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본격적인 일상회복을 맞이하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것에 더해 최근 코로나 새 변이 '피롤라'가 등장하면서 재유행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백신 예방 접종을 실시해 감염에 대한 위험을 줄이고, 생활 속 위생관리와 면역력 유지를 위한 체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다.
질병관리청은 올 겨울 코로나19 예방접종에 활용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404만회 분을 도입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번 백신은 최근 유행 중인 오미크론 하위 계열 XBB.1.5 변이를 표적으로 개발됐고 이번에 도입되는 물량을 포함해 약 1000만회 분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또한 모더나가 개발한 XBB.1.5 변이 대응 백신도 현재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승인을 획득하면 오는 10월부터 약 500만 회분이 추가로 확보된다.
구체적인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이달 내에 발표할 예정이며 특히 만 65세 이상 고령층과 감염취약시설 입원 및 종사자, 면역저하자, 기저질환자 등의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적극 권고된다. 접종 횟수는 1년에 1회(면역저하자 2회)이며 접종대상자는 무료로 맞을 수 있다.
보건당국의 이러한 조치는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가 상존(尙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윈데믹(twindemic)이란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8월 말에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기존 4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감염병 경계태세가 낮아졌고 최근에는 새 변이 바이러스인 '피롤라'까지 등장하면서 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더해 최근 몇 년 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지역사회 내 독감 유행이 없었으나, 작년 9월부터 시작된 독감 유행주의보가 1년 넘게 해제되지 않고 이어지면서 위험성이 올라간 상태다. 독감주의보가 이토록 오래 지속된 것은 근 20년만에 최초이다.
주목할 점은 65세 이상 고령자에 있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권고가 변경됐다는 사실이다.
대한감염학회는 지난 8월에 '2023년 성인 예방접종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인플루엔자 감염과 연관된 입원,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고면역원성 백신 대신에 기존의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학회 측은 이번 권고안이 바뀐 근거에 대해 "고령자는 인플루엔자 백신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고 특히 항원 불일치(antigenic mismatch)가 있는 시기에는 효과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라며 "또한 이들은 인플루엔자 질병 부담이 더 높아 위험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면역원성 3가 백신의 우월한 예방효과에서 4가 백신의 효과를 유추할 수 있으며 안전성에서 차이가 없고 무엇보다 비용 효율성(cost effectiveness)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대한감염학회는 어떤 백신들을 권고하고 있을까.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은 총 3개 품목이다.
사노피 파스퇴르의 ▲플루존 하이도즈 쿼드(Fluzone High-Dose Quadrivalent)와 ▲플루블록 쿼드(Flublok Quadrivalent) 그리고 CSL시퀴러스의 ▲플루아드 쿼드(Fluad Quadrivalent)이다.
그중에서 CSL시퀴러스의 플루아드 쿼드만이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출시된 고면역원성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일성신약은 CSL시퀴러스와 전략적 판매제휴 협약을 맺고 국내 유통을 책임진다.
플루아드 쿼드는 어쥬번트(adjuvant) 성분의 면역증강제를 함유하고 있다. 어쥬번트는 백신의 면역반응을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물질로 지난 수십년간 백신에 사용돼 왔다. 대표적으로 대상포진, 폐렴구균 폐렴, A형 및 B형 간염,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DTaP) 백신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번 플루아드 쿼드에 적용된 어쥬번트 기술 MF59는 다양한 교차 반응을 할 수 있는 항체를 생성해 보다 폭넓은 면역 반응을 보이고, 인플루엔자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더 큰 항원 반응을 유도한다.
또한 T세포와 B세포의 활성화를 증가시켜 인플루엔자 보호 기간을 연장하며 무엇보다 기저질환자 및 65세 이상 성인에서의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에 대한 면역 반응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됐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감염내과 전문의는 "플루아드 3가 백신은 많은 관찰연구에서 표준용량 3가 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우월한 예방효과를 보였다"라며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표준용량 3가 백신은 유의한 독감 예방효과를 보이지 못했지만, 플루아드 3가 백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예방효과(상대적 예방효과 63%)를 기록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플루아드 백신은 25년 이상 임상에서 사용되면서 다수의 임상시험과 관찰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됐다"라며 "표준용량 3가 백신과 비교해 국소적/전신적 예측 가능한 이상반응(solicited adverse events)이나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 위험에서 차이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성신약은 최근 CSL시퀴러스와 플루아드 쿼드 런칭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지난 9월 7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심포지엄은 대한내과의사회 신중호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와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가 각각 강연을 진행했다.
일성신약 측은 "CSL시퀴러스와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당사의 전문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각자가 가진 역량을 동원해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에서 플루아드 쿼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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