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 이미지 제공
게티 이미지 제공

[팜뉴스=최선재 기자] 타이레놀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타이레놀 먹으면 좀 낫다”라는 식의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는 물론 지인들과의 만남 사이에서 쏟아지는 배경이다.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복용하면 발열, 근육통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방역 당국의 지침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른바 ‘애주가’들이 백신 접종 이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술을 즐기다가 백신을 맞고 열을 내리기 위해 타이레놀을 먹으면 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팜뉴스가 특별 기획으로 주당들이 미처 몰랐던 타이레놀 복용의 ‘숨은 일인치’를 공개한다. 

# 애주가를 위한 친절한 설명이 없다

얀센사의 해열 진통제 타이레놀을 구매하면, 사용상 주의사항으로 ‘매일 세 잔 이상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할 것’으로 명시된 부분이 나온다.

약 설명서에는 “이러한 사람이 약을 복용하면 간 손상이 유발될 수 있다”고 쓰여있다. 하지만 술과 타이레놀의 상관관계만 나올 뿐이다. 코로나19 백신과 술 그리고 타이레놀간의 관계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없다. 

방역 당국도 다르지 않다. “백신 접종 전후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메시지만 전파 중이다. 음주를 며칠 동안 자제해야 하는지에 구체적인 설명을 붙이지 않는다.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제가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한 발열 근육통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하지만 정작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 대한 안내는 보이지 않는다.

답답할 노릇이다. 술 마시는 것이 죄는 아닌데 불친절한 안내 투성이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과 타이레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탓에 이곳 저곳에서 질문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술을 어디까지 자제해야 할까”라는 의문이다. 

#백신 접종날 이전 계속 술을 마셨다? 타이레놀 조심!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주당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적어도 전날에는 술을 절대로 마시지 말라고 말이다. 

정재훈 전북대 약대 교수는 “평소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은 일단 간 기능이 약해진 상태다”며 “아세트아미노펜은 간 독성이 있는 약물이다. 애주가들이 백신 접종 이후 타이레놀을 먹으면 술이 지닌 간독성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지닌 간 독성이 합쳐지면 간에 큰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세트아미노펜이 대사가 돼서 간으로 가면 효소에 의해서 벤조퀴논이란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벤조퀴논이 간세포를 공격하고 미토콘드리아를 공격할 뿐 아니라 활성 산소도 만든다. 3~4가지 메커니즘으로 간세포에 손상이 유발된다는 뜻이다. 최소한 백신 접종 하루 전에는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두 알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NO!

타이레놀의 사용상 주의사항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아세트아미노펜의 일일 최대 복용량은 4000mg이다. 용량을 초과하여 복용할 경우 간손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루에 두 알씩 4번 복용하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백신 접종 이후 먹는 타이레놀 한 두알이 그토록 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까”라는 질문이 당연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규정 용량을 지키더라도 간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답변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 이동근 팀장은 “모든 의약품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그 부작용이 나타나는 현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며 “술을 습관적으로 먹는 사람들은 정해진 용량을 지키더라도 간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간 질환이 있거나 간에 대한 문제가 있었던 경험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은 더욱 그렇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복용을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명철 약학박사(인천 동산온누리약국)도 “술을 정기적으로 먹게 되면 CYP2E1(알코올 분해효소) 대사가 활발한다”며 “아세트 아미노펜도 CYP2E1 대사가 활발해지기 때문에 NAPQI(벤조퀴논)라는 독성물질이 생긴다. 간독성의 유발원인이다. 타이레놀을 기준으로 두 알 정도 먹는다고 해도 CYP2E1 대사로 인해 독성물질이 생길 수 있다.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이레놀 먹고 증상이 나아졌다? 그래도 술은 피해야

“금주를 하고 백신을 맞은 이후 타이레놀을 먹고 증상이 완화된 경우에는 다시 술을 마셔도 될까?.” 또 다른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하지만 증상이 나아진 이후에도 최소 2-3일간 술을 마시지 말야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명철 약학 박사는 “음주를 하면 어떤 상태로 몸이 바뀔지 모른다. 때문에 백신을 맞고 나서 2~3일 동안이 중요하다”며 “그때는 가급적 술을 안 마시는 게 원칙이다"고 전했다. 이동근 팀장도 “일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백신을 맞고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복용했다면 통상적으로 간이 약해진 상태로 이해를 해야 한다. 증상이 완화됐어도 술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애주가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백신 접종 전후로 아세트아미노펜을 이미 복용했을 가능성이다. 

이동근 팀장은 “아세트 아미노펜은 너무 쉽게 접근이 가능한 의약품이다”며 “감기약 판피린에도 들어있고 판콜도 마찬가지다. 판피린과 판콜은 어르신들이 많이 드시는 의약품이다. 온갖 의약품에 섞여 있기 때문에 하루에 2000mg을 복용한 줄 알았는데 3000mg 또는 4000mg 이상 복용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세트아미노펜에 의해 발생한 간 문제 때문에 실제로 입원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굉장히 큰 사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의약품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 건수를 통계로 잡는데 한계가 있는 점이 문제다. 간에는 신경세포가 없기 때문에 통증을 느낄 수 없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일반의약품(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은 판피린건조시럽과 판콜에스엔에는 아세트아미노펜 300mg이 들어있다. 심지어 근육통약, 생리통약, 복통약 등에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복합제로 포함되기도 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이 곳곳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백신 접종 직전 최소 1일, 접종하고 타이레놀을 복용한 뒤 부작용 증상이 나아진 경우에도 2~3일 정도는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애주가들에게는 애석하고 슬픈 소식이지만 ‘간’을 지켜내기 위해 견뎌야 한다. 전염병을 피하려 백신을 맞고 타이레놀을 먹었는데 간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