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약가일괄인하로 2012년 제약산업은 많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예상에는 업계 안팎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그 정도에 있어 생존에 위협적이라는 제약업계와 충격이 크겠지만 견딜 만 할 것이라는 외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이 신수종사업으로 제약바이오산업과 의료서비스산업을 선정하고 투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헬스케어 3.0’ 등 새로운 보건의료산업의 전망에 대한 보고서도 냈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진영 수석연구원을 만나 향후 제약산업의 전망을 들어보았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진영 수석연구원은 2012년 국내 제약업계 전망을 매우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2012년 국내 제약업계는 매우 좋지 않다”며 “IMS코리아는 2012년 국내 제약업계 가 -7%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연평균 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전문약은 약가인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약 매출을 높이거나 주력품목을 변경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라는 그는 “국내 제약사들이 살아남고 글로벌제약사로 가려면 특화된 경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나 노바티스 등도 리치버스터나 미니버스터를 육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심순환계 등에 10억 달러 매출 규모로 집중하는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
최 연구원은 “국내 제약사들도 포트폴리오를 이런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일례로 녹십자는 바이오의약품과 백신에 주력하고 특히 암과 결핵 등의 예방백신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동아제약은 스티렌 같은 천연물신약으로 소화계로 가야하며 천연물신약사업단과 같은 협력체계를 통한 연구개발은 매우 좋은 접근이라는 평가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국내 제약사들이 신수종사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일반약과 제형, R&D 생산성 향상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특히 바이오시밀러에 관심이 높다.
이제는 케미컬제품으론 어렵다는 것. 이미 많은 케미컬제품이 나와 있고 항암표적치료제 같은 특수 분야를 제외하고는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미래유망사업의 추세는 소비자의 요구에 기반 해 건강하고 오래 사는 신산업분야라는 전망이다.
세계시장 진출해야 살아남는다
최 수석연구원은 약가인하에서 생존하려면 일본의 경우처럼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도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만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가 글로벌 시장정보 제공, 재정지원, 컨설팅 등을 실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력과 자금이 부족한 중소제약사는 어려움이 크다는 것.
재미한인과학자들과 국내 제약사를 연결하거나 R&D 세제지원 확대 등으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신약을 개발하게 해야 한다.
제너릭 생산과 수출이 활발한 인도의 경우, 생산비가 낮고 자체 시장이 크며 영어권으로 미국과 소통이 쉽다는 특징이 있어 국내 제약산업이 롤 모델로 삼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인도제약 산업조차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기도 하는 등 여건이 좋지 않아 최근에는 주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제약사가 미국에 진출해도 1~3위 정도의 제약사만 약가를 보장받는 현실이라는 것.
“제약산업은 지식집약사업으로 세계제약시장은 2015년까지 연 5.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최 수석연구원은 “중국과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특히 경제성장과 고령화로 중국과 러시아의 제약시장은 빠르게 팽창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2차 5개년 계획을 통해 글로벌 신약 10품목과 제너릭 30품목을 포함한 400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2008년 ‘1000인 계획’을 세워 미국 등에서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성과를 나타낼 것이라는 그의 설명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세계시장 진출은 이제 개척하는 수준으로 임상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LG생활과학의 서방형 제제, 한미약품과 동아제약의 임상시험,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등이 그 예라는 것.
국내 제약업계, 네트워크·M&A로 보완
최 수석연구원은 “국내 제약사들의 한계를 네트워크로 보완하면 상승효과가 있다”며 협업체계를 강조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에는 규모가 작아 협업개발체계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제언이다.
새로운 헬스케어 흐름을 파악하고 네트워크협력체계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 국내사뿐만 아니라 외국업체들과의 연계도 이러한 관점에서 추진하면 상승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이 최 수석연구원의 주장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또 약가일괄인하로 경쟁력 있는 회사만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약가일괄인하에 적응 못하는 회사는 M&A로 흡수되고 자금이 풍부한 회사는 펀드나 3자 우회 인수 등을 통해 M&A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국계제약사도 국내 중견 제약사에 대한 M&A에 적극 나서 생산기반과 유통망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정책다변화로 신약개발 등 다양한 지원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리베이트 위주 영업에 구조조정을 초래한다는 전망이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해 범부처 전주기신약개발사업은 좋은 접근이라는 평가다. 정부가 단독개발을 지원하고 협력개발체계도 지원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획일적인 정책 접근 보다 신약 개발을 포함해 제너릭, 바이오시밀러 등 다양한 정책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도 식약청과 보건산업진흥원 등을 통해 법률 정비와 상담 등을 M&A 활성화를 지원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우수한 인재를 국내 제약사와 연결하고 R&D관련 세제 지원 확대와 자금 확보 지원을 통해 연구개발 생태계를 마련해야한다는 제언이다.
미국처럼 민간과 공공이 펀드를 함께 만들고 민간차원의 펀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 R&D와 생산을 분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최 수석연구원은 국내 제너릭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한미FTA도 국내제약사에 신약개발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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