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헬스케어 산업은 투자 심리 악화, 정부 지원 축소 등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이에 팜뉴스가 을사년(乙巳年) 신년 특집으로 ‘2025 바이오산업을 전망하다’를 주제로 각 분야 대표님들의 고견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번 특집 기고를 통해 국내 및 글로벌 제약·헬스케어 기업 대표님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조언 듣고 향후 전망과 대응방안 마련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간암 타깃의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 대표이사로서 종종 받는 질문이 왜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지, 그리고 왜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이냐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를 되물어보면 ‘새로운 모달리티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고형암 시장은 혈액암보다 개발하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듣곤 한다. 이에 데이터 기반으로 그간 답변해 온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첫째, CAR-T는 상업적 출시 이후 괄목할 만한 매출 성과를 기록했고 향후 매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CAR-T의 전세계 매출 연평균 성장률(’19-’24)은 22%로 최근 주목을 많이 받는 ADC의 27%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또한 동기간 매출 규모에 있어서도 이중항체를 앞선다. (보스턴컨설팅그룹, 2024) 앞으로도 현재까지의 성장률을 상회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로 지난 수년간 CAR-T의 성과가 혈액암 위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제는 고형암의 성장세가 그 중심이 되고 있다. CAR-T 고형암 임상은 그 증가율이 2019년을 기점으로 혈액암을 이미 앞섰다. 2019년 26%였던 고형암 임상은 2023년 전체의 44%를 차지하면서 이미 상당한 비중에 도달했다.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를 개발한 ‘CAR-T의 아버지’ 칼 준(Carl June) 펜실베니아 대학교 교수는 고형암을 CAR-T의 ‘Next Frontier’로 칭하며 “혈액암에 비해 효과적으로 타깃하기 어려웠던 고형암 환자들에게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라고 언급했다. 고형암 CAR-T의 시대가 열릴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고형암의 시장규모는 거대한 반면 다수 암종에서 아직도 전반적으로 치료율이 낮아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24개 암종별 발병환자 수는 1위부터 10위가 모두 고형암이고, 생존율이 낮은 암종 5개 역시 모두 고형암이다. 글로벌 Top 10 제약사 기준으로 고형암 중 간, 뇌, 갑상선은 블록버스터 신약이 없다. 그 중 간암의 경우 아바스틴과 티쎈트릭 병용요법이 생존기간의 유의한 개선을 보여 '20년 간세포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은 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ORR은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틸렉스가 고형암, 특히 간에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CAR-T가 극복해야 할 중요 이슈 중 하나는 안전성이다. 효과 높은 신약들이 으레 겪는 어려움인 부작용은 CAR-T도 마찬가지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신경 독성(ICANS) 등이 그 예이다. CAR-T 개발사들은 해당 문제 해결을 위해 타깃 전략의 변화, 별도의 약물 사용이나 염증관리 프로토콜 개선 등의 방법을 강구하여 지속적인 개선을 이뤄나가고 있다. 또 하나의 과제는 가격 인하다. 현재 CAR-T 개발사들이 앞다투어 추진하는 제조 기간 단축과 공정 최적화는 주목할 만한 수준으로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이는 원가경쟁력으로 이어져 구조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할 전망이다.

넷째로 CAR-T 기술의 발전 방향은 칼 준 교수가 잘 대변한다. 그는 “현재 더 나은 치료를 위한 다양한 도구들을 모아 왔고 이제는 실제 패러다임의 전환과 급속한 진전이 있는 흥미로운 시기”라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CAR-T 플랫폼은 한 가지 기술을 여러 분야에 사용하는 방식에서 진화해 ‘다양한 도구’들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여기에서 ‘플랫폼’은 여러 항원을 동시에 타깃해 암세포의 다양한 변이를 효과적으로 공격하고, 타깃에 바인딩 후 사이토카인과 같은 신호 분자 분비로 TME를 효과적으로 극복하게 하는 것과 같은 MoA 관점의 패러다임 전환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제조공정 구축 및 품질 구현까지 포괄하는 의미이다.

마지막은 중장기적으로 주목할 만한 기술 흐름인 동종유래(Allogeneic) 세포의 활용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CAR-T 생산 효율을 높이고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할 소위 ‘파괴적 혁신(Distruptive Innovation)’의 가능성을 지닌 동종유래 CAR-T의 연구개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CAR-T치료제는 다른 모달리티에 비해 상업화 역사가 짧지만 무서운 속도로 진일보하고 있다. 항체치료제는 1986년 신장이식 거부 반응 치료제 ‘OKT3’로 FDA의 첫 승인을 받은 이후 6번째 승인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13년이 걸렸다. 반면, CAR-T는 2017년 ‘킴리아’가 처음 승인된 이후 불과 6년 만에 6번째 치료제(카빅티)가 승인을 받았다.

약 40년 상업화 역사의 항체치료제에 비해 CAR-T는 그 역사가 8년에 불과하지만, 사람의 세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인체유래 치료제라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틸렉스도 고형암 CAR-T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역사의 일부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전력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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