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평가시스템’ 필요

‘자본조달ㆍ수익모델’ 개발 급선무

신약 개발 창업정신 퇴색…수익원 확보연연

진흥원, ‘기술성ㆍ사업성 평사’ 진행예정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최건섭 벤처지원팀장


흔히 ‘BT’를 ‘IT’에 이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산업이라고 말한다. 특히 ‘황우석 사태’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국내 바이오산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의 현황 및 문제점을 진단해 보고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의 향후 발전 전망에 대한 의견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최건섭 벤처지원팀장에게 들어봤다.

현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내 벤처지원팀이 하고 있는 업무는 크게 3가지이다.

우선 벤처지원팀은 코스닥에 등록을 희망하는 바이오벤처기업들에 대한 예비심사를 맡고 있다. 바이오벤처기업들에 대한 평가를 통해 각각 등급을 매기고, 이를 코스닥 등록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토록 지원한다. 다음으로는 국민연금, 산업은행 캐피탈 등에 의해 조성된 400억원 가량의 펀드를 바탕으로 유망 바이오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유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흥원 자체 사업인 ‘기술성ㆍ사업성 평가 사업’이 있다. 이는 그간 수시로 해왔던 바이오벤처기업의 기술성 및 사업성에 대한 평가를 정례화 시킨 것이다.

‘자본조달ㆍ수익모델’이 문제

국내 바이오벤처들을 점검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최건섭 벤처지원팀장은 국내 바이오벤처기업들을 통해 ‘희망적인’ 모습 보다는 ‘안타까운’ 모습을 더욱 많이 보고 있다고 말한다.

최 팀장은 “무엇보다도 자본금의 문제가 가장 크다”며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기술개발에 성공해도 자본조달 문제로 앞길이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현재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의 현황을 간명하게 표현했다.

최 팀장에 따르면, 현재 바이오벤처기업이 겪고 있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압축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자본’의 문제이긴 하지만, 구분해서 생각해본다면 ‘R&D 자금 조달’의 문제와 ‘시장 진출 및 안정화된 비즈니스 모델 창출’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최 팀장은 “현재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요구하는 R&D 자금 조달은 제품화까지는 엄두도 못내고 전임상 혹은 임상단계까지의 비용을 말 한다”며 “대부분 바이오벤처기업의 CEO들이 이공계 출신이어서 자금 조달과 관련한 인맥도 적은데다, 경영에 대한 마인드도 부족해 시장 진출ㆍ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팀장은 “구체적인 수익모델 창출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바이오산업 특성상 장기간의 연구개발 및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자본력이 취약한 벤처기업으로서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술개발-제품화 연계의 ‘악순환’

현재 바이오벤처기업들은 크게 두 가지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라이선싱 아웃을 통한 수익구조 창출이다. 대부분의 국내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이러한 형태로 수익구조를 창출하고 있다. 둘째로는 연구개발한 기술을 실제 제품화로까지 밀고나가는 경우인데,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공 모델이 없어 국내 유망 제약사들이나 대기업들이 참여를 꺼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바이오벤처기업이 전 세계를 상대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연구한 기술을 제품화하기 위해선 자본 조달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며 “하지만 마땅한 성공 모델이 없어 투자자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이러한 투자 기피로 자본이 부족해 기술을 제품화하지 못해 다시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벤처창업자들은 정보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점을 드러내기 때문에 최초 ‘아이템’ 선정 작업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최 팀장은 “벤처기업들이 연구 중인 기술 중 이미 개발된 기술로 판명되는 경우도 많고 어떤 기술의 경우는 외국에서 제품화까지 진전된 것으로 판명되기도 한다”며 “이는 정보력 부족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지만, 단순히 ‘아이템’ 혹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벤처를 해보겠다고 뛰어들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 팀장은 자금 조달 문제 등 바이오벤처기업들의 재무 기반이 취약하다보니, 당초 목표했던 ‘벤처’ 정신이 퇴색되는 경향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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