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엔허투

[팜뉴스=김민건 기자] HER2 유전자가 적게 발현된 탓에 혁신신약을 쓸 수 없었던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에서 엔허투(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적응증을 HER2 양성, HER2 저발현, HER2 초저발현까지 확대하면서 HER2 음성을 제외한 대부분 환자가 엔허투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7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이전에 1회 이상 내분비요법을 받은 HER2 초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대상으로 엔허투 사용을 승인함에 따라 HER2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 대부분이 쓸 수 있는 새로운 표준치료 옵션이 됐다.

이번 승인으로 그간 호르몬 양성(HR+) 유방암에 속했지만 HER2 음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 했던 환자 85~90%가 새로 분류돼 엔허투 치료가 가능해졌고, 면역조직화학분석 검사 0점(IHC 0점)이었던 환자 3분의 2가 HER2 저발현이나 초저발현군으로 인정돼 치료받을 수 있다.

해당 환자군은 절제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호르몬 수용체(HR) 양성, 또는 IHC 검사 점수에서 'IHC 1+ 또는 IHC 2+/ISH-'인  HER2 저발현, IHC 0점이지만 막 염색이 관찰된 HER2 초저발현인 경우다.

이전에 내분비요법을 받았거나 절제 수술 이후 내분비요법 보조요법을 한 이후 6개월 이내 질병이 재발한 환자이면 엔허투를 쓸 수 있다. 엔허투를 쓸 수 있는 환자 범위가 HER2 양성부터 발현 점수가 낮아 표적치료를 할 수 없었던 음성까지 확대된 것이다.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엔허투의 HER2 초저발현 적응증 확대 신청을 준비 중이다. 그간 치료에서 소외됐던 국내 환자들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HR 양성 환자는 1차 치료에 내분비요법을 사용한다. 이후 질병이 진행하면 항암화학요법을 하는데 이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엔허투를 사용하면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승인 근거가 된 3상 연구 DESTINY-Breast 06 연구를 보면 엔허투는 무진행 생존기간(mPFS) 중앙값 13.2개월 1년을 넘겼고, 이는 항암화학요법군(8.1개월)과 5.5개월의 격차다.

객관적 반응률(ORR)에서도 엔허투 투여군은 62.6%를 기록한 반면 항암화학요법은 34.4%로 큰 차이가 있었다.

특히 내분비요법 사용 이후에도 암이 진행한 HER2 저발현과 HER2 초저발현 환자도 항암 효과를 보여 새로운 표준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하지 않은 HER2 저발현, HER2 초발현군을 포함한 HR 양성 전이성 환자에서 엔허투 투여군은 항암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36%(위험비 0.64) 줄였다.

이 결과는 DESTINY-Breast 06 연구에서 주요 평가변수는 아니었다. 임상의 1차 평가변수는 BICR 평가에 의한 HR 양성, HER2 저발현(713명) 환자에서 PFS였다.

2차 평가변수는 HER2 저발현과 HER2 초저발현(153명)을 포함한 전체 866명 환자에서 BICR 평가에 의한 PFS, HER2 저발현 환자에서 전체생존기간(OS), 그리고 전체 환자에서 OS 데이터였다. 이 외에 ORR과 반응지속기간(DoR), 안전성 등을 2차 평가에서 확인했다.

HER2 초저발현 환자에서 치료 효과는 당초 주요 평가 지표는 아니었지만 하위 분석을 통한 탐색적 추가 분석으로 도출해 낸 결과였다. 이 자료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전에는 환자군으로 분류 조차 하지 않았던 HER2 초저발현군을 별도로 정의했으며, HER2 저발현만 표적치료를 해왔으나 초저발현군에서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확인, 표적치료가 가능해졌다.

해당 결과를 내기 위해 임상에는 전이성, 진행성 유방암 중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내분비 요법을 받은 환자가 참여했으며 이들은 질환이 진행돼 새로운 치료 옵션이 필요한 상태였다.

좀더 상세하게는 HR 양성 전이성 표준치료로 사용 중인 내분비요법+CDK4/6억제제 병용을 했으나 6개월 이내 질환이 진행하거나, 유방암 절제 수술 이후 보조요법으로 내분비요법을 했으난 2년 이내 재발한 경우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 부분이 현재 업계에서 엔허투가 HER2 발현 전이성 유방암에서 가지는 진정한 가치라고 언급하는 지점이다. 이제 HR 양성, HE2 음성 전이성 유방암으로 분류되던 약 90% 환자를 표적치료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또한, IHC 검사 0점으로 HER2 발현이 거의 없는 환자여도 많은 경우 항암 효과가 있는 치료제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HER2 발현 환자 분류 더 중요해져, 기존 환자 재분류도?

엔허투 이전까지 HER2 초저발현군은 존재하지 않았다. 치료 환자군에 대한 개념을 만든 수 있었던 것은 엔허투 개발 과정을 통해서다.

이 얘기는 HER2가 발현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가 실질적인 엔허투 치료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정확한 진단, 검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규제기관에서 승인한 진단, 검사기기를 활용해 해당 환자가 HER2 발현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다음에 더욱 세밀하게 HER2 저발현 또는 초저발현군인지 분류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기준의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치료가 없었기 때문에 기존 환자들도 재검사를 통해 HER2 초저발현군에 포함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한편,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가 후보물질 도출부터 상업화까지 전 과정을 도맡았다. 이후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임상 등 적응증 확대 R&D를 진행 중이다. 이번 적응증 확대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이이찌산쿄에 1억7500만달러(약 2500억원)의 마일스톤비를 지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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