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최기자의 챗GPT 체험기 '상편'에서 이어짐

챗GPT를 시험해보기 위한 또 다른 질문은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의 복용 기간과 부작용이었다. 타이레놀을 먹을 때마다 "혹시 간에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라는 의문점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가 '간독성'이란 사실도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문:  타이레놀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간에 안 좋을 수 있다는데 하루에 2알씩 3번 계속 먹어도 괜찮아? 한 일주일 먹으면 불안해

챗GPT: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은 일반적으로 일시적인 진통 및 해열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일반적인 약물입니다. 그러나 지속적이고 과도한 사용은 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타이레놀의 일일 권장 용량은 개인의 나이, 체중,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보통 일반 성인에게는 하루에 4000mg 이하의 용량이 권장됩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지침이며,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용량 또는 장기간에 걸친 타이레놀 복용은 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간 손상은 일차적으로 증후성 간부전이나 급성 간손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 손상은 심각한 경우 간부전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타이레놀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권장 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여 당신의 개인적인 상황을 고려한 타이레놀의 적절한 용량과 복용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은 당신의 건강 상태와 약물 복용에 관한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챗GPT는 타이레놀의 권장용량이 하루 4000mg이고 지속적이고 과도한 사용은 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지속적이고 과도한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듣고 싶었기 때문에 기자는 다시 질문했다. 

문: 그래서 너가 말하는 장기간 동안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간을 말해? 3일? 일주일?

챗 GPT: 장기간 복용이라는 용어는 구체적인 기간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일주일 이상, 특히 여러 주 동안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경우를 장기간 복용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물 복용에 대한 기간은 많은 요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건강 상태, 약물 복용 목적, 의사나 약사의 권장 사항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타이레놀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려는 경우,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용량과 복용 기간에 대한 조언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개인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복용에 관한 정확하고 안전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타이레놀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경우 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복용 기간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권장 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이레놀 한 알을 오늘 아침에 먹었으니, 몸살 기운이 사라질 때까지 복용해야 하는데, 과도한 복용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조바심이 일었다.

챗GPT의 답변 중 '일반적으로 일주일 이상"이란 키워드가 마음에 걸린 이유다.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문: 그럼 타이레놀은 하루에 6알 씩 일주일 이하로 먹는 건 괜찮다는 거네

챗GPT:  죄송하지만, 저는 의사나 약사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한 용량이나 기간에 대한 정확한 조언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타이레놀의 용량과 복용 기간은 개인의 건강 상태와 다른 요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레놀의 권장 용량은 하루에 4000mg 이하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하루 6알의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은 이 권장 용량을 상당히 초과하게 됩니다. 과도한 용량으로 인해 간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권장 용량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약물 복용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여 당신의 개인적인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용량과 복용 기간에 대한 조언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건강 상태와 약물 복용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챗GPT는 답변을 회피했다. "의사나 약사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한 기간에 대한 정확한 조언을 할 수가 없다"는 이유를 댔다.

더구나 타이레놀의 권장 용량은 4000mg 이하로 제한됐다고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하루 6알의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은 권장 용량을 상당히 초과하게 된다"는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을 했다. 

기자가 복용한 타이레놀 한 알의 용량은 500mg이었다. 하루 6알을 복용하면 3000mg이기 때문에 권장 용량인 4000mg 이하였다. 챗GPT가 뭔가 착각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문: 타이레놀 한 알에 용량은 500mg이야, 그럼 하루에 6알 먹으면 용량 초과가 아닌데?

챗GPT:  죄송합니다, 오해가 있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제시한 정보는 부정확했습니다.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의 일일 최대 허용 용량은 24시간 동안 총 3000mg입니다. 따라서, 하루에 6알의 500mg 용량인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은 권장 용량을 초과하는 것입니다.

약물 복용에 관한 정확한 정보는 제공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용량과 복용 방법에 대한 조언을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들은 당신의 개인적인 상황과 건강 상태를 고려하여 적절한 용량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며,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더 신중하게 조언을 드릴 것입니다. 의사나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당신의 개인적인 상황에 맞는 적절한 용량과 복용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챗GPT는 타이레놀의 일일 최대 허용 용량을 3000mg으로 수정했다. 여기서부터 챗GPT에 대한 불신이 시작됐다.

타이레놀 사용상 주의사항을 검색한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의 일일 최대 복용량은 4000mg"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챗GPT가 아세트아미노펜의 일일 최대 허용 용량에 대해 잘못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물론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앞서 챗GPT가 "애드빌과 타이레놀을 함께 복용해도 괜찮다"라고 복약 상담을 해준 점에 대해서도 꺼림칙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기자는 친분이 있는 약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 약사님, 챗GPT가 애드빌과 타이레놀을 교차로 복용해도 된다고 했는데 맞는 내용일까요?

약사: 맞습니다. 틀린 내용은 없어요. 특히 병용 금기 같이 복용에 대해서 주의해야 할 것들을 원래 약국에서 약사가 서비스를 해야하는데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약국 복약지도 과정에서 환자가 다양한 약물을 먹고 있을 때 1분~2분내에 제한된 시간 내에 검토하다보면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요. 그런 것들을 AI가 해주면 오류를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보조자가 될 수 있습니다.

문: 처음에는 상담 내용이 자세하고 친절해서 좋아했는데 챗GPT가 타이레놀 일일 허용용량을 틀리게 말했어요. 어느 것은 맞는데 또 어느 부분은 안 맞아서 조금 불안하더라구요.

약사:  그런 점이 제가 챗GPT를 '보조자'라고 언급한 이유에요, 결국 가장 큰 걸림돌은 책임입니다. 혹시 챗GPT가 복약 지도 과정에서 잘못된 사실을 말해서 환자가 치명적인 부작용에 걸린다면 책임을 질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챗GPT의 정확도가 올라가도 이런 부분은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자율주행도 지금은 가능하지만 결국 사고가 났을 때 문제가 됩니다.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느냐에 대한 과제가 남아있는 것처럼, 챗GPT가 약사를 대체하려면 이점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반대로, 대체하기는 정말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게티
게티

약사와 통화를 마친 후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만약 챗GPT가 타이레놀의 규정용량을 완전히 착각해서 5000mg이라고 말했고 기자가 그 이상으로 먹었다면 이미 간부전으로 응급실에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선 도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챗GPT를 상대로 경찰에 고소를 해야하는 것인지, 챗GPT를 만든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는 것인지, 도통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챗GPT를 의료영역에서 장기적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당장 해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기자는 약사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남았다. 

결국 공공이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 공백 때문에 AI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환자들은 병용금기 여부 등에 대해 즉각 상담을 받고 싶은데 공공이 그렇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챗GPT가 하나의 가능성으로 떠오른 상황입니다.

 

정부가 병용금기 등에 대한 환자들의 수요를 인식하고 어떤 형태로는 그 서비스 공백을 채워야 합니다. 그런 고민을 당장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정부가 방관한 틈을 '책임성'이 모호한 AI가 파고들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비극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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