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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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우정민 기자] 치명적인 약제 내성균(Antimicrobial Resistance, AMR)으로 인한 감염 확산과 사망이 증가하면서, 일본 내 항균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풀형 인센티브(Pull Incentives)’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제품 판매량과 무관하게 일정한 보상을 제공해 제약사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일본제약공업협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에서 AMR로 약 114만 명이 사망했고, 2050년에는 822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제시됐다. 일본 내에서도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플루오로퀴놀론 내성 대장균(FQREC) 등에 의한 사망자 수가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AMR 감염은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고령자, 기저질환자에게 중증 위험을 높이며, 치료가 어려워질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WHO와 G7 정상회의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해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으며, 일본 정부도 2016년과 2023년에 AMR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2022년에는 항균제를 특정 중요 물자로 지정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항균제 시장은 1989년 9,656억 엔에서 2018년 2,195억 엔으로 줄었고, 신규 항균제 승인 건수도 1990년대 27건에서 2010년대 11건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17건, 영국은 11건이 승인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 수익성 저하와 시장 축소는 제약사들의 항균제 분야 철수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신약이 도입되지 않거나 늦게 승인되는 ‘드럭 로스(Drug Loss)’와 ‘드럭 래그(Drug Lag)’ 문제가 심화됐다. 사용량이 제한된 항균제의 특성상 제품 출시 이후의 수익성이 낮다는 점도 기업의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서는 항균제 승인 시 일정 보상을 제공하는 '제조 판매 승인 취득 보상 부여 지정 제도(Market Entry Reward, MER)'를 제시했다. MER은 사용량과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을 제약사에 지급해 수익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영국의 정기 정액 구매 모델(Subscription Model, SM)과 유사한 방식인 MER은, 일본 GDP 비중에 따라 항균제 1개당 MER에 약 2.16억 달러(324억 엔), SM에는 4.22억 달러(633억 엔)를 부담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투자 대비 효과도 크다. MER 시행 시 10년간 편익은 비용의 6배, 30년간은 28배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으며, 30년간 18개 항균제를 개발해 27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약 1.3조 엔(89.2억 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일본은 이미 SM 유사 제도를 운영 중이나, 연구개발 촉진 효과가 더 큰 MER이 현 상황에 보다 적합하다는 평가다.

AMR 대응은 보건의료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인식된다. 제약산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MER을 포함한 풀형 인센티브 제도에 대한 정책적 검토와 실행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日本製薬工業協会, 薬剤耐性菌問題に関する調査報告書, 2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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