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엔허투

[팜뉴스=김민건 기자] 앞으로 HER2 음성 80~90% 환자가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표적치료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유방암은 크게 호르몬 양성(HR+), HER2 양성(HER2+), 삼중음성(TNBC)으로 구분했다. HER2 양성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25% 수준으로 엔허투 표적치료가 가능하다.

HER2 음성으로 분류하는 나머지 80% 이상 환자는 사용 불가했다. 최근 진행 중인 임상연구들이 수월하게 마무리될 경우 HER2 저발현 그리고 초저발현까지 치료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엔허투 처방군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절제 불가능 또는 재발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HR+)과 음성(HR-) 그리고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HER2 저발현(IHC 1+ 또는 IHC 2+/ISH-)인 경우 2차 치료 차수에 엔허투 사용을 우선 권고 중이다.

26일 DESTINY-Breast04, DESTINY-Breast06 연구를 진행 중인 엔허투가 HER2 표적치료제 처음으로 'HER2 저발현'군을 새롭게 정의함에 따라 전이성 유방암 치료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는 기존에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성적을 크게 개선한 허셉틴(트라스투주맙), 케싸일라(T-DM1) 등 항 HER2 표적치료에도 효과를 보이지 않았으며, HER2 음성으로 간주해 왔다.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특히 HER2 음성이면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CDK4/6 억제제 사용 이후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거의 없었다. 리얼월드 연구에서 CDK4/6 억제제 사용 이후 질병이 진행한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4개월 미만이다.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로 항암화학요법을 여러 차례 받은 경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약 4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약 15개월 정도다.

하지만 엔허투는 DESTINY-Breast04 연구를 통해 기존에 HER2 음성으로 분류하던 환자군에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과 무관하게 효과를 보였다. HER2 저발현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을 개선했다.

▷DESTINY-Breast04, HER2 음성 → HER2 표적치료 환자군으로

DESTINY-Breast04 연구
DESTINY-Breast04 연구

DESTINY-Breast04 연구는 이미 1~2개의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 절제 불가 또는 전이성 HER2 저발현 유방암환자 557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연구에는 한국인 환자 57명(10.2%)도 포함돼 있다. 임상은 엔허투 투약군과 의사가 선택한 항암화학요법군(카페시타빈, 에리불린, 젬시타빈, 파클리탁셀, 납파클리탁셀)으로 나눴으며, 그 비율은 2:1 무작위 배정이었다. 환자들 중에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도 있지만 다양한 IHC 점수를 가지고 있었고 앞서 CDK4/6를 쓴 환자도 있었다. 이들은 전체 환자군으로 분류했다.

연구에서 HER2 저발현은 IHC(Immunohistochemistry, 면역조직화학 분석 점수) 1+ 또는 IHC 2+이면서 ISH(In situ hybridization, 제자리부합법) 음성인 경우로 정의했다. 기존 치료에서는 HER2 음성으로 분류해 표적치료가 어려웠던 환자들이다.

이에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494명)와 호르몬 수용체 음성 환자(63명)가 포함됐고, 호르몬 수용체 양성은 앞서 1개 이상의 내분비요법을 받은 환자로 대상을 한정했다.

면역조직화학(IHC) 검사는 HER2 단백질을 측정하는 것이고, 제자리부합법(ISH) 검사 HER2 유전자 복제 수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HER2 양성과 음성을 판단한다.

2022년 1일 11일 데이터 컷오프 결과,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에서 확정된 전체반응률(ORR)은 엔허투 52.6%, 대조군 16.3%로 나타났고, 전체 환자군에서는 엔허투(52.3%), 대조군(16.3%)이 큰 차이를 보였다.

맹검독립중앙평가(Blind independent central review, BICR))에 의한 무진행생존기간(PFS)이 1차 평가변수였으며 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에서 엔허투 투약군 10.1개월, 대조군 5.4개월로 HR 0.51을 기록했다. 2차 평가변수인 전체 환자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도 엔허투(9.9개월)와 대조군(5.1개월)이 HR 0.50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가장 중요한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는 2023년 3월 1일 데이터 컷오프가 됐다. 결과를 보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에서 엔허투(23.9개월)로 2년에 가까운 생존 연장을 보였고 대조군(17.6개월)과 비교에서 HR 0.69를 나타냈다. 또한 전체 환자에서도 엔허투(22.9개월)와 대조군(16.8개월)은 HR 0.50으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엔허투 투약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간질성 폐질환(ILD) 또는 폐염증(12.1%)가 있었지만 대부분 경증, 중등도였다. 

손주혁 연세암병원 교수는 이와 관련해 "엔허투는 DESTINY-Breast04 임상을 통해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에서 치료 혜택을 처음 입증하며 새로운 환자군을 재정의했다"며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HER2 음성도 양성으로, 전이성 유방암 치료 완전히 바꿔

손 교수의 말처럼 엔허투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를 완전히 바꿔놨다. 기존 전이성 유방암 치료는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또는 HER2 양성 여부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랐다.

HER2 발현은 양성 또는 음성으로만 나누고 있으며 암세포에서 면역조직화학(IHC) 검사와 제자리부합법(ISH) 검사를 통해 HER2 발현을 확인하고 있다. 

기존 HER2 양성 진단은 'IHC 3+ 이거나 IHC 2+이면서 ISH 양성'인 경우 HER2 음성은 'IHC 0, IHC 1+ 또는 IHC 2+이면서 ISH 음성'인 경우였다.

쉽게 말해 HER2 양성 기준은 IHC 검사에서 3+이거나, IHC 검사에서 2+이면서 ISH 검사에서도 양성인 경우였고, HER2 음성은 IHC 검사에서 0 또는 1+이거나, IHC 검사에서 2+이면서 ISH 검사에서 음성인 경우였다.

그러나 엔허투로 인해 HER2 음성에 포함했던 환자여도 IHC 1+ 또는 IHC 2+(ISH 음성)면 르몬 수용체(HR) 발현과 관계없이 HER2 저발현으로 분류돼 표적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DESTINY-Breast06, 초저발현 환자군도 포함

여기에 엔허투는 DESTINY-Breast06 연구를 통해 'HER2 초저발현'군까지 치료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DESTINY-Breast04 연구가 기존에 내분비요법과 1~2회의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가 대상이었다면 DESTINY-Breast06은 내분비 요법에 실패 후 항암화학요법을 하기 전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대상이다.

이들의 2차 치료에 엔허투를 사용했을 때 기존 치료제인 항암화학요법과 효능 효과를 비교하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에는 내분비 요법 후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며 HER2 저발현(713명) 또는 초저발현(153명) 등 전이성 유방암 환자 866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최소한 2개 이상의 내분비 요법을 사용했으며 대다수 CDK4/6 억제제와 내분비 요법을 병용한 상태였다.

이러한 환자들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으며 더 이상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이 없다는 의미이다. 엔허투는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비교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했다.

추적 관찰기간 중간값 18.2개월 시점에 환자들은 엔허투와 항암화학요법군으로 무작위 배정됐으며 무진행생존기간(PFS)은 엔허투 13.2개월, 항암화학요법 8.1개월로 HR 0.62를 나타냈다.

전체생존기간(OS)은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항암화학요법 대비 개선된 경향이 나타났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엔허투 56.5%, 항암화학요법 32.2%였으며 반응지속기간(DoR)은 엔허투 14.1개월, 항암화학요법 8.6개월이었다.

이에 반해 새로운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주요 부작용은 중증 호중구 감소증(20.7%), 백혈구 감소증(6.9%), 빈혈(5.8%)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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