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하 중조단)이 ‘A 제약사 의약품 임의제조’ 사건을 검찰 송치한 이후 약 4개월이 흘렀다. 하지만 자신을 사건 제보자로 소개한 B 씨는 팜뉴스에 그동안 식약처 중조단은 물론 검찰에서도 자신을 단 한 번도 소환 조사하지 않았다고 제보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검찰이 자신을 부르면 A 제약사의 상습적인 임의 제조에 대해 낱낱이 증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전말을 인터뷰 형식으로 단독 공개한다.
# 식약처 중조단은 지난해 12월 10일, 허가 받지 않은 성분을 임의로 사용한 의약품을 제조판매한 혐의로 A 제약사 생산본부장, 생산팀장, A 제약사 법인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그 이후 4개월이 흘렀다. 사건의 최초 제보자로서 느낀 소회가 궁금하다.
지난 인터뷰에서도 언급했지만 A 제약사는 ‘C’ 제약사다. 팜뉴스 보도 당일,([단독] ‘A 제약사 임의 제조 사건’ 제보자 인터뷰) 제가 인터뷰한 기사 캡처본이 회사 내 단톡방에 돌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기저기서 연락을 받았다. A 제약사가 ‘C’ 제약사가 확실하다는 증거다.
지난해 3월 관련 증거를 한 방송사에 제보했다. 이를 계기로 식약처가 조사에 들어간 이후 9개월 뒤 검찰에 사건이 송치됐다. 하지만 벌써 1년이 지났는데 회사는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어물쩍 넘어간 느낌이다. 그 점이 안타깝다.
#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무엇인가.
검찰이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 저를 소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소·고발 사건 같은 일반적인 사건에서도 당사자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저는 다소 다른 사례일 수 있어도 조사하지 않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 이렇게 흘러가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식약처가 검찰에 송치했다고 결과만 발표하면 끝인가. 단순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식약처 중조단도 저를 조사하지 않았다.
# 정말 식약처와 검찰이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나.
그렇다. 처음 제보한 이후 벌써 1년이 지났는데 그 사이에 식약처와 검찰에서 아무런 소식이 없다. 처음 식약처 중조단이 ‘C’ 제약사 조사를 시작했을 때 연락이 없어서 “식약처가 회사 입장만 듣고 자신들끼리 마무리하고 싶은 것인가”라는 회의감이 들었다. 검찰도 마찬가지였다. 따져보면, 검찰과 식약처가 증거를 제공한 제보자 입장을 하나도 듣지 않은 것이다.
# 처음 제보했을 당시에 비해 마음의 변화가 있었다면.
저는 ‘C’ 제약사의 상습적인 의약품 임의제조에 분노해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용기를 냈다. 심각한 사건이라고 인식했는데 막상 맞서 보니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우리나라는 임의제조에 처벌 자체가 약하기 때문에 그런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제보한 이후로 1년이 지났는데 검찰에서는 뚜렷한 결과 발표도 없다. 관련자들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다닌단 얘기가 들리고 있지만 딱히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도 없다. 너무 조용하니까 검찰 발표가 기대되지 않을 정도다.
# 아직도 회사 내에서 의약품 임의제조가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아직도 임의제조를 하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철저하게 숨길 수도 있다. 이미 크게 걸렸으니, 밖으로 공개하지 않고 치밀하게 임의제조를 할 수도 있다. 일반 직원들의 눈을 피하면서 말이다. 물론 임의제조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의약품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회사 시스템상 지금 이 순간에도 임의제조를 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식약처는 물론 검찰에서도 조사 중이라면 이제는 그만두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 회사가 취급하는 의약품이 100개라면 일부 약들은 식약처 허가에 따라 원료를 넣고 만들면 효과가 절대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식으로 식약처의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시간이 지체되고 할 일이 늘어난다.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일부 의약품은 정상적인 의약품 생산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임의제조 사건이 줄줄이 터진 이후 약 1년이 지났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는지 묻고 싶다. 회사는 단 한 번도 사과를 하지 않았고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문제가 된 의약품들은 다시 부활했다. 사건의 관련자들은 줄줄이 승진했다는 소식마저 들리고 있다. 기가 막힌 현실이다. 식약처는 왜 저를 부르지 않았는가. 검찰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저는 언제든 협조할 수 있다.
팜뉴스 취재진은 향후 ‘A 제약사 임의제조 사건’에 대해 심층 기획 보도를 준비 중이다. 그 과정에서 의약품 임의제조가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를 규명할 것이다. 보도 과정에서 식약처, 검찰은 물론 해당 제약사의 해명과 반론도 적극 반영해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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