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희 씨 수영 모습

[팜뉴스=최선재 기자]  ‘그날’은 하나뿐인 동생의 생일이었다. 오빠는 동생과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외식을 했다. 하지만 동생의 행복한 모습을 본 것은 그날이 마지막이었다. 사흘 전 화이자 백신을 맞은 동생은 이튿날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났다. 사인은 심근염이었다. 

동생이 사망한 이후 어머니는 순찰차를 타고 경찰 조사를 받았다. 병원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동생 시신은 그날 밤 코로나19 검사를 이유로 영안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격리 병동에서 무더운 여름날을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병원은 15년 전 완치 판정을 받은 과거력을 동생의 기저질환으로 둔갑시켜 보건소에 이상반응 신고를 했다. 조작된 서류는 질병청에 그대로 올라갔다. 오빠는 가까스로 거짓을 바로잡았지만 수난은 계속됐다.

사연의 장본인은 동생 이슬희(30) 선수와 오빠 이시원 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결국 화이자 백신에 의한 심근염 유발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 씨는 27일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질병청이 인과관계를 부정한 것. 본지가 ZOOM과 온라인 긴급 인터뷰를 통해 남매의 사연을 전한다. 

팜뉴스와의 줌 인터뷰에서 이시원 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슬희 씨가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된 계기는

제 동생은 지난 10년 동안 장애인 수영 선수로 활약을 해왔다. 지적장애가 조금 있었지만 전국체전을 포함해서 100여 회 정도 수상할 정도로 실력 있고 건강한 선수였다. 10월에 열리는 전국 체전 준비를 위해 동생은 미리 백신을 맞고 싶어했다. 백신을 맞으면 한동안 훈련을 못하고 많은 선수들이 모여 감염 우려가 있었다. 자율접종대상자로 7월 29일 접종한 이유다. 

# 백신 접종 이후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첫 날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근육통과 약간의 미열이 있었다. 하지만 면역 형성 과정으로 생각했고 해열제를 복용하니까 괜찮아졌다. 둘째 날인 7월 30일 동생은 약간의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느꼈다. 근육통과 미열도 호소했지만 꾸준히 지속되진 않았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열이 좀 나는 것 같아”라고 얘기했지만 그래도 심한 수준은 아니었다. 

사망 전날은 이슬희 씨의 생일이었다.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

# 백신 접종 이후 셋째날(7월 31일) 가족이 이슬희 씨의 생일을 맞아 주말에 외식을 했다고 들었다. 그 때 동생 상태는 어땠나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제가 외식 장소 CCTV 영상을 찾았는데 그 영상을 보면 동생이 즐겁게 얘기하면서 식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외식 이후에 산책도 했다. 다만 그날 어머니에게 동생이 “나 가슴이 뜨거운 것 같아”라고 얘기했는데 ‘괜찮냐’라고 물어보니 “괜찮아”라고 대답했다. 

# 사망 전후의 상황을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생일 다음날인 8월 1일 오후 5시경, 어머니가 퇴근했다. 집에 있던 동생은 “엄마, 나 배고파, 라면 끓여 먹을래”라고 해서 라면을 먹었다. 그 이후 어머니는 샤워를 위해 화장실로 들어갔고 동생은 “나 어지러워서 좀 누워있을게”라면서 방으로 들어가서 핸드폰을 켰다. 약 30분 후에 어머니가 동생을 깨우러 갔지만 그때 동생은 이미 의식이 없었다. 

# 사망 상태였나. 사망 당시 모습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저는 그때 집에 없었다. 어머니 증언에 따르면 동생은 발견됐을 당시 소변이 배출된 채로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고 한다. 맥박은 있었지만 숨을 쉬지 않았고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어서 어머니는 119 신고를 하고 동시에 바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구급차가 도착했고 응급실로 실려 가서 동생은 혈액, CT 등 각종 검사를 진행했다. 

# 어머니에게 동생 소식을 듣고 응급실로 향할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운전대를 잡았는데 시야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물이 나왔다. 응급실에 도착했는데 동생은 이미 검사를 마치고 CPR(심폐소생술) 기계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응급실 의사는 9시쯤 “더 이상 진행해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동생이 사망한 것이다. 그때는 현실감이 많이 없었다. 바로 전날이 생일이어서 같이 음식을 먹고 생일 선물을 줬는데 얼마나 황당했겠나. 그 전날까지 멀쩡하게 있었는데...

가족사진. 이슬희 씨가 어머니 옆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 의사 소견이 궁금하다. 처음부터 백신 부작용을 의심했나 

응급실 의사에게 제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받은 지 3일이 지났다”고 얘기했을 당시 의사가 검사 결과지를 보면서 “심장 관련 수치가 정상 범주를 넘어선 것이 너무 많다. 백신을 접종했다면 부작용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 저희 가족이 백신 부작용을 처음 인지했다. 담당 의사는 관할 보건소에 이상 반응 신고를 했다. 진단명은 원인 미상으로 인한 심정지였다. 

# 이상반응 신고가 이뤄진 이후 형사들이 찾아와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들었다

병원이 보건소에 이상반응 신고를 하면서 경찰도 불렀다. 한 시간 정도 있다가 형사들이 찾아와서 “타살 가능성이 있다”며 어머니에게 조서를 써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당시 충격으로 정신이 없는 상황이어서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사망했기 때문에 독살 등 외부요인에 대해서 경찰 쪽에서 의심을 한 것 같다. 

# 백신 부작용으로 동생이 사망했는데 경찰이 가족을 의심했다는 뜻인가

어머니는 이모와 함께 경찰차를 타고 경찰서로 향했다. 저는 동생 옆에 있었는데 당황해서 크게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너무 화가 났다. 동생이 사망했는데 갑자기 조서를 쓰라고 했다. 누가 이해를 하겠나. 어머니는 조서 쓸 때 “동생은 보험이 뭐가 있나”라는 질문도 받았다. 1시간 반 동안 조서를 쓰고 병원으로 돌아왔다. 

# 장례식 절차를 겪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는 없었나 

동생이 바로 영안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음성이 나오기 전까지 영안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시체팩에 쌓여 코로나19 격리병동에 방치됐다. 8월의 무더운 여름날이어서 더욱 슬펐다. 다음날 오전 9시 반에 음성 결과가 나왔고 그제서야 동생은 영안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 보건소 연락은 언제 왔나 

동생이 영안실에 안치된 이후 바로 연락이 왔다. 보건소 관계자는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슬희님 오빠 되시나요. 혹시 이슬이님 혹시 평소에 아픈 것 있으셨나요”라고 물으면서 “기록을 보니까 뇌질환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저는 “완치 판정을 받은지 15년 이상 지났고 약도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특별한 게 없다”고 대답했지만 느낌이 이상했다.

이 씨가 각종 대회를 쓸면서 따낸 메달. 그의 주종목은 자유형이었다.

# 병원 측이 이슬희 씨를 기저 질환자로 몰았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있다는데

보건소 전화를 끊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제 동생은 1995년도에 뇌전증을 앓았지만 17년 전에 완치됐다. 하지만 병원 측 이상 반응 신고서를 나중에 확인해보니 기저질환란 옆에 ‘뇌질환’이라고 희미하게 쓰여 있었다. 과거력을 슬쩍 기저질환으로 명시한 것이다. 응급센터 기록지에는 뇌전증이 과거력으로 쓰여있었다. 병원이 알면서도 보건소 신고 과정에서 기저질환으로 몰아간 것이다.

그 서류가 보건소로 향했고 순천시, 전남도청, 질병청에 그대로 접수됐다. 병원이 멀쩡한 사람을 기저질환자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 화가 나서 병원을 찾아가 “과거력과 기저질환은 엄연히 다르다. 알면서도 왜 기저질환이라고 보고했느냐”고 따졌더니 병원 관계자는 아무 말도 못했다. 결국 동생의 뇌전증은 기저질환에서 삭제됐다. 

# 부검 결과는 무엇이라고 나왔나 

8월 3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동생 시신을 인수해서 부검을 3시간 정도 시행했다. 당시 부검의는 비공식적으로 “심장이 육안으로 봐도 변색된 부분이 보인다”며 “이는 심근염 증상 중 하나다. 백신과의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정밀 검사를 추가로 진행했고 두달 후 제가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통해 결과지를 받았다. 

이슬희씨의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9월 13일 “심장 절개 시 심실 근육 단면 일부에서 변색을 보고, 조직검사에서 미만성 염증세포의 침윤, 간질의 섬유화, 심근섬유의 배열 이상, 국소적 심근세포의 괴사 등을 보는바, 심근염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생각된다”고 결론 내렸다. 

국과수 부검 감정서 일부 캡처 

부검의는 최종적으로 사인을 “심근염과 관련하여 사망했을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음(참고사항 참조)"라고 결론내렸다. 참고사항란은 “본 건에서 부검 소견만으로 심근염의 원인을 단정하여 말하기 어려우나, 변사자가 백신 접종 후 비교적 단기간 내에 사망했고 화이자 백신의 경우 부작용 일부로 심근염이 보고됐다. 백신 접종과 변사자 사망의 연관성을 고려해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과수가 화이자 백신이 일으킨 심근염에 의해 이슬희 씨가 사망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 

# 국과수가 이렇게 결론을 내렸는데도 최근 질병청이 인과성을 부정했다고 들었다 

어제(27일) 질병청이 제 동생 사례에 대해 4-1(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려움) 판정을 내렸다. 이는 국과수 부검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소식을 듣고 정말 화가 많이 났다. 동생의 심근염이 백신 때문이 아니라는 의학적, 자연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질병청이 근거도 없이 인과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라고 결론을 내렸다. 부검 감정 결과보다 더욱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 지난 인터뷰 당시 “질병청이 인과성을 인정해주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 결국 인과성 인정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질병청이 희망의 불씨를 아예 꺼버린 것이다. 백신 회사에서도 인정한 부작용마저 무시할 정도로 인과성을 인정해주기 어려운 이유를 모르겠다. 국과수 부검 감정서에서도 화이자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언급했다. 어머니도 이 소식을 듣고 아무말 없이 우셨다. 질병청에 올라가서 따지고 싶다. 어떤 근거로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말이다. 국과수 의견이 송두리째 무시됐다.

정말 멀쩡한 제 동생이었는데 인과관계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앞으로 누가 인정을 받겠나. 심근염 외에 다른 사망원인이 없다.  심근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식약처도 인정한 백신 부작용이다. 질병청도 그 사실을 아는데 이를 부정한 것은 황당무계한 일이다. 의료비 1000만원을 지원하면서 국가는 해줄 만큼 해줬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백신 때문에 그런 게 아닌 것 같은데, 불쌍하니까 몇 푼이라도 줄게”와 무엇이 다른가.

메달을 들고 기뻐하는 이슬희 선수 

# 동생에게 수영이 얼마나 소중했나 

동생은 대회에서 웬만하면 수상을 했다. 메달을 따고 오면 집을 폴짝 폴짝 뛰면서 좋아했다. 하루에 2시간씩 훈련을 하고 스스로 체중 관리를 하면서 근력을 유지할 정도로 건강했다. 기본적으로 심폐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직업이 수영선수다. 장애가 있었지만 평범한 여자 선수와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심장에 문제가 생겨 사망했는데 백신 부작용이 맞다. 

# 동생이 사망한 이후 2달의 시간이 흘렀다. 얼마나 그리운가  

동생이 사망하고 나서 동생 흔적을 최대한 지우려고 노력했다. 사진도 지웠는데 집 안에 동생 손이 안 닿은 곳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저희 어머니는 “괜찮다. 슬희를 애간장 녹이면서 키웠지만 다른 부모보다 훨씬 많이 노력했다. 그렇기 때문에 껌딱지가 떨어져 나간 느낌이다”고 하셨지만 저는 오히려 그 말씀을 들으면서 너무 슬펐다. 

하루에도 수차례 감정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예전부터 했던 말이 있다. “저는 가족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가족을 위해 그 어떤 것도 희생할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 저와 엄마, 여동생 이렇게 세 가족이었는데 여동생을 잃었으니 이제는 악 밖에 안 남았다. 가족을 위해 사는 사람이 가족을 잃었다, 앞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 어떤 동기부여가 되겠나.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장례식장 모습 

팜뉴스는 백신 부작용 피해 사례를 연속 보도하면서 사망자의 영정 사진을 꾸준히 공개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백신 접종의 시대에서 이들의 피해를 낱낱이 기록하기 위해서다. 

한편 이 씨 가족은 인과성 부정 소식을 27일 유선 전화를 통해 확인했다. 팜뉴스 취재진은 이날 질병청에 국과수 의견을 뒤집고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를 물었다. 향후 질병청과 국과수 입장을 담아 후속 보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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