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시스템에서 만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활성산소(ROS)의 주요 전구체는 superoxide anion free radical(O2-·)이며, O2-·는 일반적으로 세포대사(산소호흡-산화적 인산화 과정) 즉, xanthine 산화효소나 NADPH 산화효소 반응의 부산물로 생성된다.
건강한 상황에서 O2-·는 Superoxide Dismutase(SOD)에 의해 과산화수소(H2O2)로 전환되고 과산화수소는 catalase나 peroxidase 등에 의해 다시 물 분자(H2O)와 산소 분자(O2)로 분해된다.
SOD가 항산화 역할을 하며, 제거되지 못한 불안정한 O2-·는 세포 단백질이나 지질, DNA 등에 손상을 일으켜 염증이나 세포 사멸, 암 발생, 노화 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1년, Masao Kakoki 등은 “Communications Biology”에 비타민 B12가 제1형 당뇨병환자에서 산화 스트레스에 의한 심근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장기간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ROS(Reactive Oxygen Species) 생성의 증가로 심장 합병증 발현의 위험이 증가한다.
제1형 당뇨병 모델 생쥐에게 비타민 B12를 투여한 결과 심근병증 징후의 발생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발현되었던 병증도 역전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타민 B12 투여로 혈장과 심장의 ROS 수준이 감소했고, 당뇨 생쥐에서 감소한 혈장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 수준이 회복되었다.
이러한 효과로 비타민 B12가 당뇨병성 심근병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하게 이해하였던 적혈구 생성 과정에서 엽산과의 중요한 상호작용을 넘어서 병태생리 환경에서 다양한 비타민 B12의 생화학적 역할이 밝혀지고 있다.
비타민 B12는 대사와 DNA의 합성, 건강한 적혈구의 형성, 신경의 발달에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비타민 B12는 메티오닌 합성효소와 L-methylmalonyl-CoA mutase 반응의 필수 보조 인자로 작용한다.
체내에서 메티오닌은 메틸(-CH3) 공여체(S-adenosylmethionine, SAM)의 형성에 필수적 요소이며, SAM은 DNA와 RNA, 단백질, 지질을 포함한 거의 100가지의 다양한 기질에 메틸기를 제공한다.
그중 하나가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DNA 합성이다. 비타민 B12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못하면 엽산이 고갈되어 DNA의 합성에 장애가 발생한다. DNA 합성의 부족으로 충분한 수의 혈구 생성에 장애가 발생하는 반면, 헤모글로빈의 합성에 필요한 RNA 합성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이 생성에 장애가 발생한다. 헤모글로빈 생성은 정상인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적혈구 수가 부족하여 적혈구의 부피가 커지는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를 거대적아구성빈혈(Megaloblastic Anemia)이라 한다.
비타민 B12가 결핍되면 위에 예시된 핵산 등의 합성에 장애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과호모시스틴(호모시스틴 축적)이 형성되어 ROS 제거가 감소하고 이어서 산화 스트레스가 유발된다.
그래서 비타민 B12가 항산화 기능을 가진다는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비타민 B12의 잠재적 항산화 특성은 다음과 같다.
① 활성산소종(ROS), 특히 O2-을 직접 제거한다.
② 글루타티온 보존으로 ROS의 제거를 간접적으로 촉진한다.
③ 면역 반응으로 유발된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이토카인과 성장 인자의 생성을 조절한다.
④ 호모시스테인 유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인다.
⑤ 고급 당화 생성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를 줄인다. 대체로 비타민 B12의 부족은 Pro-oxidant를 증가시키고 antioxidant를 감소시킨다.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탄수화물의 산화를 통해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지질과산화를 통해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DNA의 산화를 통해 발암 위험이 증가하고, 단백 산화를 통해 퇴행성 신경 질환의 발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비타민 B12는 L-methylmalonyl-CoA mutase(MCM) 반응의 필수 보조 인자로 작용하여 에너지 대사에 관여한다. 비타민 B12의 한 유형인 adenosylcobalamin에 의존하는 효소로 ismerase와 methyltransferase, dehydrogenase가 있고, adenosylcobalamin 의존 isomerase에는 methylmalonyl-CoA mutase와 glutamate mutase, methyleneglutarate mutase, isobutyryl-CoA mutase, ethylmalonyl-CoA mutase 등이 있다.
사람의 미토콘드리아에서 adenosylcobalamin 의존 MCM은 메틸말로닐-CoA를 석시닐-CoA로 전환하여 홀수쇄(odd chain) 지방산과 분지쇄(branched chain) 아미노산의 분해에 역할을 한다.
만약 비타민 B12가 부족하여 MCM에 장애가 발생하면, 메틸말론산(methylmalonic acid, MMA)이 축적되어 메틸말론산증이 나타나고, 과량의 MMA는 TCA 회로에 장애를 일으켜 포도당과 글루탐산 대사를 방해한다.
아세틸-CoA 대신에 탄소 3개로 구성된 프로피오닐-CoA를 통한 지방산 홀수 사슬을 생성할 수 있으며, 말로닐-CoA 대신 메틸말로닐-CoA가 작용하여 메틸 분지사슬 지방산이 합성될 수도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지방산이 신경 조직에 침투해 신경 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타민 B12는 신경에서 CD14와 결합과 에너지 대사 조절, 항산화, NMDA 수용체 매개 흥분독성의 조절 등을 통해 항염 활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연유로 비타민 B12 결핍으로 신경에 장애가 발생하는데, 신경학적 징후가 있는 거의 80%의 환자에서 탈수초 특징이 나타나고 그 결과로 감각과 운동 신경의 전도에 장애가 발생한다.
A.R, Mathew와 M, Fidalo 등은 그들의 논문에서 비타민 B12가 알쯔하이머병(AD)과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다발성경화증(MS), 파킨슨병(PD)의 발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고하였다.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거대적아구성 빈혈과 백혈구와 혈소판의 감소가 나타날 수 있고, 설염, 피로, 심계항진, 피부 창백, 백치, 체중 감소, 손과 발의 무감각과 따끔거림과 같은 신경 증상, 우울, 오심, 식욕부진,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임산부와 모유 수유 여성에서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태아 신경관 결함과 발달 지연, 성장 장애,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체는 약 1~5mg의 비타민 B12(하루 섭취량의 약 1,000~2,000배)를 저장하기 때문에 비타민 B12의 섭취량이 부족해도 결핍 증상이 나타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결핍 증상이 없는 낮은 비타민 B12 수준[200~300pg/mL=148~221pmol/L] 상태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전인구의 4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특히 채식 위주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서 비타민 B12의 섭취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B12 결핍증은 비타민 B12의 주사로 치료되나 장기적으로는 경구 투여 보충제가 선호되며, 고용량의 비타민 B12 보충제를 경구 투여하면 혈청 비타민 B12가 정상화되고 근육 내 비타민 B12도 유사하게 정상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B12와 암 위험 간의 상관성과 관련하여 상반적 연구 결과들이 제시되었다. 757,185명(평균 연령 56세)에 대한 데이터 분석에서 비타민 B12 수치가 813pg/mL(600pmol/L) 이상인 사람들은 정상 범위인 203~813pg/mL인 사람들보다 암 발병 위험이 1.74~4.7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998년부터 2014년 사이에 암 진단을 받은 25,017명을 대상으로 덴마크 의료 등록 기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혈장 코발라민 수치가 1,084pg/mL(800%)보다 높은 사람들의 1년 생존율이 35.8%인 반면, 271~813 pg/mL (200~600 pmol/L) 수준의 경우 69.3%였다.
제한된 임상 연구 결과이지만, 비타민 B12 과다 섭취가 암 발생 또는 진행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또 다른 연구에서 비타민 B12의 과다 섭취 또는 높은 혈중 농도가 췌장암이나 유방암, 식도암, 위암과 같은 특정 암 발병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4,498명, 18개 무작위대조시험(RCT)의 메타 분석에서 하루 20~2,000㎍의 비타민 B12를 함유한 보충제의 투여가 암 발병이나 암 사망에 유의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타민 B12 수치가 낮은[394 pg/mL(291 pmol/mL) 미만] 남성 흡연자의 위암 발병 위험이 5.8배 더 높다는 관찰 데이터와 낮은 비타민 B12 수준(또는 섭취량)이 대장암 및 전립선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다. 호모시스테인 수준의 상승은 심혈관 질환(CVD) 발병 위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비타민 B12의 부족이 호모시스테인 수준을 높인다는 근거에 따라 비타민 B12 보충이 CVD 발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가설에 기초한 코호트 연구의 메타 분석에서 유의적 상관성이 없었다. 연구 책임자는 비타민 B12 단독 또는 다른 비타민 B 보충제가 심장 마비를 예방하거나 심장 마비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다고 결론지었다.
미국 FDA가 승인한 비타민 B12 투여 적응증은 악성 빈혈(비타민 B12 결핍에 의한)과 비타민 B12 흡수장애, 위축성 위염(내인성 인자 생성 장애로 인해 비타민 B12 흡수 장애), 장기간의 메트포르민 사용, 만성 위산 감소 약물 사용, 소장 박테리아의 과증식(비타민 B12에 대한 상경적 길항), 위 전체 또는 부분 절제술(내인자 생산 부위 절제), Diphyllobothrium latum 감염(기생충이 내강 비타민 B12 이용),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췌장 부전(코발라민 결합 단백질을 비활성화 장애), 췌장이나 장의 악성종양, 비타민 B12의 식이 결핍(채식가), 트랜스코발라민 II 결핍(비타민 B12 수송 장애)이다. Off-Label 사용으로 흡연자, 시안화물 중독, 수술 관련 혈관 마비, 혈관 확장 쇼크, 엽산 결핍, 인지 장애, 아산화질소 척수 병증이 있다.
체내에 흡수된 비타민 B12도 저장소가 채워지면, 소변으로 배설된다. 그러나 과다 복용이 지속되면 높은 혈중 농도가 유지될 수 있다. 대부분의 수용성 비타민들은 과다 섭취 시에도 유의할 만한 위해 효과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지만, 비타민 B12의 과다 복용이 병태생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
특히, 암 환자나 암과 관련하여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이 비타민 B12를 과다 복용하면 암의 발병이나 진행에 해로울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비타민 B12 보충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과다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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