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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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A씨는 며칠 전 으슬으슬 춥더니 ‘감기에 걸린 것 같다’라 생각했다. 기침이 떨어지지 않고 오래가서 주변사람들에게 “독감 걸린 것 같아”라고 말했다. 과연 A씨는 독감에 걸렸을까?

‘독한 감기가 독감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독감과 감기는 원인, 증상, 치료법이 모두 다르다. 감기는 200여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환으로 리노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늦봄과 초가을 환절기에는 리노바이러스가 많고, 추운 한겨울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많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 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A, B, C 세가지 형태가 있고, 그 중 A형이 변이를 자주 일으켜 신종 인플루엔자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감기에 관한 속설은 또 있다. 흔히 ‘몸을 춥게 하면 감기에 걸린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감기와 추위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 다만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줄 수는 있다. 겨울철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전염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 실내 환기가 잘되지 않으면 공기 오염도가 높아져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면서 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하게 된다. 사실상 감기는 계절에 구분이 없기에 낮밤 기온차가 큰 환절기와 봄·가을, 과도한 냉방으로 인한 여름도 예외가 아니다. 인체 방어력이 떨어지면 어느 때건 찾아오는 불청객이 감기인 것이다. 이에 반해 독감은 계절성이다. 사계절 감기와 달리 주로 가을과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

증상에도 차이점이 있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지 1~3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지만, 바이러스가 코와 목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에 어느 정도 침투했는지, 환자의 연령, 보유질환, 면역상태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재채기, 콧물, 코 막힘, 인후통, 기침, 객담,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 증상의 경우 성인에게는 거의 없거나 열이 나더라도 미열에 그치기도 한다. 하지만 소아에게서 발열 증상은 흔하게 보인다. 감기 증상은 1~2주 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되지만 10일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고 악화되거나, 39도 이상의 발열, 식은땀과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 심한 피로감, 배가 아프거나 토하는 경우, 귀의 통증, 심한 두통, 호흡곤란, 유아의 경우 지속적인 울음이 있을 때는 감기로 인한 여타의 합병증이 의심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독감은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피로감, 식욕부진 등의 전신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면서 인후통, 기침, 콧물, 코 막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감기와 유사하게 발열 증상 없이 호흡기 증상만을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기침을 하거나 목이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감기에 걸렸다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 또한 며칠 지나면 낫는 감기와 달리 독감은 심할 경우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발전하기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약 먹으면 일주일, 감기약 안 먹으면 7일 간다’는 말이 있다. 사실 감기약은 감기 자체가 아니라 감기로 인해 생긴 증상인 기침, 콧물, 가래를 완화시키는 약이다. 또 염증이 난 부위로 다른 세균이 침입할 수 있으므로 항생제가 종종 쓰인다. 결국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이 최선이란 뜻이다.

반면 독감은 감기보다 증상이 심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한다. 특히 증상이 나타나고 48시간 이내 복용해야 가장 효과적이다. 종류에는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와 주사형태의 치료제(페라미플루)가 있다.

온종합병원 호흡기내과 이승훈 과장은 “감기 및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어 감기바이러스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샤워 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해 급격한 체온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 좋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며 예방의 중요성을 꼬집었다.

이어 그는 “65세 이상 노인, 5세 이하 유아나 어린이 같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해마다 꼭 독감 예방접종을 맞아 예방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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