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9돌 특집Ⅱ]선택 아닌 필수 ‘오픈 이노베이션’
오픈 이노베이션 통한 신약개발 추세와 전망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 

다국적제약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하나의 기업에서 연구부터 판매까지 수행하는 FIPCO(Fu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 모형에서 대학, 바이오테크기업, 제약기업 등이 가상적으로 통합된 VIPCO(Virtually Integrated Pharmaceutical Company) 오픈 이노베이션 모형으로 급격하게 변화했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 전략, Open Innovation)의 개념은 버클리 대학 교수인 Henry Chesbrough가 2003년 ‘Open Innovation :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ng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라는 제목의 책에서 용어와 개념을 정리해 발표한 이후 많은 기업과 R&D 기관들이 채택하면서 전 세계적인 R&D 방법론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자체 R&D 역량과 성과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R&D 결과물 및 지식자산을 활용하거나 자신의 지식자산을 적극적으로 아웃소싱하거나 다른 기업을 통해 사업화하면서 혁신과 수익을 창출하는 개방형 협력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한 과제협력의 방식을 넘어 파트너와 지식정보, R&D, IP, 사업의 위험과 기회, 수익을 공유하는 것이며 수익을 나누더라도 전체 파이와 시장을 더 키우면 된다는 인식에 기초해 다양한 협력 유형과 채널을 만들어가게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발전해 조직적 오픈 이노베이션(Systematic Open Innovation) 개념으로, 연구소가 사업부서의 아이디어를 승화시키고 기술적인 관점에서 기업 성장엔진을 찾아내는 비전 주도형 R&D로 진화하고 있다.

다국적제약기업의 신약개발 분업 구조

다국적제약기업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외부에서도 받아들이고 동시에 개발된 기술을 외부로 내보내는 오픈 이노베이션 체제가 보편화 되고 있다.

다국적제약기업의 신약개발 분업 구조의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연구개발비의 20~40%를 신약개발 후발국의 제약기업, 바이오테크기업과 상업화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의 연구개발 제휴에 사용하고 있다.

연구의 초기단계부터 기업과 밀착해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학교로서는 안정적인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기업으로서는 연구의 성과물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상용화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15년 동안 혁신신약개발과제의 과반 수 이상이 20억~100억 달러 매출규모의 스타트업기업(mid-tier biotech company)이나 대학의 연구에서 도출되고 있다.

다국적제약기업은 스타트업기업과의 협력 및 공동연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오고 있다. 이는 위험부담이 높은 초기단계 약물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스타트업기업의 활성화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화학-바이오기술 신약의 라이센싱 비율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바이오-화학기술에 대한 정보의 연결 활용이 신약개발의 성공과 직결되고 있으며 바이오테크기업은 자체 파이프라인에 합성신약 개발을 확대하는 반면에 다국적제약기업은 바이오신약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타깃 프로덕트 프로화일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외부 기술과 기술보유기관들과의 시공을 초월한 실시간 상생협력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실행을 통해서 혁신생산성 극대화와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조정능력의 실행이 신약개발 전략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유전자 정보, 바이오마커, e-Health 등을 통해 개개인의 의료요구나 건강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개인별 맞춤의료가 (Personalized medicine) 더 많은 소비자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의 산학 협력은 연구 개발의 효율성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산학 협력을 통한 신약 개발은 초기단계 신약탐색(early-stage drug discovery)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다국적제약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의 경쟁력을 갖춘 파트너와의 오픈 이노베이션 협력 사례를 살펴보면 사노피의 경우에 외부 연구소에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시험을 맡기고 있고, 병원과 협력을 하고 있다.

한미약품으로부터 수조 원의 기술도입을 한 것은 유명한 일화가 되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신규분야에 대한 Open Lab 설치에 투자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전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서 최고수준의 과학자들과 협업하고 있다. 화이자는 Academic Medical Centers와 글로벌 파트너쉽 구축 및 Research Unit 을 제공하고 있다. AstraZeneca는 2006년에 academia와 산학협력에 대한 271건의 계약을 체결 했으나 2010년도에는 두 배 이상인 594건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내 제약기업의 국내·외 기술협력 현황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의 ‘2015 한국제약산업연구개발백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주요 연구개발중심 제약기업 35개사의 최근 3년간 국내 협력기관과의 기술협력 분포를 분석한 결과 대학이 전체 422건 가운데 195건(46.2%)으로 나타나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고 있어 대학과의 협력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유형별로는 공동연구가 총 360건(85.3%)을 차지하면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라이센싱/기술이전(58건, 13.7%), 기술투자(4건, 0.9%) 순으로 조사됐고, 공동연구와 라이센싱/기술이전 형태의 협력은 주로 대학과 기업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 유형에 따른 최근 3년간 국내 협력활동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과 중견기업, 벤처기업은 공동연구 및 라이센싱/기술이전 형태의 협력활동에 비중을 두고 있었으며, 중소기업은 공동연구 형태의 협력활동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연구개발 중심 제약기업 가운데 22개사의 최근 3년간의 해외 기술협력 현황을 살펴보면 해외 33개국 기업, 대학, 벤처기업, 연구기관 등과 총 158건의 협력 활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협력기관과의 기술협력 분포를 분석한 결과 기업이 전체 158건 가운데 100건(63.3%)으로 나타나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내고 있어 기업과의 협력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기관과의 연구개발 협력유형을 분석한 결과 공동연구가 총 91건(57.6%)을 차지하면서 가장 큰 비중을 나타내고 있었으며, 뒤를 이어 라이센싱/기술이전(67건, 42.4%)으로 조사됐고, M&A와 기술투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 형태의 협력은 주로 기업, 연구기관과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라이센싱/기술이전 형태의 협력은 대다수 기업에 집중되고 있었다.

향후 희망하는 해외 기술협력유형을 분석한 결과 주로 공동연구와 위탁연구를 위해 기업과 연구기관을 파트너로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라이센싱/기술이전은 주로 대학과의 파트너쉽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에도 대학과는 기술투자, 생산, 마케팅 제휴 부문에서의 협력수요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요 연구개발중심 제약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라이센싱-아웃 희망 품목을 분석한 결과 41개 회신기업 가운데 총 30개사가 202개 품목(기업당 평균 6.7개)에 대해 라이센싱-아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라이센싱-아웃 희망 품목 가운데 신약이 총 100개로 49.5%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개량신약 85개(42.1%), 바이오베터/바이오시밀러 17개(8.4%) 순으로 나타났다. 신약의 경우 총 100개의 글로벌 라이센싱-아웃 희망 품목 중 화합물신약이 57개(57.0%), 바이오신약이 29개(29.0%), 천연물신약이 14개(14.0%)로 나타났다.

결 론

국내외 신약연구개발 활동 추세를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주요 혁신 형 제약기업 및 바이오테크기업, 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대학, 연구기관의 개발 역량, 우수한 인적자원을 활용해 해외 신약개발을 추진 중인 다국적제약기업들의 요구에 상응할 수 있는 신약개발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모델이 지속적으로 창출된다면 우리나라 제약기업의 다국적제약기업으로의 조기 성장 가능성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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