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후보들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이 가정에 1부씩 배달됐다. 선거 공보물에는 국민을 향한 약속, 즉 공약이 담겨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민들의 제약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선거 공보물 속 공약들이 세간의 시선을 끌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은 ‘약(藥)’에 얼마나 깊은 관심이 있을까. 대한민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을 위해 어떤 공약이 제시됐을까. 유권자들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검증 결과를 공개한다. 

# 이재명, ‘HPV 백신 무료 접종’ 포함...‘이재명 심는다’ 누락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공보물 분량은 총 8장(표지 제외 14p)이다. 표지에는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란 문구가 쓰여 있다. 이 후보 공약은 6p부터 ‘이재명이 한다’는 홍보 문구와 함께 본격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300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 ‘311만호 주택 공급’ ‘수출 1조 달러’ 등 7개의 핵심 공약 중 제약 산업 육성 공약은 전무하다. 과학기술과 디지털 산업 관련한 공약을 내세운 7~8p에서도 약(藥) 관련 공약은 찾을 수 없다. 

그나마 ‘청소년 HPV(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무료 접종 지원’이 유일한 의약품 관련 공약이다. HPV는 항문암, 생식기암, 자궁경부암, 생식기 사마귀의 유발 원인으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해당 공약 외에는 약(藥) 관련 공약은 찾을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유튜브 공식 채널에 ‘이재명 심는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려 청년 탈모인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지만 공보물에서는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관련 키워드조차 나오지 않는다.

# 윤석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국가책임제 ‘구체성 결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공보물 분량도 총 8장(표지 제외 14p)으로 앞서 이 후보와 같은 분량이다. 표지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란 문구가 쓰여 있다. 윤 후보 공약은 7p부터 ‘윤석열, 내일을 묻고 답하다’는 홍보 문구와 함께 등장한다.

하지만 윤 후보의 공약에서도 약(藥) 관련 공약을 찾아볼 수 없다. “역동적 혁신 성장과 생산적 맞춤 복지”, “규제 풀고 공급 늘려 부동산 문제 풀어봅시다” 등의 7개 공약을 읽어낼 수 있지만 제약·바이오 관련 키워드는 없는 상황이다. 

윤 후보는 이 후보와 달리, 공보물 13p에 “코로나 백신 접종 부작용 피해 회복 국가책임제”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아주 작은 글씨로 쓰여 있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피해를 당한 국민들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을 한 것. 

문제는 공약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이 없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모든’ 부작용과 피해를 국가가 보상하겠다는 것이 윤 후보의 입장이지만 정부가 모든 부작용을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이 결여돼있다. 

# 안철수, ‘탈모약 카피약으로 반값 인하’ ‘바이오산업 육성’ 눈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공보물 분량은 4장(표지 제외 6p)으로 앞서 두 후보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표지에는 ‘과학 경제 강국, 바르고 깨끗한 안철수’라는 문구가 나온다. 안 후보 공약은 ‘살아온 발자취가 과학경제강국을 위한 준비과정이었습니다’라는 문구과 함께 3p부터 나온다. 

흥미로운 사실은 ‘복지 대통령, 다 함께 사는 평등한 노후’라는 제목 아래 ‘탈모약, 복제약으로 반값 인하’라는 문구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 후보는 실제로 제20대 대선 공약집을 통해 “탈모 문제는 현대인 다수가 겪는 고민 중 하나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탈모약은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복제약)의 가격차가 크지 않아 건강보험 적용 시 재정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해법으로 “제네릭 한(1) 정당 약가를 600원-800원 수준으로 낮춰 탈모인의 부담을 경감하고 건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탈모약 저가 제네릭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도입 및 필요에 따라 예비급여에 포함시켜 재정투입 거의 없도록 약값을 조절하고 탈모에 대한 보건산업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 후보는 5p에서 “과학·경제 대통령이 답입니다”라며 “인공지능 선도국가, 반도체 패권국가, 백신 주권 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공보물을 통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숙원사항인 ‘백신 주권’ 공약을 비중 있게 다룬 것. 

6p에서는 ‘5대 초격차 과학 기술 확보’를 위해 ‘바이오산업 등 5개 이상의 분야에서 초격차, 즉 2등이 넘볼 수 없는 기술 격차를 만들어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에 대한 안 후보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심상정, ‘주4일제’ ‘자궁경부암 백신’ 있는데 ‘제약’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공보물 분량은 4장(표지 제외 6p)으로 안 후보와 같다. 심 후보의 대표 공약은 ‘주4일제’ 시행이다. 공보물 2p에서 “주 4일제 복지 국가 대전환”이란 문구를 엿볼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지구를 구해줘’, ‘사는게 이래야’, ‘청년이 기댈 곳’이란 제목의 핵심 공약에 제약 산업 육성 관련 공약은 없다.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이 심 후보의 유일한 약 관련 공약이다. 의약품 개발 또는 지원 등에 대한 부분은 찾아 볼 수 없다. 

한편, 대다수 군소후보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오준호, 허경영, 이백윤, 김민찬, 김경재, 조원진, 이경희, 김재연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서도 약(藥) 관련 공약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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