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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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우정민 기자] 20대부터 급격한 노화 증상이 시작되는 희귀 유전질환 ‘베르너 증후군’, 지금껏 마땅한 치료법이 없던 이 질환에 대해 일본 치바대 연구진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비타민 B3 유도체인 니코틴아마이드 리보사이드(Nicotinamide Riboside, NR)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임상시험에서 주요 장기 기능이 동시에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성과는 세포 노화와 노화 관련 질환을 다루는 국제 의학 학술지 Aging Cell 6월호에 실렸다.

베르너 증후군은 회색 머리, 탈모, 백내장, 당뇨병 등 노년기 질환이 20대부터 빠르게 진행되는 병이다. 이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유전질환으로, 환자의 70% 이상이 치료가 어려운 피부 궤양을 겪고, 심혈관 질환이나 암으로 조기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치바대 연구팀은 베르너 증후군 환자에게서 NAD+ 수치가 낮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NAD+는 세포 에너지 생산과 DNA 복구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직접 보충은 어렵기 때문에 이를 만드는 전구체인 NR을 활용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NR과 위약을 26주씩 번갈아 복용하게 하고, 총 1년에 걸쳐 다양한 변화를 관찰했다.

임상 결과, NR을 복용한 환자들은 혈중 NAD+ 농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혈관의 탄력성을 반영하는 동맥 경직도가 완화됐고, 만성 통증과 감염 위험이 높은 피부 궤양 면적도 줄어들었다. 신장 기능의 지표인 크레아티닌 수치를 비롯한 대사 수치도 개선되면서, NR이 전반적인 장기 기능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다면적 효과가 NAD+ 결핍이라는 근본 기전에 접근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번 임상은 미국 바이오 기업 나이아젠 바이오사이언스(Niagen Bioscience)가 NR 성분과 위약을 제조해 제공하면서 이뤄졌으며, 치바대와 코펜하겐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참여해 이번 연구를 이끌었다.

치바대는 이번 연구에 대해 “동맥경화, 피부 궤양, 신장 기능 저하 등 여러 증상에 대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면서도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연구인 만큼 향후 대규모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NR은 이미 다른 임상 연구에서 만성 염증, 대사 질환, 근육 약화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베르너 증후군에 국한되지 않고, 조기 노화질환 전반이나 일반적인 노화 관련 질환 치료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 : “Trial into rare genetic disease Werner syndrome reports promising results,” Aging Cell, June 3, 2025, Chiba University & Niagen Bio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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