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학교육 6년제가 지난 2006년 1월 13일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공포에 의해 ‘2+4체제’의 학제로 확정된 이래 약학교육 입문, 교육과정 및 제도개선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약학대학 전공 교수 및 관련 전문가들의 많은 논의와 협의 끝에 각 대학이 요구하는 선수과목과 약학대학입문시험(PEET) 과목 및 배점이 확정되었으며 약학교육의 핵심전공과목 안이 제시되었다.
제시된 안에 따르면 필수교육과정은 총 이수시간이 1,600시간으로 되어있으며 세부적으로는 생명약학 (25%), 산업약학 (22%), 약물과학(18%), 임상약학(21%), 보건사회약학(14%) 등의 총 5개 영역으로 나뉘었다.
필수실무실습은 지역약국(320시간), 병원약국(480시간), 제약(120시간), 의약품행정(40시간) 등으로 나누어 실시하고, 심화실무실습은 임상트랙, 제약트랙, 연구트랙으로 나누어 그 중 하나의 트랙을 선택, 총 16주(640시간)동안 실습하도록 하였다.
위와 같은 기본 틀 속에서 산업약학(의약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는 의약품의 반응과 유기합성법, 의약품의 제조방법, 의약품의 제제화, 의약품의 물리적 특성, 의약품 제조관리, 의약품 품질관리, 의약품 개발 및 의약산업에 관한 지식 내용을 다루는 것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마련되어 있다.
아울러 제약산업 실무실습에서는 공통 과정과 선택 심화과정을 이수하도록 하였다. 이들 교육과정은 주로 제약산업으로 진출하는 약사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며, 학-박사과정의 연계를 강화, 대학원 진학을 통해 우수연구인력을 배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개편되는 학제와 대학별 특성화 전략 속에서 제약산업과 미래 신약개발을 선도할 우수 인재가 양성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 제도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제약산업 우수인력 진출 위해 대폭 증원 필요
첫째, 6년제 졸업 약사의 배출 규모가 대폭 증대되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국민을 위하여 헌신하고 세심하게 배려해야 하는 것이 기본자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국민의 건강권 확보 및 삶의 질 향상에 있어 의약품산업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높다.
국민 스스로가 건강과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신약과 개량신약이 연구ㆍ개발되고 고품질 의약품의 제조공급과 효과적이고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신약개발은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고부가가치 수출산업이기도 하다. 제약산업의 미래를 선도할 인재양성에 기업주는 물론 정부 당국에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가까운 싱가포르, 중국, 인도에 뒤지지 않는 국제인 양성을 위해 어학교육 또한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이며, 젊은이들에게 건전한 윤리의식과 패기, 그리고 기업가정신이 함양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적 배려가 필요하다.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약산업의 연구개발, 제조ㆍ품질관리, 조제 및 복약지도를 담당할 약사를 위시한 전문인력이 현재로도 태부족이라는 사실이다.
무려 27년 전 약학대학의 정원이 동결된 이래 현재는 그나마도 규모가 줄어들어 현재 정원은 1,203명에 머물고 있다.
또한 2013-2014년도에 걸쳐 2년 동안은 2009년과 2010년의 신입생 모집이 중단됨에 따라 약 2,800명 정도의 정규 약사 배출이 중단될 예정이다. 일본은 매년 약 13,000명 이상의 약대생이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이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약학대학 6년제 학제개편과 더불어 제약산업, 병원, 약국, 공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약사인력의 기근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약학대학 정원이 대폭적으로 증대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약사의 직역 분포에 따르면 약국에 77.5%, 의료기관에 8.1%, 제약회사에 12.3%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 상황에서 제약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의료기관 또한 필요로 하는 적정 약사 인력의 40%만으로 고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 졸업자 중 취업자의 85.6%가 조제업무 등에 근무하고 있으므로 2년간의 약사배출 공백기를 거쳐 6년제 약사가 배출되는 2015년에 가면 약사 기근현상은 의료 환경을 위협할 수준의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취업약사의 대다수(95%이상)가 약국이나 의료기관의 조제실 약사로 근무한다고 하여도 기본 보건의료 업무가 정상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더욱이 졸업생들의 연령대가 높아져 제약산업이나 연구분야로 진출하는 숫자는 극히 적어질 것이며 이들의 대학원 진학 비율 또한 매우 비관적일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6년제 교육을 통하여 제약과 연구분야로 우수인력을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공급이 담보돼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연구인력 양성이라는 명제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현재 1,400명 정도의 규모로 약사가 배출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는 2015년부터는 최소 2,000명 이상은 배출이 되어야 제약분야나 연구분야의 직능을 선호하는 취업자의 수도 증가될 것이며 비로소 기업 간 그리고 국가 간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의약계열로 전환 고급 교수인력 양성 체계
둘째, 약학교육을 위한 고급 교수인력이 증강되어야 한다.
6년제 교육과정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각 교육목적에 맞는 맞춤 교수인력이 보강될 필요가 있다. 특히 임상약학과 제약 분야의 강의와 공통 및 심화실무실습과정을 담당할 수 있는 적격의 교수나 지도약사의 수가 현재 매우 열악하므로 신규임용이나 양성 체계를 조속히 갖추어야 한다.
현재 약학은 자연계열에 속하여 교수 정족수는 대부분 학생 20명 당 교수 1인의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6년제로 학제가 전환되기 때문에 학생의 개별지도나 소수 그룹지도 형태의 실무실습이 많아 필연적으로 전임교수와 지도약사의 수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약학대학이 속해 있는 자연계열에서 의약계열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교원 수의 증대에 따른 대학 설비와 운영비의 증대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으며 현재 30-40명에 불과한 입학정원으로는 이를 충당하기에 역부족이므로, 대학별 입학 정원이 최소 80명 수준으로 확보될 필요가 있다.
제약연구 장학금ㆍ병역특례제도 적극 수용
셋째, 교육과 연구를 위한 양질의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6년제로 개편된 약학대학은 약사양성목표를 우수약무(Good Pharmacy Practice) 수행능력을 갖춘 약사 양성에 두고 있다. 그러나 개편되는 교육 내용은 약무수행인력과 그 밖에 제약산업 인력 및 대학원 진학을 통한 연구 인력을 양성해야 하는 소위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교육 시스템이다.
따라서 대학은 기초약학 연구를 적극 지원함과 동시에 대학 내외의 실무실습을 강화하도록 제반 시설과 연구 지원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교육과 연구 인프라는 교과부의 약학대학 정원 조정정책과 연계한다면 효과적으로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학-박사학위 연계과정 등과 같은 제도의 도입을 통해 정부와 대학이 제도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장려하고 학위자의 다양한 군복무 제도 등을 도입하며, 제약산업체는 제약연구 장학금의 기금 조성과 병역특례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 수혜자가 제약기업 등의 신약이나 신제품개발 부문에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토록 하는 다양한 제도들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제약산업육성및지원에관한특별법안’의 입법화를 통하여 법적인 차원에서도 제약연구개발의 활성화와 제약강국의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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