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수미오
룬수미오

[팜뉴스=김민건 기자] "재발이 잦은 소포성 림프종은 가급적 치료 기간을 오래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제를 잘 선택해야 한다. 부작용이 없는 것도 중요하다."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이하 FL) 치료제의 중요한 조건을 이같이 말했다. 이 조건에 들어맞는 치료제를 이제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그간 소포성 림프종은 서양인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었다. 문제는 한국인에서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정확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이 이유로 추정된다. 앞으로 국내에서 FL 환자가 더 많아짐에 따라 새로 등장한 신약의 중요성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4일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FL 증가함에 따라 해당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첫 번째(first-in-class) CD20xCD3 T세포 관여 이중 특이항체 룬수미오(모수네투주맙)를 주목하고 있다. 

FL은 증상이 약하고 천천히 진행해 대부분 환자인 약 80%가 3~4기에 뒤늦게 진단된다. 서양에서는 새로 진단된 NHL 환자 20~25%가 FL이지만 국내에서는 3.4%로 발병률이 낮았다. 그러나 최근 4.8%로 증가했다. 202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국내 FL 환자는 1770명으로 2017년 885명과 비교해 2배 늘었다.

FL은 림프 조직 세포가 악성이 되는 비호지킨 림프종(Non-Hodgkin Lymphoma, NHL)의 일종으로 재발할수록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인다. 또 다른 NHL 중 하나인 재발·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이 매우 공격적인 혈액암이라면, FL은 공격성이 약하지만 보다 더 재발이 잦아 치료제 선택에 예후 개선은 물론 부작용까지도 면밀히 고려해야 할 만큼 까다롭다.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FL에서 룬수미오가 대안이 될지 모른다. 룬수미오는 백혈구 일종이자 면역세포인 T세포 표면 단백질인 CD3와 악성 B세포 표면 단백질인 CD20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 특이항체'다. T세포가 B세포를 타깃하도록 돕는 기전으로 표적 하나만 추적하는 단클론항체에 비해 특이적으로 항원 결합을 높이는 부위가 추가돼 있다. 

T세포 표면 단백질인 CD3와 악성 B세포 표면 단백질인 CD20에 동시 결합하는 룬수미오
T세포 표면 단백질인 CD3와 악성 B세포 표면 단백질인 CD20에 동시 결합하는 룬수미오

 

새로운 기전을 가진 만큼 룬수미오는 앞서 2번 이상 재발한 환자에서 완전관해율(CR) 60%, 전체반응률(ORR) 80%를 보이면서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완전관해를 통한 완치 가능성을 제시하는 신약으로 평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존 치료제가 없는 의약품'으로 인정해 2022년 11월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GIFT) 1호로 지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치료제가 없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 환자 치료 시급성을 인정한 것이다. 식약처는 이듬해 11월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불응성 FL 성인 환자 3차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룬수미오를 허가했다.

GIFT란 생명을 위협하거나 중대한 질환을 치료하는 약제 중에서 혁신성이 뛰어난 글로벌 의료 제품이 신속히 제품화돼 환자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개발(임상) 초기부터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GIFT 지원 제품은 일반적인 허가 심사 기간을 최대 75% 단축하고 안전성과 관련 없는 일부 자료에 한해 시판 후 제출하는 혜택을 볼 수 있다.

▶완전관해 60%, 전체반응 80%로 PI3K 대비 개선

룬수미오가 왜 FL에서 주목받는지 임상적 유용성과 효과를 들여다봤다. 룬수미오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7개국 49개 센터에서 2회 이상 치료 받은 적이 있는 재발·불응성 FL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한 2상 'GO29781(NCT02500407)'을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1차평가변수는 완전관해율(CR)이었고, 2차평가변수로 전체반응률(ORR)과 반응기간(DOR), 무진행 생존율(PFS), 완전관해 지속기간(DOCR), 전체생존율(OS) 등을 봤다. 임상에서 룬수미오는 21일을 1주기로 두고 8주 이후 치료에서 부분 반응을 달성하거나 질병이 안정화된 경우 9주기를 추가 투여했다.

대다수 환자가 질환이 광범위하게 진행한 이후 진단되는 재발·불응성 FL 환자에서 룬수미오는 치료 1년 6개월 시점에 완전 관해율 60%(90명 중 54명)과 전체반응률 80%(90명 중 72명)을 확인하며 암세포 크기가 줄어들거나, 더 이상 질환이 진행하지 않거나 암이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개선함을 입증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90명 중 72명에서 전체반응을, 54명에서 완전관해를 확인한 것이다. 특히 완전관해율은 과거 치료에 사용했던 PI3K억제제 알리코파(코판리십)의 14%와 비교해서 개선을 보였다.

최초 항암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중앙값 1.4개월로 매우 빨리 효과를 나타냈고, 최초 완전관해 중간값은 3개월로 완전관해 도달 환자의 70%가 최소 18개월 반응을 유지했고,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22.8개월로 평균 2년에 달했다.

8주기 후 완전관해를 달성한 환자는 6개월 시점에 임상을 종료하거나 최대 17주기까지 1년간 이어가며 투약 휴식기를 가질 수도 있었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7.9개월이었다. 

룬수미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안전성이었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이 있었으나, 대부분 치료 첫 주기 평균 3일 가량 발생한 경미한 수준이었다. 임상 과정에서 모든 환자가 해결했다. 다른 흔한 부작용(20% 이상)은 피로, 발진, 발열 및 두통 등이었다.

▶현행 표준치료 넘어, 예후 안 좋은 POD24도 효과

FL 치료에서 24개월 이내 질환이 재발한 환자(Progress of Disease within 24 months, 이하 POD24)는 가장 예후가 안 좋은 군에 속한다. 룬수미오는 GO29781 임상에서 POD24 환자 52.5%(90명 중 47명)를 포함한 하위 분석에서 완전관해율 57%, 전체반응률 85%를 확인했다.

현 표준치료인 R-CHOP(리툭시맙-사이클로포스파미드, 독소루비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솔론) 병용 요법은 POD24 환자의 전체생존율은 68%, 5년 전체생존율은 50%다. POD24가 아닌 환자의 2년 전체생존율이 97%, 5년 전체생존율은 90%인 것에 비해 낮은 수치이며, 룬수미오가POD24 환자군에서 현행 표준치료 보다 더 나은 성적을 보일 수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POD24 환자군에서 룬수미오 효과
POD24 환자군에서 룬수미오 효과

 

키워드

#룬수미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