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도 약사회 내부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 참석해 현황 파악에 나서는 등 이번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동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약사회는 이번 심야응급약국 사업의 성공적인 정착을 통해 약국의 대국민 접근성을 강화,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 문제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사업의 주체가 돼야하는 하는 일선 약국들로 하여금 심야약국을 운영할 만한 동기부여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약사회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 및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심야응급약국 사업 실시에 앞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사항을 짚어보고 이 사업에 대한 일선 약국들의 반응과 함께 현재 일부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심야약국의 현황을 통한 현실적인 문제점 등을 진단해 본다.
7월부터 전국 50개 심야응급약국 운영
심야응급약국 사업은 지난 2일 열린 제5차 전국약사대회에서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언급한 바 있는 의약품 구입에 따른 국민 불편 해소와 일맥상통한다.
전재희 장관은 이날 “약사회가 자체적으로 당번약국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심야 시간대에 의약품을 구입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저지를 위해서는 약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부처나 시민단체 등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의약품 약국 외 판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번약국 운영 이외에 지역 내에서 고정적으로 운영되는 심야약국이 필요하다는 점에 약사회도 공감을 표하고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
심야응급약국 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국민불편해소 T/F팀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구본호 수석기획정책단장은 대구시약사회장 재직 당시 대구시에서 심야에만 운영을 하는 심야약국을 설치한 바 있다.
구본호 T/F팀장은 “대구에서 운영되고 있는 심야약국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며 “응급환자의 경우 꽤 멀리에서도 약을 사러 오는 등 현재도 꾸준히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지만 한 군데의 약국만으로는 시민들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좀 더 많은 약국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약사회는 오는 7월부터 전국적으로 약 50곳의 약국을 선정,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서울에서는 각 구에 1개소를 설치키로 결정해 25개의 약국이 운영될 예정이며 경기도 10곳, 지방에 위치한 시도에서 각각 15곳 등 전국적으로 약 50곳의 약국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지난 24일 대약은 전국 시도약사회장 회의를 열고 심야응급약국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는 한편, 해당 사업의 취지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회원들에게 적극 독려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지역사회 적극적 협조 및 재정적 지원 관건
이번 사업의 성패는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에 달려 있다. 심야응급약국의 지정과 운영이 지역약사회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하고 독려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약사회는 현재 각 지역약사회를 대상으로 심야응급약국을 운영할 약국에 대한 접수를 받고 있으며 늦어도 6월 초에는 운영 약국을 확정,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수립하고 7월부터 이를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없고 일정 수익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무조건 희생을 강요하는 듯 한 인상을 주어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이 사업에 동참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모 지역약사회장은 “일단 비교적 야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심야응급약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전적인 지원방안이 어려운 상황이라서 회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심야응급약국 운영을 독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심야에도 운영한다고 해도 매출이 오른다고 보장할 수 없고 오히려 인건비나 운영비 등으로 인해 손해를 감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사업에 참여를 요청하는 데 애로점이 많다”고 말했다.
지방의 모 약사회장은 “심야응급약국의 사업취지는 공감하지만 재정적 및 제도적인 지원 없이는 성공적인 정착이 불가능하다”며 “별도의 재정적인 지원이 없다면 일정 비용을 회원들이 부담하는 식으로 운영이 될 텐데 제대로 협조가 이뤄질 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고정적 매출 기대 어려워 재정적 지원 필요
현재 서울시 강남구에는 야간 유동인구가 많은 논현동 인근에서 24시간 약국을 운영하는 곳이 3곳 있다.
하지만 이들의 경우 심야시간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라서 매출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타 지역에서는 이렇듯 고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또한 심야시간대에도 국민들이 불편함 없이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와 부합하려면 되도록 주택가 인근 동네약국이 심야약국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재정적인 지원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구 심야약국의 경우 회원들이 회비와는 별도로 보조금을 내 재정에 도움을 주고 있는 등 약국 운영만으로는 경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 구조상으로는 손해를 보는 상황이지만 대구시약사회 회원들이 지원하는 회비 외에 별도의 지원비를 내고 있어 유지되고 있다.
이렇듯 사실상 재정적인 지원 없이는 심야약국 운영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향후 약사회에서 이를 어떤 식으로 끌고 나갈 것인지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국민여론 잠재울 실질적 혜택은?
이번 심야응급약국 사업을 통해 야간에도 쉽게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국민여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인구 밀집도 등을 고려, 접근성을 감안한 위치 선정을 통해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약국 수만 살펴보면 접근성이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며 의약분업 영향에 의해 의료기관 근처에 위치한 약국들이 많기 때문에 지방이나 의료기관과 다소 떨어져 있는 곳에서는 의약품 구입이 어렵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번 사업에서도 지방의 경우에는 국민들의 불편을 크게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해당 사업이 국민들에게는 자칫 생색내기 사업으로 보일 수 있다는 비판여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시범사업임을 감안한다 해도 전국 2만여 개 약국 가운데 50곳이라는 숫자는 지나치게 낮은 비율이기 때문에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한편 약사회는 일단 시범사업에서 국민들의 이용 현황 등에 대한 평가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향후 개선점을 보완해 더욱 많은 숫자로 확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시범사업 실시를 통해 실질적으로 심야약국이 필요한 위치에 대한 분석이나 시간대별 유동인구 등을 고려한 약국 지정 등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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