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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올해 마지막 수업일까? 코로나가 갈라놓은 학원 사제지간
[현장르포] 올해 마지막 수업일까? 코로나가 갈라놓은 학원 사제지간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12.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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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학원‧교습소는 집합금지로 ‘핀셋 규제’
학부모‧학원업계 원성 높아져, 조치 완화 요구 국민청원에 3만7000명 동의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코로나19의 급속 확산으로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5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학원과 교습소에만 3단계 수준의 ‘핀셋 규제’를 적용하면서 학원·교습소업 종사자와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팜뉴스 취재진이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전날인 7일 한 교습소의 마지막 수업 현장을 찾았다.

“오늘은 만들기를 할 거예요!”

7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미술 교습소.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 2명은 열심히 크리스마스 조명을 만들고 있었다. 원장 선생님의 지도 아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아 조명을 만들고 있는 아이들. 이들의 얼굴에는 천진난만한 미소가 번졌다. 조명을 완성한 한 아이는 이내 기뻐하다가 순간 울상을 지었다.

“선생님, 이제 크리스마스 때까지 못 보는 거예요?

아이의 말대로 교습소는 다음날부터 최소 크리스마스 이후까지 잠시 문을 닫는다. 그래도 이날 수업을 들었던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날 자기가 만든 조명을 켜고 부모에게 한껏 자랑할 수 있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어쩌면 내년이 돼서야 크리스마스 조명을 만들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이날 수업이 올해 마지막 수업이 될 가능성이 있는 까닭이다.

사진1. 서울 동대문구의 한 미술 교습소 원장이 서울 동부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집합금지 관련 안내 메시지

정부는 6일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2.5단계로 3주간 격상하고, 수도권 이외 지역도 1.5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하는 방침을 결정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500명대를 넘어선 데다, 크리스마스 연휴 등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연시가 다가오자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며 “국민이 일상에서 겪을 불편과 자영업자가 감내해야 할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지금 위기를 넘어야 평온한 일상을 빨리 되찾을 수 있다. 당분간 사람과의 모임과 만남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노래연습장 및 실내체육시설의 운영이 중단되고, 상점·마트·백화점·영화관·PC방 등은 밤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 결혼식·장례식 등의 참석 가능인원도 100명에서 50명으로 제한됐다.

특히 이번 조치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학원과 교습소에만 확장된 사회적 거리두가 적용됐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다중이용시설 분류 기준에 따르면 학원은 일반관리시설 14종에 포함돼, 2.5단계 적용 시 밤 9시까지는 방역수칙 준수 하에 제한적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조치에서 학원과 교습소를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시켰다. 거리두기 단계는 2.5단계로 격상했지만, 학원과 교습소의 경우 사실상 3단계가 적용된 셈이다. 다만 입시 학원과 취업준비 학원의 경우 일정을 고려해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6일 브리핑에서 “현재 젊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감염 확산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감염 위험성이 크다는 전문가들과 질병관리청 등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젊은 층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입시·취업준비 학원이 운영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방역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시민은 “실제로 가장 전파력이 높은 10대·2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입시학원과 취업준비 학원이 빠졌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학부모도 볼멘소리를 드러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학부모는 “재택근무를 한다고는 하지만, 맞벌이를 하는 와중에 아이들까지 돌볼 여유가 없다”며 “가뜩이나 아이들을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학원이라도 보내야 조금 숨통이 트인다. 코로나19를 확산하는 건 2‧30대 젊은 층인데, 왜 피해는 우리 아이들이 봐야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학원·교습소업계의 재정적 피해도 상당하다. 앞서의 교습소는 “당장 이번 주부터 수업이 3주간 밀리면서 교습료를 못 받게 됐다”며 “원격수업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미술의 경우 과목 특성상 원격수업이 어렵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수입도 줄어든 마당에 수업까지 3주 못하게 되면 경제적으로 타격이 크다. 만약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하게 되면 올해 수업은 오늘로 끝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교습소도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됐는데, 그나마 내년 초 나온다는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라도 포함된다면 그나마 월세는 메울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학원 강사로 일하는 지인의 경우 학원은 쉬고 월급도 못 받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지원도 못 받는다고 들었다. 당장 수입이 끊기게 생겨 상당히 곤란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평택의 한 학원 강사는 “학생들이 기말고사를 앞두고 특강을 들어야 하는데, 갑자기 집합금지가 돼 학생과 강사 모두 상당히 곤란해졌다”며 “내가 일하는 학원의 경우 수업을 한 만큼 돈을 받는 구조다. 현장 수업을 할 수 없게 돼 당장 수입이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일부 강의를 온라인으로 전환한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현행법상 수업료가 줄어들면서 수입이 감소한다. 이래저래 이번 조치로 경제적인 타격이 크다”고 덧붙였다. 

학부모와 학원‧교습소업계의 분노는 청와대로 향했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수도권 학원, 교습소 집합금지 제외해주시길 바랍니다’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3만7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청원을 통해 “방학 중 외출을 자제시키기 위해 집합금지를 한다고 했지만, 학생들의 방학은 대부분 12월 마지막 주나 1월 첫째 주에 시작한다”며 “지금은 기말고사 기간이다. 이런 시기에 학원·교습소 집합금지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 21시까지 영업이 허용된 PC방, 식당 등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사진2. 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학원‧교습소 집합금지 해제를 요구하는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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