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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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중증 아토피 치료에 경구제형 급여화가 이뤄짐으로써 인터루킨 억제제와 JAK 억제제 간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그간 국내 중증 아토피 치료는 인터루킨 억제제 '듀피젠트(두필루맙)'가 터줏대감이었다. 최근 실전평가를 끝내며 그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JAK억제제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 '린버크(유파다시티닙)' 급여화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경쟁이 촉발됐다.

7일 제약업계에서는 중증 아토피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듀피젠트와 저렴한 약가, 투약 편의성, 치료 효과를 내세워 공략 채비를 갖춘 신입 JAK억제제 간 경쟁을 주시하고 있다. 각각 치료 기전과 약가, 적응증 대상이 다르지만 보험 적용 치료 차수가 같기 때문이다.

먼저, 약가를 보면 듀피젠트는 만 18세 이상 성인, 만 12~17세 청소년, 만 6~11세 소아까지 가장 폭넓은 처방 대상을 가지고 있다. 다만, 보험약가는 70만7464원으로 가장 비싸다. 듀피젠트의 유지 용량·용법은 300mg을 2주 마다 맞는 것이다. 산정특례 적용 시 주사 1회당 약가는 7만1000원대로 저렴하지 않다.

이에 반해 이달 1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 경구제 린버크와 올루미언트는 저렴하다. 두 치료제는 국소스테로이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 또는 중증의 만 18세 이상 성인이 주요 급여 처방 대상이다.

린버크의 아토피 치료 용량·용법은 15mg을 1일 1회 복용하는 것이며 약가는 2만1085원이다. 올루미언트도 비슷하다. 올루미언트 4mg을 1일 1회 복용하며 1정당 약가는 2만636원이다. 산정특례 적용 시 린버크 1정당 2100원대이며, 올루미언트는 2000원대다.

중증 아토피 환자 입장에선 듀피젠트 보다 올루미언트와 린버크가 경제적 혜택이 크다. 그러나, 약가만으로 치료제 가치를 따질 수는 없다. 효능만큼 안전성도 따져야 할 부분이다. 

▶강력한 억제력 '인터루킨'과 일단 모두 막는 'JAK'

우선, 인터루킨 억제제와 JAK 억제제는 기전적 차이가 있다. 환자별 증상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아토피는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생기며 가려움증이 매우 큰 고통을 안긴다. 가려움 정도를 나타내는 습진 중증도 평가지수(eczema Area an Severity Index, EASI)가 17점 이상이면 중증으로 보며 이 경우 전신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억제제를 치료제로 쓴다. 다만, 전신 치료제의 경우 그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있다. 아토피 발병 기전에 그 답이 있다.

아토피는 면역병리학적으로 다양한 신호 전달 물질과 면역이상이 발생하는 복잡한 질환이다. 생물학적제제인 듀피젠트는 비정상적 면역반응 활성화를 유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매개물질(이하 사이토카인) 인터루킨-4(IL-4), 인터루킨-13(IL-13) 두 인자를 막는다.

사이토카인 인터루킨이 상위 신호 전달 체계라면 JAK는 하위 신호 전달 체계다. 사이토카인에서 보내는 면역 반응 신호가 JAK와 STAT 등 하위 세포 통로를 따라 전달된다. 이에 따라 상위 개념인 IL-4와 IL-3만 막아선 치료가 불충분할 수 있다. 듀피젠트 사용 시 얼굴과 목, 손 부위 피부 등 노출 부위 습진이 쉽게 잡히지 않는 이유다.

JAK억제제인 올루미언트와 린버크는 듀피젠트가 억제하지 못 하는 하위 신호 전달 체계를 저해한다. JAK도 다양한 신호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데 아토피와 연관된 것은 JAK1, JAK2, JAK3, TYK2 등 패밀리로 불린다.

아토피를 일으키는 사이토카인이 JAK 패밀리를 따라 신호를 전달하기에 이를 막으면 비정상 면역반응을 줄일 수 있다.

린버크는 아토피 주요 유발 원인인 JAK 중 JAK1에 매우 강력한 억제력을 지닌다. 린버크의 JAK1 선택성은 JAK2 대비 40배, JAK3 140배 이상, TYK2 보다 190배 이상 높다. 올루미언트는 JAK1과 JAK2를 모두 억제해 아토피 염증 유발을 차단한다.

듀피젠트는 강력한 억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특정 사이토카인만 저해하며, 린버크와 올루미언트는 다양한 면역반응 원인을 억제하지만 듀피젠트 대비 단일 원인을 완전히 억제하는 효과가 약할 수 있다는 차이가 분명하다.

지난 3월 장용현 경북의대 교수는 린버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아토피는 면역 병인이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사이토카인이 관련될 수 있다.  1~2가지 사이토카인을 완전히 억제(인터루킨 억제제)하느냐 아토피에 중요한 다수 사이토카인을 동시에 억제하느냐 서로 다른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면역학적 측면에서 다양한 사이토카인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그 가운데 정점은 IL-13과 IL-4라고 생각하지만 JAK억제제는 중요한 것을 싹 다막으니 초기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실전 평가 끝낸 '듀피젠트', 새내기 '린버크·올루미언트'

인터루킨 억제제 듀피젠트와 JAK 선택적 억제제 린버크·올루미언트는 이종사촌처럼 닮은 듯 다르다. 새로운 치료제인 린버크와 올루미언트는 듀피젠트가 가진 치료적 한계를 넘어선 부분이 명확히 있지만 이제 막 실전에 돌입했다.

린버크는 임상부터 듀피젠트를 겨냥했다. 중증도·중증 성인 환자에게 린버크30mg과 듀피젠트300mg을 투약 비교한 연구 'Heads Up'에서다. 린버크는 투약 16주차에 EASI 75에 71% 환자가 도달했고 듀피젠트는 61%였다.

올루미언트는 빠른 투약 효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루미언트 허가 임상(BREEZE-AD 1, BREEZE-AD 2, BREEZE-AD 7)를 통해 가려움증으로 발생하는 수면 장애 척도(ADSS Item 1, 잠드는 데 어려운 정도)에서 치료 2일부터 위약군과 비교해 가려움증과 수면장애 증상을 개선했다.

듀피젠트는 임상 현장에서 검증을 마쳐 국내 전문가로부터 효능과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선, 듀피젠트도 3건의 허가 임상(SOLO, CHRONOS, CAFE)에서 투여 16주차에 EASI 75%(유럽 기준)를 달성했다. 중요한 점은 국내 실사용 결과다. 국내에서도 투여 16주차에 EASI 75%에 도달했다는 부분이다. 

더구나 투여 52주라(1년)라는 긴 시간 확보한 리얼월드 데이터가 있다. 2018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듀피젠트로 치료받은 환자 99명(EASI 16점 이상 중등도·중증)을 후향 분석했다. 초회 용량을 600mg을 투여했고 그 이후 2주 또는 그 이상 간격으로 300mg을 투여했다.

그 결과 52주차 ESAI 75% 달성 환자는 89%, EASI 90%는 절반(50%)을 보였다. 듀피젠트를 사용해보니 1년 뒤 89%의 환자가 EASI 75%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이같은 결과에 안지영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작년 12월 있었던 듀피젠트 관련 미디어 세션을 통해 듀피젠트 실전 평가에 합격점을 줬다.

안 교수는 "만성질환에서의 장기간 추적 결과가 중요하다. 아토피 중등도·중증은 환자들이 큰 부담을 겪고 있어 장기적 증상 개선을 위한 안전하면서도 상태를 지속 조절할 수 있는 치료제가 필요하다"며 "듀피젠트는 52주간 장기 사용을 통해 그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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