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얀센(존슨앤존슨)과 유한양행이 아스트라제네카 폐암 치료제에 대항할 또 다른 방법을 발견했다. 피하주사 제형을 통해 기존 정맥주사 제형 대비 투약 시간을 98%나 줄였고 생존 혜택까지 넘어섰다.
통상 피하주사 제형은 투약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에서 매력적인데 높은 수준의 치료 효과까지 갖춘 셈이다.
지난달 31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회의(ASCO)에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렉라자(레이저티닙) 피하주사 제형을 EGFR 엑손19 결손 또는 L858R 치환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에 사용하는 PALOMA-3 연구의 분석 결과가 이같이 발표됐다.
발표 내용을 보면 임상 12개월 추적관찰 시점에서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 피하주사를 맞은 환자의 전체생존율(OS)은 65%를 기록했으며 이에 반해 기존에 사용하던 리브리반트+렉라자 정맥주사 제형은 51%를 나타냈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 대비 사망 위험을 38% 감소시켜 더 나은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임상 지표를 평가할 때는 전체생존기간과 전체생존율을 본다. 두 데이터는 FDA, 식약처 등 규제기관에서 신약 허가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보는 수치다. 신약을 투여해서 기존 치료제 대비 얼마나 많은 환자를, 언제까지 생존기간을 연장했는지 알 수 있는 최종 결과이기 때문이다.
객관적반응률(ORR) 등 지표를 중간 분석에서 도출하더라도 최종적으로 OS 데이터 없이는 상업화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전체생존율이 PALOMA-3 연구의 주요 평가변수는 아니었지만 데이터를 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 외에도 무진행생존기간(PFS)과 반응지속기간(DoR)에서 피하주사 제형이 더 길게 나타났고 항종양 반응률에서는 피하주사(30%)와 정맥주사(33%)가 비슷한 결과를 냈다.
이러한 지표는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피하주사 제형으로 치료 시에도 항종양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반응률에서 정맥주사와 큰 차이가 없었던 만큼 비슷한 종양 억제 효능을 추측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내약성 면에서는 큰 우려가 없었다. 피하주사 제형을 맞은 환자에서 이상반응은 정맥주사제형의 66% 보다 5배 낮은 13%였으며 손발톱질환이나 저알부민혈증, 발진 등이 발생했으나 4~5등급 수준의 부작용은 아니었다.
피하주사 제형이 정맥주사 제형과 비슷한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생존 혜택을 낸 것은 기전적 특성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하주사 제형은 정맥주사 제형과 약물 흡수 경로가 다르다. 정맥주사는 직접 혈관 속으로 약물이 투입되지만 피하주사제는 피부 아래 림프계로 흡수된다.
리브리반트는 EGFR과 MET 수용체를 동시에 직접 표적하는 이중항체 표적치료제다. 피하주사로 투여된 경우 림프절을 통해 이동하면서 잠재적으로 대식세포나 NK세포 같은 신체 면역 매개 활동을 더욱 활성화 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항암제가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할 수 있게 있는 상황이 된 셈이다.
특히 이번 피하주사 제형의 가장 큰 장점은 생존 혜택 뿐만이 아니다. 피하주사 제형이 항암 치료에서 가지는 가장 큰 매력이 투약 효율성이다. 기존 정맥주사 제형은 최대 5시간의 투약 시간이 필요했다.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피하주사 제형은 최대 7분에 그친다. 7시간 대비 투약 효율성을 98% 가까이 높였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타그리소는 경구로 복용하는 치료제다.
다만, 현재 데이터는 12개월 시점이기 때문에 장기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려면 24개월 이상 데이터가 필요하다. 예로 심각한 우려가 될 만한 부작용은 없었지만 경증 수준에서 피하주사 투여군 발생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올해 하반기 미FDA에 피하주사 제형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향후 장기적인 임상 데이터가 허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리브리반트+렉라자 정맥주사 제형은 EGFR 변이(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 L858R 치환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에서 FDA 우선심사 승인 과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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