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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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우정민 기자] 국내 자생 참당귀가 미국 생약규격집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생약의 우수성이 국제적으로 입증된 사례로, 향후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18일, 미국약전위원회(USP)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자생종 참당귀(Angelica gigas)가 미국생약규격집(Herbal Medicines Compendium, HMC)에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등재는 HMC에 한국산 생약이 포함된 첫 사례다.

HMC는 미국 내 유통되는 생약의 품질 기준을 제시하는 공식 규격서다. 이 책자에 이름을 올린다는 것은 해당 생약이 미국 내에서 의약품 원료로 유통되기 위한 품질 신뢰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특히 참당귀는 우황청심원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사용된다. 연교(Forsythia suspensa)는 은교산에 활용되는 생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국내 한약 제제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원료들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을 인정받음으로써, 한국 생약의 미국 시장 수출에 실질적인 동력을 제공하게 됐다.

이번 성과는 2012년 평가원이 USP와 체결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약 10여 년간 이어진 공동연구의 결실이다. USP는 미국약전 발간, 표준품 개발, 교육 훈련 등을 담당하는 민간 비영리기관으로, 평가원과는 의약품 규격 공동개발, 약전 수재, 전문인력 교류, 심포지엄 개최 등 다양한 협력 활동을 이어왔다. 이러한 오랜 협력이 결국 한국 고유 생약의 국제적 인정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생약 업계는 이를 글로벌 진출의 기점으로 보고 있다. 광동제약 천연물의약 R&D 센터장 김현정 박사는 “참당귀는 전통적으로 국내에서 널리 사용돼 온 자생 생약으로, 다양한 한약 제제의 핵심 원료”라며 “이번 등재가 생약 산업 전반의 활력을 불어넣고 미국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석연 평가원장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내 수출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내 생약 원료의 미국생약규격집 지속 등재를 위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자생 생약이 미국 공식 규격집에 등재된 것은 단순한 품목 등록을 넘어, 한국 생약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향후 더 많은 생약 원료들이 국제 무대에서 품질을 인정받는다면, 한국 생약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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