는데 듀피젠트만 유일하게 만 6개월 이상 영유아에서 사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른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인지, 영유아 치료가 왜 중요한지 알려달라.

"만 6개월 이상 영유아에서는 허가받은 약제가 듀피젠트가 유일하기 때문에 해당 연령대에서는 당연히 듀피젠트 투여를 고려한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까닭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아토피 질환은 각종 아토피 행진의 관문 역할을 하기에 어릴 때 아토피 피부염이 심한 환자들은 향후 동반 질환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반복적으로 급성 악화를 경험할수록 질환 중증도는 높아지고 호전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다. 또한 듀피젠트는 영유아에서도 최대 약 2년간 축적된 데이터가 있어 안전한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다."

▶만 6개월~5세 영유아 아토피 환자 대상으로 한 듀피젠트  1년 장기 연장 연구(OLE)를 보면 참여 환자의 90% 이상이 CDLQI를 6점 이상 개선했다.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결과인가.

"아토피 중증도를 평가하는 EASI, NRS 등과 마찬가지로 CDLQI는 아토피 소아 환자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다. 0점부터 최대 30점까지 적용하며, 6점 이상 개선했다는 것은 삶의 질이 상당히 개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듀피젠트 외에 다른 생물학적제제들도 처음부터 다양한 연령대 임상을 진행했으면 빠르게 시장을 넓힐 수 있었을 것 같다.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은 필수적으로 예측하지 못하는 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 이에 동물실험을 통해 어느 정도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난 후, 성인부터 임상을 진행해 허가와 안전성을 확인한 이후 소아에서 임상을 하게 된다. 시간이 많이 필요한 과정이다."

▶아토피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영유아나 소아, 청소년 환자 보호자들이 가지는 부담이 크다. 현실적으로 환자나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떤가.

"환자 보호자들의 질환 부담이 높아 어려움이 크다. 영유아, 소아, 청소년 아토피 환자들에게 아침 기상 직후, 샤워 후, 그리고 자기 전 최소 하루 3회 이상 보습제를 도포하고 이외에도 여러가지 관리가 필요한데 보호자들도 직장생활 등으로 바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

아토피피부염학회는 최소 2회 이상 보습제를 바르도록 권고하고 있다. 나또한 나름의 방법대로 '3회를 권고해서 2회라도 바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최소한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이 쉽다고 할 수는 없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살아온 생활 습관을 갑자기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보습제를 바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환자도 있고, 자신에게 잘 맞는 보습제를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음식이나 동물 알레르기, 집먼지 진드기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언제까지 치료제를 투여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아토피는 단순히 독감처럼 치료하고 마는 질환이 아닌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재발과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 '처음부터 깨끗해지겠지'라는 기대는 실망감만 키울 뿐이다. 

오히려 재발이나 급성 악화가 나타나는 간격이 점차 늘어나는 것 자체도 개선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달에 3~4번을 잠 못 자고 진물이 나서 고생하던 환자들이 두 달에 한 번, 서너 달에 한번 악화를 겪는다면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아토피 치료제 교체 투여를 허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다.

"교체 투여 허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제는 당화혈색소 수치에 따라 운동을 하거나 경구제를 추가하거나 인슐린을 투여하는 등 기준이 있지만, 아토피 환자는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나 수치가 아직은 정립돼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교체 투여가 적용되지 않는 현실이 아쉽다. 특정 치료제를 사용했다가 효과가 덜할 때 보험 적용을 받아 다른 치료제로 교체할 수 있다면 환자 증상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토피 환자와 보호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를 해달라.

"아토피는 복합적인 질환으로 한 두 가지 약제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치료제를 지나치게 신뢰해 보습제, 국소 치료제 도포나 생활습관 등 다른 관리를 소홀히 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토피를 완치할 수 있는 마법의 치료제는 없기 때문에 꾸준하게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말을 당부하고 싶다.

또한 의사와 환자 사이 신뢰를 공고히 쌓아 나가야 한다. 교과서적으로 어린 나이에 발생한 아토피피부염의 60%는 자연스레 호전될 수 있다고 하지만 중증 아토피에서 자연 관해는 정확한 비율이 알려져 있지 않고 그마저도 부정적이다. 이에 대해 온라인상에 퍼져 있는 민간요법 등 잘못된 정보들이 많기 때문에 교정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환자분들도 불안하고 불편한 것이 있다면 인터넷을 찾고 혼자 힘들어하실 것이 아니라, 주치의를 신뢰하고 어려운 점을 얘기하고 개선점을 찾아 나가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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