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약업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리베이트 쌍벌제. 저가구매 인센티브제, 일반의약품 비급여 전환, 기등재의약품목록정비 사업 등 각종 제도변화를 앞에 약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오는 11월 대란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제약사는 물론 영업사원들이 민감해진 상태이다. 더욱이 영업사원들이 개인적으로 지급한 리베이트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되자 회사 차원에서 처리해주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나 보건복지부에 신고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제약사 영업사원이 의사 골프 접대를 위해 의사를 픽업 해 골프장으로 가는 도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휴일까지 포기하고 처방확대를 위해 의사들의 비위를 맞추어 주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지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리베이트 척결 등 투명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대변혁기에 접어들은 제약영업이 안정적으로 연착륙하기 까지 많은 갈등과 부작용 속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달라진 환경에 영업사원 이중고

제약사 영업사원은 영업사원대로, 경영진은 경영진대로 너무 힘들어서 앞으로 어떻게 영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리베이트와 약가가 연계되면서 제약업계를 대상으로 리베이트와 세무조사 등으로 이어졌고 4월에 새로운 공정경쟁규약 발효에 이어 오는 11월 28일 쌍벌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약업계가 지난 수개월 동안 정말로 숨 가쁘게 제도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우왕좌왕했다. 이러한 상황은 시작에 불과할 뿐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공정경쟁규약이 쌍벌죄와 연계돼 현행 보다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제약사 차원에서는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불법 리베이트 척결이라는 기본원칙에 변화가 없는 한 영업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지난 13일 리베이트 단속계획 발표 석상에서 보건복지부 노길상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리베이트 소급적용과 관련 "소급적용하지 않겠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며 "실정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은 현재도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복지부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불법을 색출해 낼 수 있다는 의미라서 제약사들은 복지부의 말 한마디도 여러 각도에서 해석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몇몇 제약회사에서는 영업사원의 퇴직을 방해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한 중견 제약회사의 A씨는 퇴사키로 결정하고 약을 반품처리하기 위해 공장으로 보냈는데 출하 당시 로트번호와 반품약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약을 다시 되돌려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A씨는 회사 측에서 약을 받아 주지 않아 할 수 없이 법원에 공탁을 해 둔 상태라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출하 때 로트번호와 반품할 로트번호가 맞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보통 차용분 등을 정리하면서 로트번호가 다른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대부분의 회사는 퇴사자에 한해서는 이를 묵인하고 반품처리해 주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배려마저 실종하고 있다.

또 다른 제약사의 경우 개인이 의사들에게 선지급 한 리베이트에 대해 회사 측으로부터 지급을 거절하거나 차일피일 지급을 미루고 있어 신용불량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모 제약사 부산 지점장의 경우는 아예 대놓고 회사원를 상대로 협박을 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같이 영업사원들이 달라진 환경에서 자신들에게 닥치는 문제점을 어떤 방식으로 타개해야할지가 새로운 고민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휴일도 반납해야 하는 현실

이같이 영업사원들의 고충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외자계제약사 영업사원이 의사를 픽업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대부분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주말이나 휴일에 거래처 의사 골프 접대 시에 새벽부터 의사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픽업, 골프장까지 운전하는 것은 일반화된 관행이며 의사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족이나 친척의 대형 승용차까지 빌려 동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골프장 픽업뿐만 아니라 평일에서 의사들이 근무 도중이나 퇴근에 약속이 있을 경우 영업사원이 약속 장소까지 자신의 차량으로 모셔가는 경우도 일반화된 현상이다. 의사뿐만 아니라 병원에 근무하는 약국장 및 약제부장까지 제약사 영업사원들을 운전기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근무시간 이외에도 밤 늦은 시간은 물론 휴일까지 근무의 연속으로 만성 피로에 시달리면서 각종 사고위험에 노출된 상태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관련 제약사측은 경찰조사가 마무리되면 사망한 영업사원에 대한 보상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영업사원이 휴일에 사망했지만 의사 접대라는 업무의 연속성 상에서 이루어진 행위인 만큼 회사차원에서 성의 있는 보상이 필요하다. 휴일도 반납하고 자사 제품 처방을 늘리기 위해 뛰고 있는 영업사원들의 비애를 회사가 외면한다면 아무도 열심히 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긍정적 제약영업환경으로 변화 기대

제약사 영업담당자들은 현재 약업계를 둘러싼 한파를 잘 극복하면 앞으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회사 차원에서는 변화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 및 영업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담당자의 임기응변에만 기대고 있어 영업사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한 S사의 11년차 영업사원은 “정책이나 시장상황은 매년 급속도로 변해왔고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에도 어려운 환경에서 영업을 해 왔듯이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의 17년차 부장 역시 “쌍벌죄 등 리베이트 문제는 정치적으로도 풀어야 할 문제기 때문에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그 안에는 절망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희망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H제약사 수도권 팀장은 “기존의 제도나 관행이 바뀌어 새 제도가 도입되는 과도기에 불안요소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새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영업도 그에 걸맞는 형태로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저가구매인센티브도 리베이트의 일종으로서 단지 양성화했다는 것의 차이일 뿐 리베이트는 존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H제약사 차장은 “천지가 개벽해 리베이트가 100% 근절되는 날이 온다면 기존 제약영업직 자체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며 “의약품의 임상적 효능 효과에 대한 전문 브리핑을 학술, PM담당직원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영업 형태만 존재하게 되고 주문, 배송, 결제는 IT기술과 전자금융상거래로서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라지는 환경에서 영업사원들의 감원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들어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이러한 불안감 때문에 이직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종합병원 등의 의사들은 각종 임상논문 자료를 구글 등을 통해 찾거나 찾지 못할 경우 그 제약사에 연락해 담당자에게 논문을 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는 의사들이 의약품 채택에 있어 ‘evidence’를 가장 중시한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으로 앞으로 투명한 유통환경에서는 적당한 영업력이 아닌 실제 임상 데이터를 가지고 의사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전체 제약업계가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냉엄한 환경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이같은 과도기를 제도만 탓하고 방치한다면 2-3년 후의 미래조차 보장받을 수 없다. 로컬 제약사들이 외자계제약사들 보다 제품력이 취약해도 나름대로 특화하고 과학적인 임상자료를 확보해 마케팅 및 영업을 전개하면서 제너릭 제품이라도 품질면에서 오리지널에 뒤지지 않는다는 신뢰감을 의사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제약업계가 8월 초 본격적인 휴가철을 마치고 새로운 각오로 하반기 영업에 임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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