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FTA 협상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협상이 미국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4차 협상에 앞선 사전협상에서 미국이 새로운 협상 요구사항들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주장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또한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언급한 내용들 역시, 우리 측이 수세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그간의 협상 상황을 점검해보고, 우리 정부의 현 상황을 진단해 보았다.
의약품분야 FTA 협상은 각각 2번에 걸친 공식 협상과 비공식 사전협상을 거치면서, 현재는 양국 간의 입장이 비교적 명확해진 상태다. 한ㆍ미 양국은 서로간의 입장 파악에 주력했던 앞선 협상을 바탕으로, 4차 협상에서부터는 본격적인 기브 앤 테이크(Give&Take)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국은 최종 양허案 마련을 위한 본 게임에 돌입, 내년 초까지 협상 타결을 위한 실질적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보건복지부가 FTA 협상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이전과는 많이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복지부는 최초 1차 협상에서 미국 측의 협상 결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포지티브 리스트 시행을 밀어붙이는 등 과감한 전략을 선보였으나, 최근 들어 수세에 몰린 듯한 모습을 보여 업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적극적 공세서 소극적 방어로 전환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3일 진행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우리 정부는) 축구로 따지면 수비수이고, 최대한 방어하다 기회를 보고 역습을 노려야 하는 처지”라며 한ㆍ미 FTA 의약품분야 협상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는 이날 오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의 지적에 대한 답변으로, 현재 한ㆍ미 FTA 의약품분야 협상에서 복지부의 입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 싱가포르 사전협상 이전 1, 2차 협상 時 우리 측 협상단은 포지티브 리스트 시행과 관련, 미국 측에 대해 타협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싱가포르 협상에서 미국이 포지티브 연내 시행을 받아들이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은 포지티브 연내 시행 수용과 함께, 16개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우리 측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
물론 복지부는 이에 대해 ‘미국과 포지티브 연내 시행 합의 도출’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고 주장했고, 미국이 요구한 16개 사항 역시 4~5개 사항으로 압축할 수 있어 양적인 측면에서는 우려할 바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복지부가 주장하는 당시의 성과들에 대한 평가를 차치하고서라도, 최근 유시민 장관의 입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과거 복지부의 주장과는 매우 상반된 뉘앙스를 띄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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