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우정민 기자] 고혈압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체중 감량 외 식이요법만으로 혈압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존스 홉킨스대학을 중심으로 구성된 DASH4D(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for Diabetes) 협력 연구진은 나트륨 저감과 식이 패턴 변화가 제2형 당뇨 성인의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식단 개입의 임상적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는 2021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미국 볼티모어 지역에서 진행됐으며, 제2형 당뇨 진단을 받은 성인 중 수축기 혈압이 120~159mmHg, 이완기 혈압이 100mmHg 미만인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총 102명의 참여자 가운데 85명(83.3%)이 모든 식단 주기를 완료했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66세, 여성 비율은 66%, 흑인 비율은 87%였다. 전체의 66%는 두 가지 이상의 혈압강하제를 복용 중이었다.
이번 연구는 네 단계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참여자들은 각 단계마다 서로 다른 식단을 돌아가며 섭취하도록 구성됐다. △저나트륨 DASH4D 식단 △고나트륨 DASH4D 식단 △저나트륨 일반 식단 △고나트륨 일반 식단이 그 대상이었다. DASH4D 식단은 기존 DASH 식단을 당뇨 환자에게 적합하도록 조정한 것으로, 탄수화물은 줄이고 불포화지방은 늘렸으며, 만성 신장 질환자의 고칼륨혈증 위험을 고려해 칼륨 함량도 낮췄다. 모든 식사는 연구진이 제공했고, 외부 식품 섭취는 제한했다. 체중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관리됐다.
식단별 나트륨 섭취 목표는 저나트륨군 1500mg, 고나트륨군 3700mg으로 설정됐다. 연구 결과, 저나트륨 DASH4D 식단은 고나트륨 일반 미국식 식단 대비 수축기 혈압을 평균 4.6mmHg(95% 신뢰구간: 7.2~2.0; P<.001), 이완기 혈압을 2.3mmHg(95% 신뢰구간: 3.7~0.9) 낮췄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5mmHg 감소할 경우 뇌졸중 위험이 14%, 심혈관 질환 6%, 심부전 8%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결과는 임상적으로도 의미 있는 수치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점은 혈압 개선 효과가 식단 시작 후 3주 이내에 빠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DASH4D 식단 자체보다 나트륨 저감 효과가 혈압 강하에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DASH4D 식단 내에서의 나트륨 감축은 수축기 혈압을 평균 4.8mmHg 낮추는 결과를 보였다.
식단을 끝까지 따른 참여자의 비율은 평균 96%로 높았고, 눈에 띄는 부작용은 거의 없었다. 다만 저나트륨 식단을 섭취한 일부 참여자에서 수축기 혈압이 90mmHg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고칼륨혈증(혈청 칼륨 5.5mEq/L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는 일반적인 혈압강하제 사용에서 관찰되는 부작용 수준보다 낮았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 환자, 연구진은 여러 혈압약을 함께 먹는 제2형 당뇨 환자에게 DASH4D 식단과 나트륨 섭취 제한이 혈압을 낮추는 데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음식이 곧 약’이라는 개념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새롭게 제시된 셈이다.
한편 이번 DASH4D 연구에서의 혈압 감소 수치는 과거 DASH 또는 DASH-Sodium 연구에서 보고된 결과보다는 다소 낮았다. 연구진은 그 원인으로 DASH4D 식단의 칼륨 함량이 기존 DASH 식단보다 하루 평균 400mg 낮았다는 점과 함께, 참여자들이 복용 중이던 이뇨제, GLP-1 수용체 작용제, SGLT-2 억제제 등과의 상호작용, 당뇨병 환자의 생리적 특성 등을 꼽았다.
이번 연구는 한 병원에서만 이뤄졌다는 제한이 있지만, 참여자의 80% 이상이 끝까지 참여했고 식단을 성실히 따랐으며, 신장 질환자와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고위험 환자들도 포함돼 실제 진료에 참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줬다. 특히 흑인 참여자 비율이 87%로 높아, 심혈관 합병증 위험이 높은 집단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혈압을 넘어 심혈관 및 신장 합병증을 예방하는 공중보건 차원의 효과를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루 1500mg 수준의 나트륨 섭취는 현재 식품 환경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아, 지역사회 적용을 위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뇨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식단 조절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이번 연구는 향후 의료 패러다임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는 의학 학술지 지난 9일, 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출처: Scott J. Pilla, MD, MHS et al., “Dietary Patterns, Sodium Reduction, and Blood Pressure in Type 2 Diabetes The DASH4D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Internal Medicine (2025). doi:10.1001/jamainternmed.2025.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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