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이다. 이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을 받는다. 국내외에서 학습 도우미는 물론 금융, 법률, 심리 상담에도 활용 중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공공서비스 활용을 위해 챗GPT 도입을 가시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챗GPT' 열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챗GPT를 의료 서비스 영역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의사와 약사의 보조자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면 소외계층의 의료 서비스 이용이 한결 편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팜뉴스 취재진이 '챗GPT' 체험에 나선 이유다. 최선재 기자가 감기 몸살에 걸린 상태에서 챗GPT가 상담을 '어디까지' 제공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봤다. 

특히 최 기자는 병용금기 (두 가지 이상의 유효성분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 치료효과의 변화 또는 심각한 부작용 발생 등의 우려가 있어 동시에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유효성분의 조합) 성분에 대해 챗GPT의 인공지능을 시험해봤는데, 뜻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흥미로운 결과를 기획으로 전한다. 

게티
게티

27일 새벽 5시, 기자는 잠에서 깼을 때 몸에 힘이 없었다. 살짝 몸살 기운이 느껴졌고 미열도 있었다. 재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해열·진통제)를 먹고 다시 잠에 들었다. 

두시간이 지난 뒤, 다시 일어났지만 여전히 몸살 기운을 느꼈다. 타이레놀 한알을 또 먹었다. 코로나19 펜데믹을 경험하면서 열을 내리고 감기 몸살 증상을 잡는데 타이레놀만큼 좋은 약이 없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오전 9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전 내내 몸에 기운이 없어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 뒷골도 당기기 시작했고 머리가 무거웠다.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일에 집중했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참, 두통엔 애드빌(이부프로펜 성분, 해열·진통·소염제)이 좋은데, 오전에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먹어서 오후에 애드빌을 먹어도 되려나, 고민이 되네. "

기자는 두통이 있을 때마다 애드빌을 먹는 즉시 효과를 느꼈다. 내과를 찾을 필요가 없을 만큼 간편했기 때문이다. 약국에 가서 '애드빌 주세요'라고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애드빌과 타이레놀이'병용' 가능한지 무척 궁금했다. 둘 중 하나를 지속적으로 복용했지만 같이 복용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망설임 없이 '챗GPT'를 켜서 아래와 같이 질문했다. 

 

문: 내가 지금 몸살인데 타이레놀을 먹고 있어 그런데 두통이 생겨서 애드빌로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애드빌과 타이레놀은 같이 먹어도 돼?

챗GPT : 일반적으로 애드빌(이부프로펜)과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은 함께 복용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약물은 다른 작용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을 함께 복용할 때에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첫째로, 권장 용량을 지켜야 합니다. 약물의 용량과 사용 빈도를 정확히 지켜야 하며, 권장 용량을 초과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로, 약물의 상호작용에 대해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애드빌과 타이레놀을 함께 복용할 때 위장 문제나 출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은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복용 전에 의사나 약사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복용하는 약물에 대한 개인적인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두 약물을 함께 복용할 때 효과를 더욱 느끼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이러한 조합에 대해 민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반응을 주시하고 부작용이나 불편한 증상이 발생할 경우 의사나 약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약하자면, 일반적으로 애드빌과 타이레놀은 함께 복용 가능하지만, 권장 용량을 지키고 부작용이 없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복용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놀라웠다. 챗GPT가 아니라, 마치 약사의 복약 지도를 받는 느낌이었다. 더구나 챗GPT는 애드빌과 타이레놀을 번갈아 복용해도 괜찮다고 하면서 자세한 근거를 부연했다. 더욱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봤다. 

문: 그럼, 예를 들어 내가 오늘 아침에 타이레놀 한 알을 먹었어 그럼 점심을 먹고 애드빌 한알을 먹어도 된다는 얘기야? 나는 특별한 위장장애는 없어

챗GPT: 만약 당신이 특별한 위장장애가 없다면, 타이레놀과 애드빌을 함께 복용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안전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아침에 타이레놀을 복용했다면, 점심 시간에 애드빌을 복용해도 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상황에 대한 일반적인 조언일 뿐이며, 의사나 약사의 개인적인 상담이 없는 제한된 정보에 기반한 것입니다. 각각의 약물에 대한 정확한 용량과 복용 주기, 그리고 당신의 개인적인 상태와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약물 조합에 대한 결정은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의료 전문가는 당신의 건강 상태와 개인적인 요구에 맞게 조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전문적인 의견을 듣고 안전한 복용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챗GPT는 더욱 과감하게 행동했다. 타이레놀과 애드빌을 함께 복용하는 것은 안전하다고 호언장담했고 심지어 아침과 점심에 타이레놀과 애드빌을 번갈아 먹는 것이 가능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병원과 약국을 찾았을 때 의사나 약사에게 자세히 질문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때문에 챗GPT가 애드빌과 타이레놀 이외에 다른 약물을 추천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문: 몸살 기운 때문에 너무 힘들어, 내가 타이레놀하고 애드빌을 번갈아 먹으면 오늘 안에 나을까, 다른 거 추천해줄 만한 해열 진통제는 없어? 

챗GPT: 다른 해열 진통제로는 NSAIDs(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라고 불리는 약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 중 일부는 이부프로펜(애드빌)과 비슷한 작용을 하지만, 다른 활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의사나 약사의 지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몸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몸을 쉬게 하고 면역 체계를 지원하는 것은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개인적인 상황과 증상에 맞는 해열 진통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들은 당신을 더 잘 이해하고 적절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챗GPT는 의사와 약사를 만나는 것을 권했다. 그래서 질문을 재구성해봤다. 

문: 지금 의사나 약사를 만날 수 없는 상황이라서 타이레놀과 애드빌 이외에 다른 약을 추천해줬으면 좋겠어, 너무 힘드네 

챗GPT : 저는 의료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의학적 조언을 제공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의료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다른 일반적인 해열 진통제에는 아스피린(Aspirin)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은 진통, 해열,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성분입니다. 그러나 아스피린은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특정 상황에서는 사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혈액 응고 이상이나 위장 장애, 알레르기 반응 등이 있을 경우 아스피린의 사용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챗GPT는 결국 아스피린이란 또 다른 해열 진통제를 추천했다. 심지어 "제약회사들은 다양한 아스피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바이엘사, 존슨앤존슨의 아스피린, GSK의 엑세드린, 노바티스의 버퍼린 등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제품이다"라고 구체적인 제품 이름까지 열거했다. 

특히 챗GPT가 기자에게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라고 말해준 점이 좋았다. 건강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애드빌을 복용하라고 하면서 위장장애를 조심하라고 말하거나, 아스피린을 권하면서 혈액 응고작용을 조심하라고 조언한 점도 마찬가지였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화 형식이 가져다 주는 안정감이 상당했다. 기자가 챗GPT에게 질문한 것들은 인터넷 검색이나 각종 매뉴얼에서도 찾을 수 있을 법한 내용이지만, 간단히 질문하면 빠른 답변을 해주고 대화가 이어지면서 안정감을 느꼈다.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상담 내용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의사와 약사를 만나면서, 언제나 시간의 압박을 느껴 제대로 질문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무제한으로 질문할 수 있어 좋았다.

어쩌면 수많은 약물을 한꺼번에 먹는 노년층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간단한 질문으로 수많은 약들의 병용 금기 여부를 빠르게 전달 받을 수 있다면 불편한 몸으로 병원과 약국 앞에서 대기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기자는 챗GPT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게티
게티

문: 이야!, 너 대단하다 약사랑 의사처럼 상담을 하네 

챗GPT: 감사합니다! 제가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어서 기쁩니다. 제 목적은 가능한 한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실제로 의사나 약사가 아니기 때문에, 제공하는 정보는 일반적인 참고 용도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실제 상담이나 의료 전문가의 조언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의료 상황은 매우 개인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은 중요합니다. 그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의 상황에 맞는 조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의료 문제가 있을 경우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저는 의료 전문가가 아니며, 제공하는 정보는 일반적인 참고 용도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실제 상황에 따라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선택입니다.

심지어 챗GPT는 답변 내내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대답을 할때마다 자신보다 의사와 약사와의 상담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고 자신의 조언이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상담을 마쳤는데도 몸은 여전히 무거웠다. 하지만 기자는 이날 하루만큼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어 뿌듯했다. 

그렇다면 챗GPT가 말한 내용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인공지능의 한계는 없을까. 

기자는 더욱 예리하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챗GPT의 한계를 시험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기획] 최기자의 챗GPT 체험기 '하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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