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은 단순 제형 변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 순응도를 높이고 입원률을 낮춰 의료비를 절감하는 중요한 혁신이다.그럼에도 한국의 약가정책은 이러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2014년 보건복지부의 개량신약 약가 우대정책 축소다. 이후 개량신약은 오리지널 대비 소폭 인상된 가격만 인정받으며 사실상 ‘형식적 혁신’으로 취급됐다.현재 제도에서는 복합제 약가 산정 시 구성 약제의 단순 가중평균 방식이 적용된다. 복약 편의성과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어도 약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심평원이
대학에서 30년 근무하고 퇴임을 하고 나니 종종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화에 관련된 질환이 점점 증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노화의 정도도 건강검진에서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혈액 검사로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명성 있는 학술지 Nature Medicine(2024)에 발표된 논문(30권, 2450-2460쪽)에 노화에 따른 질환 18종류가 제시되었다. 혈액 내의 단백질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생물학적 나이 측정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나이에 따른 질병, 이환율
이번 달 28일, 보건복지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상정된다.제네릭 약가산정 기준 53.55% 대비 4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단계적 인하인지, 사실상 일괄 약가 인하인지 구체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현실적으로 일괄 약가 인하에 준하는 개편으로 추정하고 있다. 남은 시간은 불과 며칠, 산업계와 정부 모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은 반도체·배터리에 이어 대한민국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시장은 기술·규제·투자환경이 빠르게 재편되고
건강기능식품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산업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효능 과장, 허위 광고, 품질 관리 미흡으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용어 자체가 이미 소비자에게 효능을 암시한다는 점도 문제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이름은 먹으면 ‘건강해질 것’이라는 무의식적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러한 함의를 차단하기 위해 ‘Dietary Supplement(식이보조제)’, ‘Food Supplement’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름 자체에서 치료·예방 의미를 배제한다.미국 FDA는 원료 입고부터 최종 제품 유통까지 기록을
전원으로 이사 온 뒤 처음 맞이하는 봄. 도시의 소란 대신 창밖엔 산새 소리가 들리고, 마당 한편에는 벌써 이름 모를 들풀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호기심 많은 집사람이 앞산에 한 번 올라가 보자고 하였다. 집 앞 개울을 건너 처음 오르는 산은 사람의 발길이 드문 산이어서인지 놀랄 만큼 조용했다.산나물이 있을까 싶어 두리번거렸으나 눈에 띈 건 오직 산취뿐, 다른 산나물은 보이지 않았다. 살짝 실망스러울 즈음, 계곡 가장자리에서 문득 시선을 끄는 식물 하나를 발견했다. 마치 우산을 활짝 펼쳐 놓은 듯한 독특한 모양이어서 ‘우산나물’이라는
보툴리눔 톡신 업계가 또다시 신뢰 위기에 휩싸였다. 한 국내 톡신 제조업체가 자사 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브랜드 라벨을 무단으로 붙여 수출한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기저기서 자조섞인 한탄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관리 체계의 허점을 파고든 구조적 문제라고 본다.약사법은 의약품의 표시·기재를 임의로 변경하거나 허가명칭을 조작하는 행위를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택갈이’ 행위는 제조·수입업 허가 취소,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 범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생산공정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 결정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국제적 기준과 상충하며, 과학적 근거 또한 빈약하다.국내 톡신 산업 초기 상업화된 균주는 미국에서 도입됐다. 당시 국내 모 대학 연구실은 이를 연구 목적으로 실험했을 뿐, 독자적 발견이나 창의적 개발과는 거리가 멀다.생산공정 역시 1940년대 산츠 박사가 인류에 공여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미 공개된 기술을 국내용으로 재해석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는 것은 논리적 설득력이 떨어진다.그럼에도 균주와 생산공정은 국가
산업통상자원부의 2010/2016년 ‘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단 한 줄의 고시로 30만 제약인과 국민 신뢰를 흔들었다. 행정의 이름으로 내려진 결정은 산업을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고립시켰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바이오 기술 경쟁력을 가둔 셈이다.당시 산자부 일부 전문위원은 이 결정을 내릴 만한 국제적 지식과 통찰을 갖추고 있었을까. 세계가 공개와 공유를 통해 기술을 발전시키는 동안, 한국은 ‘기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닫았다. 균주 보호라는 명목 아래 산업의 숨통을 조이는 결과가 되었다.보툴리눔 톡신 균주는 이미 글로벌
앞서 상편에서도 소개했지만, 천왕보심단 제제의 의약품 허가 사항을 고려하면 천왕보심단이 스트레스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들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여기서 굳이 예상이라고 한 것은 간헐적인 보고는 있지만, 잘 조절된 임상시험 연구 결과가 없기 때문이다.물론 모든 의약품이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허가가 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품목의 경우에는 기초 연구는 물론 임상시험을 통해 그 근거를 더욱 탄탄히 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기업의 매출은 물론 국민 건강 향상에도 훨씬 바람직한 방향이다. 우리나라의 한
보툴리눔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기술유출 방지와 국가안보 목적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지정 근거와 절차가 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2020년대 내내 제기됐다. 기술 상용화와 국제적 보호 필요성을 고려할 때, 현행 지정은 법적·산업적 타당성을 상실했다.「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은 국가핵심기술 지정 시 전략적 가치, 경제적 중요성, 보호 필요성을 검토하도록 규정한다. 보툴리눔 톡신은 이미 상업화됐고, 원균주와 제조공정은 국제적으로 표준화돼 이 요건 충족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산업통상자원부는 지정·해제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