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이기곤 부사장]

비교적 제약산업에 늦게 발을 내딛은듯 하지만 오리지널 제약 맨 보다 약업계의 전반적인 현황과 문제점을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있는 인물, 바로 영진약품 이기곤 부사장을 한마디로 평할 수 있는 표현이다.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후 SK섬유 등 SK그룹에서 잔뼈가 굵은 이기곤 부사장은 95년 SK제약에 이어 2003년 4월 영진약품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그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 부사장은 부도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진약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영진약품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기곤 부사장을 만나 그의 포부와 영진의 미래를 들어보았다.

영진약품에 마지막 활력을…



이기곤 부사장은 과거의 명성을 뒤로하고 부도 이후 경영 정상상화를 위해 전력하고 있는 영진약품에겐 마치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SK그룹에 몸담아 온 이 부사장은 지난 95년 계열사인 SK제약에 상무로 자리를 옮겨 처음 제약업계에 투신하게 됐다. 비교적 늦게 제약업계에 첫발을 내딛었으나 트라스트, 국산 신약 1호인 선플라주 등 굵직한 품목을 관리하면서 제약 현장을 직접 몸으로 부닥쳐 많은 문제를 해결해 온 인물이다. 2002년 말까지 SK제약에 고문으로 총 8년간 근무한 후 퇴임했으나 올해 4월 영진약품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이 부사장이 영진약품으로 자리를 옮긴 후 처음으로 한 일은 2개월 동안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분석과 영진약품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진단하는 작업이었다. 그가 분석한 자료는 제약전문가들도 말문이 막힐 정도로 제약업계와 영진약품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을 정도였다.

이 부사장은 이 같은 자료를 근거로 부도 이후 침체된 영진 맨들을 깊은 잠에서 깨어나도록 각성시키고 있다.

이 부사장은 정상 궤도에 있는 회사 보다는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영진약품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며 모든 능력을 마지막으로 쏟아 붇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과감한 개혁 추진

영진약품은 비교적 강성 노조로 알려졌는데 이 부사장은 자신이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합리적으로 대화하고 개선을 시도함으로써 많은 문제점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영진약품은 제품별, 부서별, 지점별, 영업사원별로 매출액과 판촉비 등을 일일이 조사해 생산성을 평가하고 이를 근거로 비효율적인 팀은 채찍을 가하는 반면 효율적인 팀과 직원에게는 인센티브 등 당근을 제공하는 정책을 전격 도입했다.

즉 영업사원을 1인당 생산성에 따라 A, B, C 등 3등급으로 분류해 A등급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생산성이 낮은 C등급은 경고 등 과감한 개선을 주문했다. 이러한 인센티브제가 초기에는 많은 반발에 부딛쳤으나 이제 서서히 정착되고 있다.

이 부사장은 또 영진약품의 제품구조가 항생제와 주사제 등 의약분업시대에 매력이 적은 품목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일단 기존의 제품 중 육성할 가치가 있는 품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화에 의한 효율화를 도모하겠다는 것.

더욱이 이 부사장은 영업부 본사 및 지점 전체 직원들 모두에게 서신을 보내고 이에 대한 답장을 육필로 작성ㆍ보고토록 함으로써 개인별 능력을 평가하기도 했다.

상사에게 보고하는 답장 하나 제대로 작성할 수 없는 직원은 의사들을 결코 감동시킬 수 없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지론이다.

이와 함께 조직을 세분화 집중화해 사무소를 쪼개고 유능한 과장을 소장으로 경쟁시키고 있다. 연공서열에 의해 자동적으로 승진시키고 시간이 지나면 연봉이 인상될 것으로 믿어왔던 계층에게 위기의식과 경쟁심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훈련 덕분인지 월별 실적이 50억 미만이던 영진약품이 현재와 같은 제약경기 부진 속에서도 지난 10월에는 월 매출 60억원을 달성하는 등 연말까지 약 8백억원대의 가시적인 매출실적을 무난히 달성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영진약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타 제약사들은 분업 이후 잘 나가는 새단을 타고 가는데 영진약품은 고장 난 차를 밀고 가는 상황”이라며 전 사원의 각성과 철저한 전문성으로 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머리와 가슴으로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영업현장을 직접 뛰는 적극성

이 부사장의 신조는 “내가 알아야 직원들을 통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일부 제약사 임원이나 CEO가 현장을 거의 돌지 않고 탁상공론에 입각해 정책을 수립하고 제약사의 직접적인 고객인 의사나 도매상 대표들도 만나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자세로는 전체 조직을 효율적으로 총괄할 수 없다”고 충고한다.

술이나 골프 접대 등으로 더 이상 매출을 유지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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