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 이충우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이충우 교수

2025년 들어 여러 놀랄만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생산, 소비 측면에서 파워 시프트가 예상되는데요, 바로 실버 세대의 부상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에게 2025년은 초고령사회의 원년입니다.

한국 사회의 전체 인구 비중에서 65세 이상의 인구가 20% 이상이라는 현상은 그저 특정 연령대의 단순한 양적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미 언론에서도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 돌봄, 여가, 의료 등의 실버산업 카테고리에서 일어나는 변화 양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뉴스의 특성상 크게 상위 자산 소득층인 어퍼 클래스(upper class)의 화려한 소비 사례, 가령 ‘은퇴 후, 뉴욕·피렌체에서 한 달 살기 인기’처럼 시대의 시선을 끌기도 하고, 한편으론 하위 자산 소득층의 노후 불안정성을 염려하며 노동, 의료, 연금 체계가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모두 실제 발생하고 있고, 특히 실버 세대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비전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boiling frog) 같은 형국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차별점(Point of Difference: POD)은 분명합니다. 바로 소득의 양극화이고, 이는 결국 소비의 패턴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죠. 실버 세대의 소득 상위 10%와 소득 중위 그리고 소득 하위 10%의 비즈니스 접근법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비즈니스 플레이어의 시장 진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어퍼 클래스를 대상으로 하는 실버 비즈니스 활동은 중견기업 이상의 수준에서 진입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대상의 사회적 특성이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면밀한 수요 조사와 전략 수립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소득 하위 10%를 대상으로 할 경우 정부와 공공기관 또는 사회적 기업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제가 무엇보다 관심을 두는 대상은 바로 소득 중위 수준의 실버층입니다. 이들은 정규분포 측면에서도 가장 큰 볼륨 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소득 상위와 하위 10%가 ’빙산의 일각‘이라면, 소득 중위 계층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빙산의 본체인 ’빙산의 근저(根底)‘ 아닐까요?

저는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유도하는가에 따라 초고령사회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실버 비즈니스에서 노쇠(frail)가 발생하기 전까지 열심히 일하면서 소득을 창출하고 일점호화(一點豪華)의 가치 소비를 하고 경제와 산업에도 선순환의 영향을 미치는 수면 아래 속 거인의 존재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들이야말로 청년기부터 형성된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노년기까지 지속, 향유하려는 전대미문의 소비계층입니다.

따라서 지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등에서 실버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고려한다면, 바로 ’빙산의 근저‘라 할 수 있는 이들을 타깃팅(targeting) 하십시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실버 세대가 지닌 코호트적 특성이 새롭게 소비 트렌드의 주류로서 반영되는 세대는 한국의 ‘엑스(X) 세대’에서 비롯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한국의 X세대는 일반적으로 1970년대 초반에서 1980년대 초반 출생자를 가리킵니다.

연구자나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적인 출생 연도 범위는 1970년에서 1984년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X세대는 1990년대에 20대를 보내며, IMF 외환위기를 경험했고, PC통신·인터넷·케이블 TV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성장한 세대입니다.

대중문화에서 “신세대”, “개인주의적”, “자기표현을 중시”하는 이미지로 생산되고 소비되었습니다. 코호트적 특성과 자산 형성 수준에서 이전 세대와 현격히 다른 만큼, 이들은 타인과 동조하기보다는 남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적인 소비를 지향합니다. 무엇보다 청소년과 대학 시절 ‘위대한 보통 사람들의 시대’를 학습하며 살아온 세대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실버 비즈니스를 미래의 블루오션으로 생각하신다면, 빙산의 일각만을 바라보지 마십시오. 빙산의 숨겨진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실버 세대에 대한 내적 요인인 동기, 개성, 자아 등에 관해 분석해 보고 숨겨진 가치 있는 정보를 발굴, 마이닝(mining)해 보려 합니다. 실버 세대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어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해 보는 시간을 기다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글. 숙명여자대학교 실버비즈니스학과 이충우 교수

* 외부 필자의 기고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