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국내 중증 천식 치료에 사용 가능한 생물학적제제에는 듀피젠트(두필루맙), 졸레어(오말리주맙), 싱케어(레슬리주맙), 누칼라(메폴리주맙)가 있다. 올해 11월부터 듀피젠트, 졸레어를 제외한 싱케어와 누칼라가 중증 천식 치료 급여 처방이 가능해졌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스위스 등 해외 제약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생물학적제제 급여 처방 환경을 구축한 것에 비해 많지는 않더라도 중증 천식 치료 접근성을 높였다.

그런데 국내 의료전문가들은 중증 천식 치료 환경은 갈 길이 멀다고 얘기한다. 놀랍게도 개발도상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중증 천식은 기도 염증의 발병 기전에 따라 다양한 표현형과 내재형으로 구분하는데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선 각 환자에게 맞는 생물학적제제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전을 가진 생물학적제제 모두 급여를 적용해야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는데, 한국은 아직 좋은 치료제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는 시각이다. 

올해 급여를 받은 싱케어, 누칼라는 동일 기전으로 처방 환자군이 중복된다. 의료 현장에서 더욱 폭넓은 환자군을 치료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들로 우리나라는 경구용 스테로이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중증 천식 환자가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골다공증, 당뇨병 같은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이 외에도 아토피피부염, 비부비동염 같은 동반질환을 가질 확률이 높다. 경제적 이유만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떨어지는 경구용 스테로이드를 쓰게 되면서 환자와 의료진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외된 환자 없이, 더욱 효과적으로 중증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해당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듀피젠트 같은 생물학적제제의 급여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듀피젠트는 국내에서 아직 중증 천식 치료에 비급여로 남아있다. 싱케어, 누칼라 보다 더 넓은 범위의 환자군을 포괄하는 상위 기전 치료제가 왜 필요한지, 듀피젠트 급여 처방이 어떤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지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와 인터뷰에서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이 교수와 일문일답.

▶중증 천식은 어떤 환자들인가.

"일반적인 천식 환자는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흡입제를 사용하면 증상 조절이 원활하게 된다. 하지만 전체 천식 환자의 약 5~10%는 중증으로 흡입제와 같은 기존 치료제를 사용해도 증상 조절이 어렵다. 단순히 기침이나 천명 같은 증상이 지속되는 것뿐만 아니라 호흡 곤란이나 발작 등 급성 악화가 빈번하게 일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인 외래 방문이 필요하고 응급실을 찾는 횟수가 많은 등 질병 부담이 크다. 이러한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부작용 위험이 높은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되고,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도 급성 악화가 일어나는 환자들이 중증 천식 환자들이다."

▶국내 중증 천식 치료 환경은 어떤가.

"상당히 열악하다. 일단 중증 천식 환자들은 진단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천식 환자임을 모르거나, 본인이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 1차 의료기관에서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경구 스테로이드를 처방해 상급 종합병원까지 전원이 안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가장 큰 문제는 진단이 되더라도 치료가 어렵다는 것이다. 좋은 치료제로 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중증 천식은 기존 치료제로 증상 조절이 어려워 생물학적제제로 치료해야 한다. 중증 천식 치료의 근간이 생물학적제제라 할 수 있다. 흡입제로 조절할 수 없는 환자들이 유일하게 심각한 부작용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수 없으면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단기간 사용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두 번 정도는 사용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생물학적제제를 써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중증 천식 생물학적제제가 있고, 급여 적용을 받더라도 그 기준이 까다롭다. 실제로 국내 중증 천식 생물학적제제 접근성은 개발도상국 수준과 비슷하다고 본다. 동남아시아, 중동 국가들보다도 중증 천식 진료 지원이 되지 않는다. 경제적 이유로 부작용이 많은 경구 스테로이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

▶국내에서 경제적 이유로 경구 스테로이드를 많이 사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국내 중증 천식 환자의 경구 스테로이드 의존도는 매우 높게 된 배경에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듯하다. 천식은 경증 단계일 때 흡입제를 사용해야 증상 조절이 원활하다. 처음 흡입제가 국내 허가되고 급여될 당시 그 기준이 매우 까다로웠다. 그러다보니 1차 의료기관에서 흡입제보다 경구 스테로이드를 더 많이 처방하게 된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진 진료 양상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최근에는 과거보다 경구 스테로이드 처방이 상당히 줄었지만 여전히 생물학적제제 급여 적용이 미비하고, 급여가 되는 일부 약제도 기준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중증 경구 스테로이드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부가적으로는 고령 환자는 흡입제 선호도가 떨어지는 반면 먹는 약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배경이 있다. 이러한 선호도는 아시아권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아시아 지역 중증 천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경구 스테로이드 질병 부담을 연구하기도 했는데, 국내 데이터와 연구 결론은 어땠나.

"아시아는 유럽, 미국과 비교해 생물학적제제 접근성이 떨어지는 나라가 많아 치료 환경이 많이 열악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이유로 생물학적제제를 제대로 처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흡입제 사용 비율 또한 현저히 떨어진다. 그렇다 보니 경구 스테로이드 의존도가 훨씬 높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의사 개개인 노력만으론 불가능하다. 그래서 연구를 통해 의사와 환자,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했다. 의사들은 진료 지침에 의거해 1차 의료기관에서 천식 단계별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고, 환자들은 올바른 방법으로 흡입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심평원과 건보공단 역할이다. 정부가 중증 천식에 대한 시급성을 이해하고 최근 일부 생물학적제제 급여를 인정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나, 아직 급여가 되지 않은 약제들도 하루 빨리 급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 또한 의학적 기준에 근거해 설정해야 한다. 중증 천식 환자 간 차별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검토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이 까다롭다는 점을 좀더 자세히 듣고 싶다.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해야 하는 의학적 근거는 너무나도 확실하다. 심평원에서 제시하는 생물학적제제 급여 기준은 임상 연구 조건 보다 까다로운 편이다. 물론 전체적인 의료비 지출을 관리해야 하는 심평원 입장은 이해하지만, 실제 생물학적제제 투여가 필요한 심각한 상태의 환자들 조차 심평원 급여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실제로 특정 약제 효과를 본 환자 대상으로 기준을 까다롭게 설정해서 추가 치료를 받지 못하게 삭감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를 진료하는 현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들로 애로사항이 많다. 환자들은 특정 약제가 필요함에도 급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경제적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다."

▶일선 현장에서 보기에 경제적 부담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나.

"기본적으로 급성 악화로 인한 발작 위험 때문에 학교나 직장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고, 경제 활동도 일반인과 비교해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일부 생물학적제제에 급여가 인정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전액 부담해야 하는 환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치료비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 내가 진료 보는 환자 중 본인 자비로 비용을 감당하는 중증 천식 환자는 10%도 못 미친다. 이마저도 사용을 지속하는 기간은 채 6개월이 되지 않는다. 

중증 천식은 암 이상으로 환자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주는 질환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회통념상 경증처럼 취급하며 암 같은 질환에 비해 건보 재정을 할애하는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은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경증으로 여기고 적절한 치료나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불평등이라고도 할 수 있다. 환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가져가는 셈이며 상당히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그렇다면 중증 천식에서 생물학적제제 효과는 어떤가

"생물학적제제와 환자 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3개월 전후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환자 본인의 표현형 혹은 내재형과 잘맞는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면 환자의 70% 이상은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생물학적제제 효과를 본 환자들은 다음 외래 진료 때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너무나도 원망스럽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호전될 수 있는 좋은 치료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중증 천식으로 인해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너무 원망스럽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생물학적제제 사용 전후의 변화는 극적이다.

특히 40~50% 정도 되는 환자가 관해 상태에 도달한다. 최근 학계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개념인데, 천식 활성도가 거의 0에 수렴해 일반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천식 치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개념을 등장시킬 만큼 생물학적제제는 여러 연구를 통해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생물학적제제 투여를 중단한다면 어떻게 되나.

"진료 환자 중 생물학적제제로 증상을 잘 조절하다가 경제적 이유로 결국 치료를 중단한 사례가 있다. 이 환자는 투여를 중단한 6개월 시점부터 증상이 악화돼 다시 입원을 했는데, 어쩔 수 없이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고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최근 유럽호흡기학회(ERS)에서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생물학적제제 투여 중단 후 6개월에서 1년 전후로 증상이 점점 악화해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할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나빠지고 재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만간 연구 결과가 논문으로 출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 별로 치료기전이 다르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천식은 표현형 혹은 내재형에 따라 알레르기성 천식, 호산구성 천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알레르기성 천식에서는 체내의 면역글로불린E를 억제하는 졸레어를 사용할 수 있다. 

호흡기내과에서는 대부분 비알레르기성 천식 환자들을 진료하는데, 생물학적제제로 듀피젠트를 비롯해 싱케어(레슬리주맙), 누칼라(메폴리주맙), 파센라(벤라리주맙) 등이 있다. 

중증 천식 환자들은 호산구가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호기산화질소와 연관된 염증이 병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만약 호산구성 염증에 의해 발병된 중증 천식 환자들이라면 듀피젠트나 싱케어, 누칼라, 파센라 모두 어느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호기산화질소가 증가한 유형은 현재로서 듀피젠트가 유일하게 적응증을 가지고 있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호산구성 염증과 호기산화질소 수치가 함께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듀피젠트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덧붙이자면 앞서 말한 것처럼 중증 천식 환자들에게서 잘 나타나는 아토피피부염이나 만성 비부비동염 같은 동반질환도 듀피젠트로 관리가 가능해 치료 이점이 있다."

▶아토피나, 비부비동염 같은 동반질환에 의한 합병증 문제를 관리하는 방법은 따로 없나.

"생물학적제제가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천식 치료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흡입제는 폐 안으로만 스테로이드를 집어넣기 때문에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다른 부위에서 발병하는 동반질환을 조절할 수 없고 천식에만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생물학적제제는 전신에 작용하기 때문에 한가지 질환만 치료하는 게 아니다. 관련된 모든 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어 동반질환 관리에 효과적이다. 또한 병인을 정확히 표적해 치료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비유를 하자면 전신에 항암제를 투여하면 암세포도 공격받아 죽지만 몸 전체적으로도 타격이 상당했다. 하지만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같은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정확히 암세포가 발생되는 기전만 표적해 차단하는 게 가능해졌다. 효과는 훨씬 좋으면서 부작용이 없어진 것이다. 

생물학적제제 역시 이러한 약제들과 동일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과거 의학 수준으로 달성하지 못한 치료 목표들을 달성시키게 됐지만,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문제로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

▶듀피젠트만 유일하게 적응증을 받은 환자군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다른 생물학적제제와 치료 기전이 어떻게 다른가.

"중증 천식을 일으키는 염증은 단계별로 존재하는데, 상위에 위치하는 기전일수록 더 많은 환자에서 효과가 나타난다. 상위 기전을 차단하면 하위 기전도 같이 억제가 되는 반면, 하위 기전을 억제하는 치료제들은 상위 기전에 위치하는 염증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듀피젠트는 IL-4와 IL-13을 차단해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 기전을 가진다. 이는 파센라, 싱케어, 누칼라가 차단하는 IL-5이나 졸레어가 차단하는 IgE 염증 기전보다 상위에서 작용하는 치료 기전이다. 

다시 말해 듀피젠트는 다른 치료제들보다 상위기전에서 작용하기 때문에 IL-4와 IL-13 뿐만 아니라 IL-5나 IgE 염증도 함께 차단하는 효과가 나타나 다양한 환자군에게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항 IL-5제제나 항IgE제제는 IL-4와 IL-13을 차단할 수 없어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상위 기전의 염증 때문에 발병한 천식 환자에는 듀피젠트가 아닌 다른 치료제를 써도 완벽히 염증을 차단할 수 없고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중증 천식에서 생물학적제제 급여화 논의가 한창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물학적제제 급여가 가져올 치료 환경 변화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나.

"현재 생물학적제제가 필요한 중증 천식 환자의 80~90%는 경제적 부담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 급여가 된다면 많은 환자들이 당연히 받아야 했던 제대로 된 치료 혜택을 볼 수 있고, 경제적으로 감당 가능한 극소수 환자에게만 처방되고 있는 불평등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럽이나 미국처럼 다양한 생물학적제제가 모두 급여 적용을 받아야만 환자별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 일부 생물학적제제만 급여 적용이 이뤄지고 있어 급여권에서 소외된 환자들이 발생할까 걱정이다.

다양한 표현형과 내재형을 가지고 있는 천식은  생물학적제제 간에도 치료 기전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각 생물학적제제별로 장단점이 뚜렷하고 목표로 하는 환자의 범위가 다르다. 국내 중증 천식 생물학적제제로 허가받은 모든 약제들이 급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생물학적제제가 급여가 된다고 해도 급여 기준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 진료현장에서 얼만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고 난관이 예상된다."

▶만약 생물학적제제 급여화가 늦어지고 경구 스테로이드 사용을 지속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

"결국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그리고 이미 피해가 돌아갔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천식 사망률과 입원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구조적 문제가 발현되어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경구 스테로이드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뇨, 부신피질기능저하증, 골다공증, 골절, 백내장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이러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근거도 충분히 증명돼 있다. 또한 중증 천식 환자들은 앞으로도 급성 악화로 입원을 하고 사망할 것이다.

더욱이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인한 의료 비용과 사회경제적 비용 또한 상당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방치된다면 결국 의료 비용과 부담이 증가하게 되고 사회경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해야 할 젊은 환자들의 경제 활동 또한 위축돼 경제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가적 재난이라 생각한다."

▶국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하는 방향을 얘기한다면.

"급여를 결정할 때 많은 부분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이해한다. 하지만 학계 의견이나 과학적 근거보다는 예산을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하는 부분이지만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GDP 수준, 의료 수준이나 여건을 고려한다면 현재보다는 더 많은 양의 약제가 급여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더 완화된 급여 기준이 필요하다.

덧붙이자면 국내 약가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력과 생활 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낮은 측면이 있다. 좋은 치료제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한국 시장이 크지 않고 약가가 과도하게 낮으면 그 나라의 시장을 아예 패싱하는 경우도 생긴다. 

앞서 나간 우려일 수 있겠지만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도 함께 고려되길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하고 싶다. 글로벌 기준을 감안해 협상에 임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생물학적제제 급여 뿐만 아니라 중증 천식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보나.

"오래전부터 중증 천식을 치료하는 의사 입장에서 외국 전문가들과 교류를 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치료 환경이 너무나 뒤쳐져 있어 부끄러웠던 적이 많았다. 급여가 지연돼 치료제를 원활히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그만큼 학문적인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재 한국의 상황이다.  

뒤늦게나마 일부 약제들이 급여 적용을 받아 조금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일부 약제에 국한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안타깝다.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 이뤄지려면 모든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급여가 적용돼야 한다.

앞으로 5년 내에 상당히 많은 생물학적제제들이 개발될 것인데, 국내 급여 시스템으로는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임상 현장에서 원활히 사용될 때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변화되는 치료 환경에 발맞춰 제도 또한 변화되었으면 좋겠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결국 환자다. 환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치료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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