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우정민 기자] 건선 치료에서 아달리무맙(adalimumab)과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병용의 효과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달리무맙은 종양괴사인자(TNF-α)를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애브비(AbbVie)가 개발했으며 제품명은 휴미라(Humira)이다. 메토트렉세이트는 엽산 대사에 관여하는 항염증성 항암제로, 다양한 제약사에서 제조되며 경구 또는 주사 형태로 사용된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피부과 연구팀은 지난 4일자 의학 학술지 JAMA Dermatology에 발표한 최신 논문에서, 두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영국에서 중등도 이상의 건선으로 진단받고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시작한 환자 1,78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이 가운데 1,553명은 아달리무맙 단독 요법을, 231명은 메토트렉세이트를 병용한 치료를 받았다. 연구진은 기존 OPTIMAP 임상시험의 틀을 바탕으로,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치료 경과를 반영하는 관찰연구 형식으로 설계를 구성했다. 핵심 지표는 치료 시작 1년 후에도 아달리무맙 투약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였다.
분석 결과, 1년 후 약물 지속률은 단독 투여군이 78.1%, 병용 투여군이 79.1%로 나타났고, 두 집단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차이 1.0%p, 95% 신뢰구간 -7.0~8.9). PASI75(건선 중증도 지수 75% 개선) 도달률 역시 단독군 52.0%, 병용군 49.4%였으며, 3년 시점에서는 각각 32.4%, 37.2%로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PASI90 도달률도 1년 차 기준으로는 각각 39.3%, 35.2%, 3년 차에서는 24.8%, 30.8%로 나타났으나 모두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부작용 발생률 역시 두 군 간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치료 1년 시점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은 단독 투여군 5.9%, 병용 투여군 7.8%였으며, 3년 시점에서도 각각 16.0%와 16.1%로 거의 동일했다. 다만 병용 투여군은 항약물항체(anti-drug antibodies) 수치가 유의하게 낮았다. 병용군의 평균 항체 수치는 120.9 AU/mL로, 단독군 244.6 AU/mL에 비해 123.7 AU/mL 낮았으며(95% 신뢰구간 -200.5~-46.9), 이는 면역원성 억제 측면에서 병용 치료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혈중 아달리무맙(adalimumab) 농도는 병용군에서 평균 6.5 μg/mL로 단독군(5.2 μg/mL)보다 높았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되지 않았다(차이 1.3 μg/mL, 95% CI -0.8~3.4).
이번 연구는 기존 OPTIMAP 무작위 임상시험이 소규모 표본으로 인해 결론 도출에 한계를 보였던 점을 보완하고자, 훨씬 많은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OPTIMAP은 당초 93명의 등록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31명만이 최종 분석에 포함되면서 통계적 신뢰도가 낮았다. 이에 반해 본 연구는 약 1,800명에 달하는 대규모 환자군을 바탕으로 이뤄져, 치료 효과와 약물 지속성에 대한 보다 신뢰도 높은 분석이 가능했다.
하지만 치료 효과나 약물 유지율에서는 메토트렉세이트 병용이 뚜렷한 이점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만 항체 생성을 줄이는 생물학적 기전 측면에서는 병용의 작용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메토트렉세이트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서 아달리무맙과 병용할 때 효과가 입증돼 널리 쓰이고 있으나, 건선에서는 같은 결과를 재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향후 메토트렉세이트의 용량을 높여(10mg 이상) 병용했을 때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거나, 아달리무맙이 아닌 다른 생물학적 제제와의 병용 효과를 검토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아달리무맙만으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메토트렉세이트를 추가하기보다는, 효과가 입증된 다른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 방법을 바꾸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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