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창고형 대형약국의 확산이 약사의 전문성 약화와 의약품 오남용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최근 오픈한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약국'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 판매를 넘어 약사의 상담과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약국을 '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는 까닭이다.
최근 약사 사회에서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라 불리는 대형 약국들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거세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을 일괄 제공하는 방식이 편의성을 높인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약사의 전문성을 훼손하고 약국을 단순 판매처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이 거세다.
더 나아가 약사와의 충분한 상담 없이 의약품이 무분별하게 판매된다면, 자칫 국민들의 의약품 오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서울 강남에 문을 연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약국(OPTIMA WELLNESS MUSEUM, 이하 OWM 약국)'은 차별화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약사의 전문성과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을 전면에 내세운 '도심형 체험·큐레이션 약국'이라는 점에서 기존 대형 약국과는 궤를 달리하는 까닭이다.
OWM 약국은 40여 년 전통의 약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옵티마'가 '라이프스타일프로젝트'와 합병 이후 선보인 첫 플래그십 모델이다.
옵티마는 지난 1982년 설립 이래 축적된 연구·개발, 유통 역량에 마케팅 콘텐츠를 결합해 차별화된 약국 운영을 이어왔으며, 이번에는 약국을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를 담았다.
이번에 새롭게 오픈한 OWM 약국은 서울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웰니스 소비 트렌드가 활발한 지역에 자리 잡았다. 지상과 지하 총 2개 층에 140평 규모로 조성됐으며, 1층에는 다빈도 질환 관련 제품과 상담 큐레이션 존이, 지하층은 체험·측정·맞춤형 상담 존이 마련됐다.
매장 전체에는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더마 화장품 등 3000여 종의 제품이 비치돼 있으나 단순 진열이 아닌 약사가 카테고리별로 선별·추천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특히 AI 기반 소분 시스템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건강 루틴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객은 반드시 약사의 상담을 거쳐 제품을 구매하게 되며, 심화 상담은 별도의 공간에서 전문적으로 이뤄진다.
흥미로운 점은 OWM 약국의 차별화된 공간 운영 방식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산업디자인 전문회사 조스리 스튜디오가 참여해 '양생(養生)'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 디자인을 적용했다.
'아프지 않아도 찾을 수 있는 건강의 둥지'를 모티브로, 복잡한 창고형 구조 대신 차분한 환경 속에서 소비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고 안심하며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했다.
또한 사일런트 요가, 필라테스, 러닝 프로그램 등 다양한 웰니스 클래스를 제공하고, 계절·테마별 팝업 이벤트를 운영해 약국을 넘어선 새로운 문화·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안한다. 방문 이후에도 멤버십 시스템을 통해 꾸준한 관리와 소통을 이어가 고객과의 신뢰를 강화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제약업계에서 이어지는 '약국 정체성'에 대한 해답도 제시한다.
OWM 약국 손정민 대표약사는 "약사는 WHO가 정의하듯 단순히 약을 건네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종합해 최적의 복약 방법을 안내하는 전문가이자 건강 촉진자"라며 "그간 약국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차 보건기관으로서 단순 판매처가 아닌 지역사회의 건강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약국의 진정한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과거 동네약국은 사랑방처럼 누구나 들러 대화를 나누고 건강 고민을 나누던 공간이었다"라며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조제 중심으로 약국이 변하면서 이러한 역할이 약화됐다. 젊은 세대에게 약국 방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병원 진료 이후 조제를 위해 방문한다고 답한다. 이런 현실에서 약국의 카테고리가 계속 축소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산발적으로 등장한 초대형 '창고형 약국'을 언급하며 약사의 본질을 강조했다.
손 대표약사는 "창고형 약국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마치 마트를 쇼핑하듯 약을 카트에 쓸어 담아 대량으로 사들이는 행태가 생겨났다"라며 "하지만 약은 생필품과 다르게 오남용 우려가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상담이며, 흘러 넘치는 정보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돕는 것이 약사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초개인화 시대에 맞는 '맞춤형 건강 서비스'에 대한 부분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은 초개인화 시대다. 누구나 동일하게 필요한 영양제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건강 상담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라며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린 이후가 아니라 예방 차원의 건강 관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는 새로운 약국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 큐레이션 형태의 체험형 약국 제안을 받았을 때 흔쾌히 수락했던 이유"라며 "그간 제가 생각했던 약국의 방향과 일치했으며 무엇보다 단순 조제를 넘어, 소비자와 소통하며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건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라이프스타일프로젝트 김상민 부대표는 "OWM 약국은 단순 구매 공간이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건강을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웰니스 여정의 출발점"이라며 "헬스·뷰티·약국 운영을 아우르는 강점을 살려 한국 약국 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지키면서도 필요로 하는 지역에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손 대표약사는 "약국은 본래 약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역 사회 건강을 책임지는 공간이다. OWM 약국은 이 본질을 지키면서도 현대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소비자와 함께 성장하며 계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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