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국내 출생아 수가 2014년 43만 명에서 최근 20만 명대로 급감하면서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위기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OECD 국가 최저 수준인 0.7명이다. 여성 1명당 평생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 저출산 '꼴찌'의 나라다.
난임 치료가 국가 인구 정책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며, 작년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 중인 FSH(난포자극호르몬)와 LH(황체형성호르몬) 복합 단일제제 중요성이 커졌다. 임신 성공률을 높이면서도 더 건강한 난자를 만드는 치료 전략이 되고 있다.
국내 난임 치료 권위자인 이희준 강남차병원 난임센터 교수는 13일 한국머크 퍼틸리티 아카데미에서 "FSH 제제와 LH 제제를 함께 썼을 때 임신 성공률을 높이면서도 더 건강한 난자를 만들 수 있다"며 현재 가장 효과적인 난임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난임 지원 확대는 최근 출생아 수 반등의 한 요인일 것"이라면서 "체외수정(IVF) 시술 성공률을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은 여성의 나이이며, 40대가 넘으면 임신 성공률 10%를 넘기기가 어렵고 출생률은 이보다 훨씬 낮다"고 밝혔다.
강남차병원 난임 센터를 찾는 환자의 75% 이상이 35세 이상으로 난소 기능이 떨어져 난포 자극 반응이 저하되는 난소저반응(LOR) 현상을 겪는다. LOR 현상이 있는 고령 환자의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체외수정을 통한 과배란 유도(COS) 과정에서 난포 성숙이 중요하다.
FSH와 LH 병용요법을 할 경우 더 건강하며 많은 난자를 만들 수 있다. FSH+LH 병용은 여성의 정상 생리 주기를 따라 난자를 성숙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이 교수는 "FSH 단독요법도 효과가 있지만 LH 제제를 추가하는 경우 임신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LH 제제를 함께 쓰는 경우가 90% 이상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LH 치료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 임신 성공률을 높인 다수의 연구를 제시했다. 2001년 발표된 논문에선 FSH 단독요법과 LH 제제를 병용한 그룹의 임신율을 평가한 결과, 각각 5.9%와 50%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2005년 논문에서도 FSH 단독 요법의 누적 임신율은 22%인 반면 LH를 함께 사용했을 때 32.5%라는 높은 수치를 보였다. 2004년 논문도 배아 이식당 임신율에서 FSH 저반응을 보인 환자에서 24.4%였지만, LH를 추가한 경우 54%라는 훨씬 높은 임신율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FSH+LH 복합 제제로 출시된 의약품은 한국머크 과배란 유도제 퍼고베리스(폴리트로핀알파/루트로핀알파)가 유일하다. 작년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본인부담 30%로 쓸 수 있다.
이 교수는 "퍼고베리스는 FSH+LH를 한 번에 투여할 수 있는 유일한 단일제제로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며 "급여 적용 이후 환자 부담이 낮아지면서 폭 넓게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체 체외시술의 31.9%가 배아 생성에 실패하는 상황에서 퍼고베리스 같은 약제가 기대받는 것은 효과가 있어서다. 중증도-중증 LOR 환자에서 FSH 단독 투여군 4569명과 LH 병용군 5218명을 분석한 결과, 중등도 환자에서 LH 병용군의 임신 성공률은 14.3%(단독군 11.3%), 중증 환자는 9.8%(단독군 4.4%)로 개선 효과가 확실했다.
이 교수는 "임신에서 핵심은 여성의 난자이다. 난자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진 경우 세포 분열이 잘 되지 못한다"며 "난자를 많이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난자를 확보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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