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팜뉴스=김민건 기자] 탈모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았지만 "탈모약을 먹으면 남성 기능이 약해진다"는 속설이 여전하다. 정확한 정보 제공이 되지 않아서다.
최근 연구를 통해 탈모치료제 속설은 세간에 떠도는 우려보다 미미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성기능과 가임력 저하에 일부 영향을 미치긴 했으나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회복했다는 결과다. 안심하고 치료해도 된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분석이 뒤따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탈모치료제 처방약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이를 화장품, 식품, 의료기기 등으로 넓히면 총 4조원대 규모로 추정될 정도로 성장 중이다.
현재 남성형 탈모 치료제 시장은 프로페시아(피나스테리드)와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성분이 양분하고 있다. 프로페시아 제품군이 약 900억원, 아보다트 제품군이 약 200억원을 형성한다. 지난해 프로페시아 제품은 14.3%, 아보다트는 30% 매출 성장을 보였다. 국민 5명 중 1명이 탈모를 고민할 정도로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작용 중 하나인 '성기능' 저하에 부담을 느낀 남성이 치료제 복용을 꺼리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탈모치료제를 복용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팜뉴스에 "탈모치료제를 먹는 남성 중에 성기능 부작용을 적지 않게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실제로 그런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 많지는 않지만 평생 먹는 약이다보니 혹시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탈모치료제 성기능 저하 부작용 발생률은 10%지만 누군가에는 100%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실제로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도 했다.
이러한 탈모치료제 부작용은 최근 더욱 화제가 됐다. 방송인 이휘재 씨가 지난 9일 JTBC '1호가 될 순 없어'에 출연해 "탈모약을 먹은 뒤로 아내가 섹시해 보이지 않았다"며 부작용 경험담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다.

이휘재 씨는 방송에서 "처음 병원에 갔을 때 효과가 강한 대신 1만 명 중 1명꼴로 남성호르몬이 저하되는 부작용이 있다고 했다. 그게 나한테 왔다"고 말했다. 이휘재 씨는 복용 두 달 만에 아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아 모발 이식을 했다고 토로했다.
성기능과 가임력 저하를 우려하는 남성은 이휘재 씨 뿐만이 아니다. 적지 않은 현실이다. 이같은 부작용은 왜 생기는 것일까.
남성형 탈모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α환원효소(5ARIs)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화하면서 발생한다.
탈모치료제인 아보다트와 프로페시아는 5-α환원효소를 억제하고 DHT를 감소시켜 탈모를 막는다. 여기서 탈모치료제는 DHT 변환을 막을 뿐 남성 호르몬 변화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탈모치료제가 DHT를 최대 90%까지 감소시키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성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마저도 장기 복용할수록 정상 수치에 가깝게 회복할 수 있다.
최근 국내 비교기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 발표된 5-α환원효소가 남성 생식 능력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이 내용이 공개됐다.
해당 연구는 미국 워싱턴 대학교에서 99명의 건강한 남성 대상으로 탈모치료제 복용군과 위약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다. 임상은 위약군 32명과 피나스테리드 34명, 두타스테리드 33명으로 구성됐다.
그 결과 탈모치료제 복용군에서 정자 운동성, 사정량 등 정액 지표가 감소 경향을 보였지만 약물 중단 이후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다.
먼저 성기능 이상 지표로는 피나스테리드는 여성형 유방 8명(24%), 성욕 감소 6명(18%), 발기부전 1명(3%), 사정장애 2명(6%), 성기능 장애 0명으로 부작용이 나타났다.
두타스테리드도 이와 비슷했다. 여성형 유방 3명(9%), 성욕 감소 2명(6%), 발기부전 2명(6%), 사정장애 1명(3%), 성기능 장애 1명(3%)이었다.

가임력 관련 지표에서는 정자 수와 정액량, 정자 농도, 정자 운동성 등 모두 26주 복용에서 감소했다. 52주 장기 복용 시에는 수치가 올라가며 정상에 가까워졌다.
피나스테리드 복용 시 정자 수는 -34%(26주)에서 -16%(52주)로 감소량이 줄었다. 두타스테리드도 -28%에서 -24%로 장기 복용 시 회복 추세를 보였다.
정액량을 보면 피나스테리드는 26주에 -21%가 줄었지만 52주는 -14%로 감소 폭이 작아졌다. 두타스테리드는 26주 -24%에서 -29%로 장기 복용 시에도 정액량이 소폭 감소했다.
정자 농도는 피나스테리드는 26주 -21%에서 52주 -7.4%로, 두타스테리드는 -12%에서 -3%로 확연한 회복을 보였다.
정자 운동성을 보면 피나스테리드는 26주 -10%에서 52주 -10%로 대동소이했고, 두타스테리드도 -10%에서 -11%로 비슷했다.
이같은 결과에 국내 비뇨기과 전문의는 "건강한 젊은 남성에서 탈모치료제 복용이 정자나 정액 생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며 "일부 환자는 정자 형성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약물을 중단하면 정상 수준으로 근접하게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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