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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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우정민 기자] 정맥 항생제로 시작한 감염 치료를 경구용 항생제로 전환해 마무리하는 이른바 ‘스텝다운 치료’에서,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계열 항생제의 임상적 타당성이 새롭게 확인됐다. 그간 스텝다운 전략은 페니실린(penicillin)이나 경구 투여 시 체내에서 효과가 높은 항생제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세팔로스포린 역시 치료 실패율과 안전성 측면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MAD-ID 2025 감염질환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이 연구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기존 기록을 바탕으로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에는 총 280명의 성인 환자가 참여했으며, 경구 세팔로스포린과 경구 페니실린을 각각 140명씩 투여받은 두 집단을 비교했다. (Volkmar B et al., MAD-ID Meeting, May 28–31, 2025)

주요 평가 항목은 치료 실패 여부였다. 감염 재입원, 외래 진료 중 임상적 악화, 항생제 변경 등이 포함된 이 항목에서 두 집단 모두 동일한 7.1%의 실패율을 기록했다. 사전 정의된 비열등성 기준은 10%였으며, 통계적으로도 세팔로스포린이 페니실린과 비교해 효과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외에도 항생제 관련 부작용이나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Clostridioides difficile) 감염, 30일 이내 미생물학적 실패율 등 추가 평가 항목에서도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치료 기간을 기준으로 환자를 나눈 아군 분석에서는, 10일 초과 치료 환자에서 실패율이 더 높게 나타났지만(8.2% 대 2.1%),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되지 않았다(p=0.215).

환자의 특성은 일부 차이를 보였다. 세팔로스포린을 투여받은 환자군은 여성 비율이 61.4%로 페니실린군(49.3%)보다 높았으며, 감염원의 87.9%는 요로계에서 기인했고, 요로 이상 소견도 40%에서 동반됐다. 반면 감염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비율은 페니실린군이 더 높았다(36.4% vs. 18.6%).

이번 분석은 경구 세팔로스포린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검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앞서 진행된 유사 연구들은 플루오로퀴놀론(fluoroquinolone), 설파제-트리메토프림(sulfamethoxazole-trimethoprim), 베타락탐(beta-lactam) 등 경구 복용 시 체내 흡수가 잘되고 효과가 높은 항생제들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세팔로스포린에 대한 데이터는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은 “세팔로스포린이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항생제들과 비교해 치료 성적에서 밀리지 않으며, 감염 전환 치료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가 과거 기록을 활용한 분석이라는 점, 그리고 요로 감염 비율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점은 결과 해석에 있어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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