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성분명처럼 ‘레이저’ 같은 속도감으로 연이은 쾌거를 이루고 있다.

2023년 6월 30일,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적응증 확대 허가된 후 반년 만인 올 1월 1일, 1차 치료에 급여가 확대 적용되며 처방 폭을 넓혔다. 이어 렉라자는 얀센의 EGFR-MET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되기도 했고 지난 2월 29일에는 제25회 대한민국신약개발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3세대 EGFR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 계열 표적치료제인 렉라자는 국산 신약 31호로 후보물질 개발부터 전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만 이뤄져 상용화까지 성공한 첫 사례로 꼽힌다. 특히 외산 약제에 높은 의존도를 가질 수밖에 없던 항암 분야에서 개발된 표적치료제로, 그 효능과 안전성이 외산 약제와 비교해도 유사하거나 직접 비교는 불가하더라도 일부 수치적으로 더 앞서는 지표도 있어 이목을 끌었다.

# 렉라자, 1차 치료 영향 살핀 LASER301 임상 한국인 다수 포함 “국내 맞춤형 데이터”

렉라자의 1차 치료 허가 및 급여 확대에 근거가 된 LASER301 3상 글로벌 임상시험에는 국산 신약에 걸맞게 한국인이 다수 포함됐다. LASER301 임상시험은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EGFR 돌연변이(엑손19 결손 또는 L858R 치환 변이) 비소세포폐암 393명을 대상으로 대조군 게피티니브 투여 대비 렉라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다국가 제3상 임상시험이다. 이 임상에는 아시아인이 258명 포함됐고 그중 한국인은 172명이 포함됐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이기쁨 교수는 “EGFR 변이는 아시아인 환자의 EGFR 변이 양성 비율이 40~5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을 정도로 서양에 비해 아시아 지역의 치료 수요가 높다”며 “항암제는 효과가 강한 만큼 약제마다 인종별 효능이나 안전성 차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렉라자가 한국인을 포함한 다수의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고무적인 데이터를 확인했다는 것은 국내 진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데이터로 볼 수 있으며 처방 경험이 쌓이기 전부터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엑손19결손 변이 PFS 23.3개월 “글로벌 전체 환자군보다 한국인 환자군에서 2.6개월 더 긴 결과 보여”… 기존 옵션에서 큰 효과 기대 어려웠던 L858R 치환 변이서도 PFS 17.8개월 일관 

LASER301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엑손19 결손 돌연변이(Ex19del)나 엑손 21(L858R) 치환 돌연변이 등 하위 변이에 따른 치료 결과에서도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 엑손19 결손 변이를 가진 글로벌 전체 환자군을 분석했을 때 PFS 20.7개월로 나타났다. 한국인 환자군만 따로 분석했을 때는 PFS 23.3개월로 조금 더 긴 PFS를 보였다.

L858R 치환 변이는 엑손19결손 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효과적인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높았는데 렉라자는 L858R 치환 변이를 대상으로도 일관된 효능을 보였다. L858R 치환 변이를 가진 글로벌 전체 환자군을 분석했을 때 PFS 17.8개월로 나타났고 한국인 환자군만 따로 분석했을 때도 PFS 17.8개월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기쁨 교수는 “렉라자는 인종이나 하위변이에 관계없이 상당히 일관된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엑손19 결손 변이에서는 PFS가 글로벌 전체 환자군 보다 한국인 환자군에서 2.6개월 더 길게 나타났다”며 “글로벌 전체 환자군의 PFS도 기존 치료 옵션보다 우수하게 나타났지만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더 고무적이었다. 진료 현장에서 2.6개월의 연장된 생존기간은 환자에게 체감되는 의미가 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교수는 “렉라자는 엑손19 결손 변이에 비해 비교적 예후가 좋지 못한 L858R 치환 변이에서 글로벌 전체 환자군과 한국인 환자군의 PFS가 동일하게 나타났다. 기존 치료 옵션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L858R 치환 변이에서도 개선된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렉라자를 우선 고려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며 “뇌전이에서도 뚜렷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1차 치료 선상에서 뇌전이가 확인된 환자에게 렉라자를 처방한 경우 2~3개월 내 빠르게 반응이 나타나고 뇌병변이 유의미하게 감소되는 사례들을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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