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우정민 기자] 2026년도 수가계약을 앞두고 건강보험공단과의 협상에 나선 5개 공급자단체가 재정소위원회를 향해 “추가소요재정(밴드) 확대 없이는 협상이 무의미하다”며 입을 모았다.
의사·병원·한의·치과·약사 협상단은 지난 26일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SGR 모형의 불균형이 심화된 만큼, 올해는 30조 원에 이르는 흑자 재정을 활용해 전향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은 “지난해 의정 갈등의 여파로 SGR 지표가 왜곡됐다”며 “의원급의 상대적 불이익이 커졌고, 5개 단체가 사전 조율 없이도 한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환산지수 쪼개기’로 알려진 유형 내 차등 적용 문제도 재차 제기됐다. 박 회장은 “혈액검사와 영상의학 분야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2023년 시뮬레이션 자료를 기반으로 부작용을 설명했다”며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위해 단일 지수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병원계 역시 전공의 이탈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현장 위기를 호소했다. 대한병원협회 유인상 수가협상단장은 “올해뿐 아니라 향후 2~3년간 고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는 교육·국방과 함께 국가 핵심 인프라로 분류돼야 하며, 현재 상황은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대한한의사협회 유창길 협상단장은 “단체 간 협의 없이도 동일한 의견이 나올 정도로 올해는 밴드 확대 필요성이 분명하다”며 “한의협 내부 분석 결과, 균형적 배분을 위해선 최소 1조7천억 원의 밴드 확보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말했다.
수가협상 구조에 대한 개선 요구도 이어졌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협상단장은 “건보료 인상 여부가 정해지기도 전에 수가협상을 진행하는 현재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협상 시점을 11월로 되돌리고, 제도 발전 협의체를 통해 구조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급자단체들은 “올해 밴드 확보 실패 시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2~3년 간 공백기를 맞을 수 있다”며 “정치권과 가입자 측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건강보험공단은 같은 날 오후 2차 재정소위원회를 열었으며, 오는 30일 3차 수가협상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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