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이 이 제품의 안전성 및 허가사항 등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여드름이 있는 여성을 위한 피임약으로서 피임에 여드름까지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이 제품은 여드름 치료만을 위해 쓰이며, 방법에 맞춰 사용할 경우 피임 효과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일반 소비자들이 제대로 인식할 수 없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이같이 소비자들이 이 약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었던 것은 제약사의 마케팅전략과 허가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그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 등 8개 시민단체는 최근 외국에서는 여드름 치료제(전문의약품)인 이 제품이 우리나라 등 일부 국가에서만 피임약(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그 효능군을 여드름치료제(전문의약품)로 변경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외국에서의 간, 혈전증 등의 부작용사례와 그로 인한 안전성 조치를 인용해 쉐링 측의 부작용 은폐와 부당 마케팅 행위(과대광고 포함) 및 식약청의 부실한 허가체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식약청은 이 제품의 허가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피임 단독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명시했다고 해명했다. 쉐링 역시 부작용에 대해 은폐한 바 없으며 문제가 된 부작용도 이미 제품의 사용설명서에 명시됐고 광고 역시 제약협회의 의약품사전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면서 시민단체의 지적을 반박했다.
식약청, 쉐링 모두 법적으로는 잘못한 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약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이 제품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국여성에만 안전한 약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시민단체의 문제제기 이후에야 식약청과 쉐링 측은 허가사항을 조정하고 이 문제와 관련 해외사례 등을 조사하겠다는 뒤늦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을 둘러싼 문제제기가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봄으로써 무엇이 문제였는지 진단해 본다.
과연 안전한 약물인가?
‘다이안느 35’가 우리나라에서는 출시된 지 7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역사는 25년을 넘었다. 이 약은 피임에 여드름치료까지 한 번에 된다는 ‘No Baby, No Acne'를 모토로 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에서 판매됐다.
하지만 현재 유럽 및 말레이시아에서는 심각한 여드름 치료제로만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제품 자체가 승인된 적이 없으며 캐나다에서는 여드름 이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간독성
유럽에서 처음에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곳은 독일이다. 피임을 목적으로 이 제품을 장기복용 하던 여성이 간암으로 사망한 것이 계기가 됐다. 독일 측은 안전성 검토 결과, 이 제품과 간암과의 확실한 연관성을 찾지 못 했지만 실험실 및 동물 실험에서 이 제품의 주성분인 cyproterone을 장기간 복용하면 간에 유독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2002년 ‘Mutation Research'에 발표된 논문인 ‘Are some progestins genotoxic liver carcinogens?'에 따르면, cyproterone 사용자 중 간암 사례가 8건 보고됐는데 5건은 사춘기 조숙증 치료를 위해 고용량 사용한 어린이 및 청소년에서, 2건은 전립선암 치료를 받던 남성에서, 나머지 한 건은 다이안느 35사용자에서 발생했다.
▶VTE(정맥혈전색전증)
최근에 간독성 및 간암 위험보다 주목을 받고 있는 부작용으로 주로 다리에 혈전이 발생하며 혈전이 폐로 이동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부작용은 주로 피임약으로 쓰이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복합제에서 나타나는 희귀증상이지만 해로운 부작용이다.
하지만 다른 피임약에 비해 다이안느 35에서 VTE 위험이 더욱 높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됐으며 영국에서는 10대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국, 호주, 뉴질랜드 및 캐나다에서는 이 위험에 대한 안전성 권고를 발표한 바 있다.
영국의 안전성 서한에 인용된 영국 임상연구 데이터베이스(GPRD)를 통한 사례-대조연구에 따르면 다이안느35(영국 제품명 Dianette) 복용자(24,401명)에서 2세대 경구피임약(levonorgestrel함유 저용량 에스트로겐 제제) 복용자(7만 5천명) 보다 VTE위험이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우리나라에선 OTC 피임약인가?
일단 우리나라에서 경구용 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됐다. 미국, 유럽, 캐나다 등은 경구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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