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약품그룹 현수환 회장은 지난 9월 25일 한국의약품도매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9월로 쥴릭파마코리와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10월 1일부터는 외자계제약사와 직거래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날 현수환 회장은 지난 10여 년 간 쥴릭파마와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 불공정한 환경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동원약품그룹 8개 계열사는 쥴릭과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외자계제약사들과 직거래하겠다고 밝혔다.
의약분업 이후 도매업소의 기본은 제품의 구색을 확보하는 데 있고 더욱이 외자계제약사 처방약을 구비하지 못하면 약국유통을 포기하는 것과 같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다.
때문에 백제약품그룹을 제외한 국내 도매업체들이 그동안 쥴릭파마의 불공정한 거래조건 속에서도 거래관계를 유지해 왔던 것.
그런데 동원약품그룹이 한국도매가 모든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외자사와 직거래를 하지 못하고 쥴릭파마를 통해 공급받아야하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정식으로 도전장을 냈다.
동원약품은 쥴릭과의 거래 중단으로 일시적인 약국 매출 감소 등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이 같이 결정한 것이다.
현 회장은 사명감을 갖고 외자계 제약사들에게 동원과 파트너십 구축을 호소해 나갈 방침이며 전임직원이 최고의 도매를 만들기 위해 합심하면 이번 위기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 이한우 회장도 동원약품그룹의 이 같은 결정을 적극 지지하면서 이는 특정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도매업계의 공동 과제로 외자계제약사들이 로컬 도매와도 공정한 거래를 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외자계제약사를 직접 찾아가 직거래를 요청하기도 했다.
집요한 방해 작전에도 절반의 성공
동원약품그룹이 탈쥴릭을 선언하고 직거래를 요청하자 대다수 외자계제약사들이 본사 핑계를 들면서 시간 끌기 작전에 들어갔다.
일부 외자계제약사들은 동원이 탈쥴릭을 선언하기 이전부터 직거래 의사를 밝혀왔음에도 정작 직거래를 요청하자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본사 차원에서 결정이 되지 않았다’, ‘절차를 밟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등의 이유를 제기했지만 쥴릭이 외자계제약사 본사에 모종의 실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무성히 제기됐다.
도매업계에서는 물증은 없지만 쥴릭이 동원약품그룹의 외자계제약사 직거래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외자계제약사 관계자들도 동남아시장에서 쥴릭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는 쥴릭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10월 중순 들어 화이자제약과 한국MSD가 동원약품과 직거래계약을 체결하고 의약품을 공급키로 했지만 여전히 나머지 외자계제약사들은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하자 병원협회, 약사회 등 의약단체에서 외자계제약사에 의약품 공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쥴릭 독점공급에 따른 폐단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나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가 나서 외자계제약사들과 면담을 갖는 등 우여곡절 속에 2개월이 경과했다.
현재 대부분 외자계제약사들은 어쩔 수 없이 동원약품그룹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8개 계열사 중 일부 업체만 계약을 체결하고 의약품 공급량을 조절하는 등의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진도 쥴릭에서 받을 때보다 낮다는 것. 외자사들이 공급하지 않으면 불공정거래에 해당되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동원약품그룹이 힘들게 탈쥴릭의 물고를 튼 만큼 2010년에는 쥴릭과 재계약을 앞둔 전체 도매업계가 어떠한 변화된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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