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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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우정민 기자] 당뇨병 치료에 흔히 쓰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가 일부 안과 질환의 발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환자가 GLP-1 RA를 복용하면,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이 생길 위험이 약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복용 기간이 길수록 위험은 더 커졌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진은 지난 5일 의학 학술지JAMA Ophthalm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GLP-1 RA를 6개월 이상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군이 복용하지 않은 환자군보다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진단 비율이 약 두 배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온타리오 지역의 66세 이상 당뇨병 환자 13만9,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편, 황반변성은 건성(dry)과 습성(wet)으로 나뉘며, 건성보다 습성 형태가 더 심각하고 빠르게 시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GLP-1 RA 복용자는 4만6,334명, 비복용자는 9만2,668명으로, 1:2 매칭 방식으로 구성됐다. 연구진은 GLP-1 RA 복용자 4만6,334명과 비복용자 9만2,668명을 1:2 비율로 짝지어 비교했다. 3년간 추적한 결과, 복용자 중 93명(0.2%), 비복용자 중 88명(0.1%)이 신생혈관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GLP-1 RA를 복용한 그룹은 복용하지 않은 그룹보다 해당 질환에 걸릴 위험이 2.21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는 더 커졌으며, 30개월 이상 복용한 경우에는 위험이 3.62배까지 높아졌다. 

나이와 뇌졸중 병력도 nAMD 발생 위험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이 있었다. 특히 고령자와 뇌졸중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이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고령자는 위험이 1.12배, 뇌졸중 병력자는 1.96배 높았다.

사용 약물 중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가 97.5%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나머지는 릭시세나타이드였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오젬픽(Ozempic), 위고비(Wegovy), 라이벨서스(Rybelsus)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연구진은 GLP-1 RA가 혈당 조절과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약물이지만, 이 약물이 저산소 상태에서 증가하는 CXCL12라는 물질의 분비를 높이고, 이로 인해 새로운 혈관이 생기는 반응이 유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이러한 연관성을 통계적으로 관찰한 것이며, 직접적인 원인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2024년 7월 3일 의학 학술지 JAMA Ophthalmology에 발표된 “Risk of Nonarteritic Anterior Ischemic Optic Neuropathy in Patients Prescribed Semaglutide”라는 논문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사람은 NAION(비동맥성 전전두 허혈성 시신경병증)에 걸릴 위험이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4배에서 최대 8배까지 높았다.

이 논문을 포함한 관련 연구들이 이어지면서,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6일 세마글루타이드의 제품 정보에 NAION을 ‘매우 드문 이상반응’으로 포함하라고 권고했다. NAION은 시신경에 혈류가 줄어들며 시야가 흐려지거나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을 수 있는 희귀 질환으로, 인구 1만 명 중 최대 1명에게 발생할 수 있다고 EMA는 설명했다. 해당 권고는 의약품사용자문위원회(CHMP)를 거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GLP-1 RA는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뿐 아니라 심혈관 및 신장 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보고된 바 있으며, 이러한 임상적 이점으로 인해 사용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안과 질환과의 연관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이에 따라, 약물의 장점과 잠재적 위험을 함께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특정 안과 질환과 GLP-1 RA 사용 간의 관련성을 보여주지만, 보다 면밀한 추가 연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장기 복용자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출처 : Reut Shor, MD et al.,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and Risk of Neovascula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JAMA Ophthalmology, Published online June 5, 2025.doi:10.1001/jamaophthalmol.2025.1455

Hathaway JT, etal., “Risk of Nonarteritic Anterior Ischemic Optic Neuropathy in Patients Prescribed Semaglutide”, JAMA Ophthalmology2024;142(8):732–739. Published July3,2024. doi:10.1001/jamaophthalmol.2024.2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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