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임상시험 보조인력 CRC

임상시험 진행자로서 높은 자질요구

과학적이고 윤리적 태도ㆍ어학능력 필요

근무환경 취악…이직률 높아

[정인숙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교수]


1990년 이후 국내에서도 신약개발에 따른 임상시험이 증가함에 따라 임상시험의 신뢰성 확보 그리고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피험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인프라로 임상시험관리기준(KGCP)이 작성 공포되고, 2000년 1월 이후 ICH의 권고사항에 따라 선진국 수준으로 정비되게 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규정의 도입 및 강제적인 실시로 하루아침에 임상시험의 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될 수는 없으며 질적으로 향상된 임상시험을 위해서는 임상시험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인프라 구축이 요구되며, 무엇보다도 임상시험의 전문인력 및 지원인력에 대한 양적 확보와 질적인 교육/훈련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임상시험의 전문인력은 주로 임상시험을 담당하게 되는 책임연구자 및 연구자를 의미하며, 지원인력은 (책임)연구자가 충실히 그 역할을 다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로 연구코디네이트(Clinical Research Coordinator, CRC)를 들 수 있다.

연구자의 대부분이 환자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로 임상시험에 전념할 여건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근 임상시험이 양적으로 증가하고 국제적 수준으로 질적 향상이 강조됨에 따라 연구를 보조할 유능한 CRC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 국내에서는 CRC의 존재 및 역할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으며,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나 자격인정제도가 확립되어 있지 못하며, 근무환경 및 처우가 불안정하여 임상시험업무를 전문화하는데 저해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본 원고에서는 CRC의 현황과 함께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CRC란

CRC는 임상시험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운영하는 사람으로 (책임)연구자를 도와 의약품임상시험관리기준(GCP, Good Clinical Practice)의 원칙에 따라 임상연구/시험의 조정과 수행에 책임을 갖고 일하는 전문인이다.

다시 말해 임상시험의 수행 및 피험자 보호와 관련된 규정과 지침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지고 연구계획서와 관련 규정에 따라 임상시험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자료를 유지함으로써 임상시험의 과학성과 윤리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연구지원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임상시험실시기관 특히 (책임)연구자의 위임내용에 따라 CRC가 수행하는 역할에는 차이가 있으며 이에 따라 연구간호사(research nurse), 자료관리자(data manager) 또는 연구조정자(study coordinator)등으로 세분화해 불리기도 하지만 (책임)연구자를 도와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인력이라는 측면에서는 CRC라고 통칭할 수 있다.

그리고 CRC는 간호학, 자연과학, 의학, 보건학, 보건정보관리관련 학문을 전공한 사람이 주로 담당하고 있지만 제한된 인력에서 포괄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의학, 약학 및 임상시험 지식을 겸비해야 하기 때문에 간호사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고 있으며 실제적으로도 CRC의 다수가 간호사이므로 흔히 CRC와 CRN(Clinical Research Nurse)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CRC의 발달과정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CRC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간호사이며 CRC의 발달과정도 CRN의 발달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CRN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고 가장 오래된 미국의 경우에도 1980년대 이후로 볼 수 있다. 1980년대 이전 임상연구 초기에는 주로 의과대학병원내에 연구원으로 고용되어 실험을 보조하는 연구원으로 주로 일하였고 임상연구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 초가 되면서 CRN의 직위가 생겨났으며, 이 때는 특정 진료과 또는 책임연구자에게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간호사이긴 하지만 간호부와는 단절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진급이나 직무규정, 또는 임금보상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하고 계속 교육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며 기본적인 임상간호술에 대한 평가기회도 부족했다. 1990년대 들면서 점차적으로 임상시험이 활성화되고 연구자들은 CRN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양질의 CRN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었다.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양질의 CRN을 양성하고, 이들이 계속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1990년대 후반 켄터키 의대병원을 중심으로 CRN에 대한 Career Ladder Concept 즉 personnel-grading system 개념이 도입됐다.

CRN Level I은 처음 CRN career에 입문하는 단계로 학사출신인 경우는 2년간, 석사출신인 경우는 1년간 해당분야의 임상경험을 갖춘 간호사가 이에 해당된다. CRN Level Ⅱ는 중간 단계로 2년간의 Level I의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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