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우정민 기자] 생후 2개월 이전부터 매일 전신에 연화제를 사용하는 것이 아토피 피부염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각지에서 진행된 CASCADE 연구에 따르면, 연화제를 사용한 영유아는 사용을 제한한 경우보다 아토피 피부염 발생 위험이 16% 낮았으며, 가족력이 없는 아이들과 반려견이 있는 가정에서 그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심각한 부작용 없이 실생활에서도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 평가되며, 조기 예방 전략으로서의 가능성이 주목된다.
아토피 피부염은 전 세계적으로 소아 건강에 큰 부담을 안기는 질환으로, 식품 알레르기나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예방이 중요하다. JAMA Dermatology에 23일 게재된 이 연구는 이러한 점에 주목해 생후 9주 이내부터 연화제를 사용하는 방식이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적인 미국 영유아 집단을 대상으로 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내 25개 지역 소아과 및 가정의학과 클리닉에서 모집된 1247쌍의 영유아-부모 그룹을 2023년까지 추적 관찰했고, 연화제 사용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생후 24개월까지의 추적 결과, 연화제 사용군의 아토피 피부염 누적 발생률은 36.1%, 대조군은 43.0%로 나타났으며(P=0.02), 다양한 진단 기준을 적용했을 때도 이 같은 경향은 유지됐다.
세부 분석에서는 가족력이 없는 아이들이나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에서 연화제의 예방 효과가 특히 컸다. 가족력이 없는 아이들의 경우 연화제 사용군은 대조군보다 발병률이 10.1%포인트 낮았고, 이는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의 차이(3.4%포인트)보다 컸다. 반려견을 기르는 가정에서는 연화제를 사용한 경우 아토피 피부염 발생률이 대조군보다 14.2%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외부 자극에 민감한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데 연화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경증 또는 중등도의 발진이었으며, 심각한 피부 관련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피부 감염률이나 식품 알레르기 발생률은 연화제 사용군에서 다소 낮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화제가 다양한 피부 질환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실생활 적용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연구 참여자의 64%는 연구 시작 전부터 이미 연화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연화제 사용이 미국 내 가정에서 일상적인 피부 관리 방식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연화제가 무상 제공됐기 때문에, 실제 보급 시 비용 효과성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
CASCADE 연구는 피부 장벽 보호가 아토피 피부염 예방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특히 가족력이 없는 아이들이나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에서 예방 효과가 크다는 점은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근거가 된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이 이후 식품 알레르기나 천식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화제 사용이 알레르기 행진을 차단하는 데 미치는 영향과 장기적인 예방 효과, 비용 대비 효율성 등을 평가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출처:Eric L. Simpson, MD, MCR et al., “Emollients to Prevent Pediatric EczemaA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Dermatology (2025). doi:10.1001/jamadermatol.2025.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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