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최근 HR+/HER2- 유방암 1차 치료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공격적인 암종에서도 CDK4/6  억제제와 항호르몬제의 병용이 기존 항암제와 비슷한 효과, 안전성을 입증하며 표준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방암은 크게 조기 유방암과 전이성 유방암으로 나누며 조기 유방암이 약 30%, 전이성 유방암이 70%를 차지한다. 환자들은 호르몬 수용체와 HER2 발현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한 하위 유형으로 분류하며, 한국은 서양에 비해 조기 유방암 환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기 유방암과 전이성 유방암 치료 전략은 달라야 한다. 전이성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양성, 삼중음성(TNBC)인지에 따라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로, HR+/HER2 전이성 유방암에서 CDK4/6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환자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5년 이상을 기대할 정도로 효과가 있다.

김건민 연세세브란스(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건민 연세세브란스(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유방암, 부인암을 진료하는 김건민 연세세브란스(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CDK4/6 억제제는 현재 HR+/HER2- 전이성 유방암 초치료(1차 치료)부터 2차 치료까지 표준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다.항호르몬 치료와 병용하는 방식이 기본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최신 치료 전략을 말했다.

이어 "과거 항호르몬 제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치료제를 병합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CDK4/6 억제제 기반 병용 치료 전략에 다양한 신약을 더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지속될 것이다"고 예상하는 한편 "향후 장기 생존 환자들의 지속적인 삶의 질 유지와 치료 순응도 제고를 위한 전략 또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병용 치료 시 부작용 최소화와 환자 모니터링, 관리 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여기에 대한 임상적 탐색도 병행해야 한다. 환자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살피고, 치료제 선택 간에도 환자와 밀접한 소통을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려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HR+/HER2 전이성 유방암 1차 치료에 CDK4/6 억제제를 사용하면 어떤 임상적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까. 김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가장 최신의 치료 전략은 무엇인지, 현재 유방암 치료 방향은 무엇인지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최근 몇 년간 유방암 치료 환경과 전략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유방암은 폐암 만큼이나 치료제 개발이 가장 활발하다. 키스칼리 등 CDK4/6 억제제를 비롯해 주사제 같은 다양한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유방암 치료 분야가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에는 암의 진행 속도가 빠르거나 간, 폐와 같은 주요 장기로 전이된 공격적인 특성을 보인 환자는 우선적으로 항암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연구에서 CDK4/6 억제제와 항호르몬 치료를 병행하는 전략이 항암제와 유사한 수준으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면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HR+/HER2- 유방암 1차 치료에서는 CDK4/6 억제제와 항호르몬제 병용이 표준치료로 자리잡았으며, 2차 치료에는 다른 계열 표적치료제를 사용한다. 다만, 2차 치료에서는 추가적인 연구 개발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항암제 중심에서 CDK4/6 억제제 병용요법 전략으로 변화

HR+/ 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 전이 부위와 나이 등 살펴야

항호르몬제 어려운 일부 환자는 여전히 세포독성 항암제 고려 

▶기존에 HR+/HER2- 유방암 치료에 사용하던 항암제와 비교해 CDK4/6억제제와 항호르몬제 병용요법이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

"현재 사용하는 CDK4/6 억제제는 키스칼리를 포함해 총 세 가지가 있다. 해당 약제 모두 HR+/ 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쓸 수 있으며, 최근 항호르몬제 단독요법과 CDK4/6억제제와 항호르몬제 병용 효과를 비교한 대규모 임상을 통해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CDK4/6 억제제와 항호르몬제 병용은 임상연구에서 암의 진행을 유의미하게 지연시키고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 등을 연장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 데이터들을 토대로 표준 치료로 자리잡게 됐다.

초기에는 CDK4/6 억제제와 항호르몬제 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전통적으로 내장 전이(간, 폐 등)가 있는 환자에서 항호르몬제 반응 속도가 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암의 진행 속도가 빠르거나 간, 폐 등 내장 장기로 전이가 발생한 환자는 항호르몬제 효과가 발현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기에 그 사이 상태가 악화할 위험이 있었고, 불가피하게 항암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CDK4/6 억제제 승인 이후 진행한 추가 임상에서 표적치료제를 항호르몬제와 병용했을 때, 항암제 단독요법과 비교해 효과가 동등하거나 오히려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표적으로 대한항암요법연구회가 기획한 연구자 주도 임상도 있다. 국내 유방암 환자들의 역학적, 생물학적 동태를 고려한 'Young-PEARL' 연구다. 이 연구는 키스칼리가 아닌 다른 CDK4/6 억제제로 진행했으며 병용 전략이 항암제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입증했다.

해외 연구에서도 주사 또는 경구제형 일반 항암제와 CDK4/6 억제제 병용이 항암제와 유사한 수준의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많은 의료진이 이러한 결과를 근거들로 CDK4/6 억제제와 항호르몬제 병용을 1차 치료제로 선택하며, 기존 항암제 치료 중심에서 CDK4/6 억제제를 병요하는 전략 변화가 일어났다. 

다만, 암이 급속히 진행해 매우 심각한 상황 등 주요 장기 기능이 위협받는 내장전이 위기(Visceral Crisis) 환자 중 일부는 여전히 항암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이 환자들은 폐 전이로 인한 흉수가 발생해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심한 간 전이로 기능이 떨어지면서 황달 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가 흔치는 않지만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암제를 사용한다.

HR+/ 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가장 큰 변화라면 항암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키스칼리와 같은 CDK4/6 억제제 도입 이후 치료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종양 크기 감소도 명확히 관찰돼 단순히 내장 전이를 이유로 항암제를 먼저 선택해야 할 필요성은 크게 줄었다."

▶HR+/ 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 전략을 수립할 때 특별히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HR+/ 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 전략을 수립할 때는 전이가 발생한 부위와 환자 나이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령 환자는 기저질환 여부와 동반 질환을 면밀히 살펴야 하고 현재 복용중인 약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또, 고령 환자는 뼈 건강이나 골밀도가 이미 약화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전반적인 기능 평가를 선행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뼈 보호 주사제를 사용할 때 용량을 조절하거나 신장 기능에 맞게 투여 방식을 조정해야 할 수 있다.

동일한 약제를 사용하더라도 고령 환자는 이상반응이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 중 증상 모니터링 간격을 더 짧게 설정하거나 가족과 협력을 통해 환자 상태를 보다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

약물 복용 순응도와 관련해서도 모니터링을 면밀히 해야 한다. 키스칼리나 일부 CDK4/6 억제제는 휴약기가 있는데 고령 환자들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족들에게 잘 설명하고 약물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CDK4/6 억제제 병용요법이 표준 치료로 자리잡았으나 일부 환자에서 사용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고령이면서 다수의 동반질환을 갖고 있고, 수술 이후 재발까지 기간이 비교적 길어 암의 진행이 느릴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인데 항호르몬제 단독 요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 1차 치료에 CDK4/6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는 2차 치료에서 CDK4/6 억제제와 풀베스트란트 병용요법을 적용해 우수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일부 환자는 1차 치료에서 CDK4/6 억제제 병용 전략이 제한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수 연구에서 CDK4/6 억제제와 항호르몬제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한 것을 확인했기에 대부분 환자는 해당 치료 전략을 선택한다. 일정 수준 기저 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환자여도 CDK4/6 억제제 병용에 큰 어려움이 없으며, 실제로 다수 환자들이 CDK4/6 억제제 기반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 임상 현장 흐름이다."

▶2차 치료에서는 어떠한 전략을 고려할 수 있나.

"최근 2차 치료 옵션도 보다 확대됐다. 대표적으로 피크레이(알펠리십)이나 티루캡(카피바설팁)과 같은 표적치료제가 있다. 해당 약제 모두 특정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에서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으로 허가됐다.

예를 들어, PIK3CA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피크레이 또는 티루캡을 풀베스트란트와 병용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PIK3CA 외에도 AKT 1또는 PTEN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는 티루캡 치료가 가능하다.

1차 치료에서 CDK4/6 억제제를 사용하지 않았던 환자라면, 2차 요법에서 CDK4/6 억제제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1차 치료에서 CDK4/6억제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일반적으로 환자 대부분 1차에 CDK4/6 억제제 치료를 하고, 이후 단계에서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 대상으로 풀베스트란트와 표적치료제를 병용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반면, 유전변이가 없는 환자는 풀베스트란트 단독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 다른 표적 치료제 또는 CDK4/6 억제제를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데이터도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표준치료로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있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항호르몬제, CDK4/6 억제제, 그리고 해당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는 3제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더 많은 약제가 개발되고 치료 옵션이 다양해질수록 초기부터 모든 약제를 병용하는 전략이 과연 환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접근인지에 대한 논의는 지속해야 한다고 본다."

▶최적의 치료 전략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인가.

"어떤 순서로, 어떤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최적의 치료 전략인지를 묻는 질문과 연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좋은 약을 먼저 쓸 것인가, 아니면 후순위로 남겨둘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은 실제 임상에서도 매우 중요한 고민이다.

효과가 뛰어난 약제를 조기에 병용하면 치료 반응을 높일 수 있지만, 그만큼 독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장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치료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가용한 약제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것보다는, 환자 상태와 치료 반응에 따라 단계적으로 약제를 활용해 나가는 전략이 보다 현실적이며 바람직한 접근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항암화학요법은 종양을 빠르게 줄일 수 있는 강력한 치료법이지만 독성과 삶의 질 저하 문제가 크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후순위 옵션으로 고려한다. 이처럼 효과와 독성 간에 균형을 고려한 치료 순서 결정은 점점 더 중요한 임상적 판단 요소가 되고 있다."

김건민 연세세브란스(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건민 연세세브란스(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NCCN, ESMO 가이드, 임상의들이 널리 참고

키스칼리 ESMO MCBS 평가 점수 가장 높아

본원에선 키스칼리 우선 선택, 임상의 대부분 합의 이뤄

글로벌 3상에서 보인 생존기간 연장 근거로 결정

▶1차 치료에서 키스칼리와 같은 CDK4/6 억제제 병용요법이 임상적 흐름이라고 했다. NCCN, ESMO, ABC6/7 등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어떤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나.

"ABC는 'Advanced Breast Cancer(진행성 유방암)'의 약어이다. 치료 가이드라인으로는 유럽종양학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ESMO)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를 대표적으로 활용한다. 

유방암을 진료하는 임상의들이 가장 널리 참고하는 권고 기준이 NCCN과 ESMO 가이드라인이며 기본적인 치료 방향에 있어 큰 차이는 없다. 표현 방식이나 권고 강도에 약간 차이가 있다. 

ESMO 가이드라인은 유럽종양학회가 개발한 항암제 가치평가 도구인 MCBS (Magnitude of Clinical Benefit Scale) 평가 체계가 포함돼 있다. 이 평가는 약제가 단순히 임상시험 데이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는지를 평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생존 기간 연장과 삶의 질 개선, 이상반응 정도, 내약성 등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이점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민간 보험사 중심 시스템인 미국은 보험사가 유의미하다고 판단하면 대부분 급여를 적용한다. 반면, 유럽은 국가 주도 의료 체계로 신약을 허가해도 실제 임상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급여 적용을 제한할 수 있다. MCBS 점수는 이러한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키스칼리는 폐경 후 1차 치료에서 4점, 폐경 전 치료는 가장 높은 점수인 5점을 받으며 다른 CDK4/6 억제제에 비해 MCBS 점수가 더 높다. 반면, CDK4/6 억제제 중 가장 먼저 개발된 다른 치료제는 암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확인했으나 생존율 개선은 입증하지 못 했다. 이러한 차이가 ESMO MCBS 점수 그리고 NCCN, ESMO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 차이로 이어졌다. 

현재 키스칼리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카테고리 1(Category 1)으로 분류하며 1차 치료제로 권고한다. 그 외 다른 약제 두 가지는 NCCN 권고 수준이 2A다.

NCCN 가이드라인에서 '카테고리 1'은 임상 데이터 신뢰성이 높고 전문가들 간 합의(consensus)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뤄졌으며,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표준 치료로 간주한다. 키스칼리가 가이드라인 내에서 HR+/ HER2- 전이성 유방암 표준 치료로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ESMO 가이드라인도 동일한 수준으로 권고한다. 

과거 세 가지 CDK4/6 억제제 모두 유사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평가돼 동일한 권고 등급으로 분류한 적이 있었다. 각 약제가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한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모두 입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항암제 임상은 암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하며,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OS) 개선 효과는 2차 평가변수로 추가 평가한다.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면 이를 근거로 약물 허가가 이루어지며, 이후 후속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존율 개선 여부를 확인한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 생존율 개선 효과를 확인한 치료제는 임상적 유용성이 높은 치료제로 평가한다. 키스칼리는 폐경 전·후 환자를 구분해 세분화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3건의 3상 임상( MONALEES 2,3,7)에서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 폐경 여부, 치료 차수, 병용 약제와 관계없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전체생존기간(OS)과 무진행 생존기간(PFS) 연장 혜택을 확인했다. 

키스칼리가 탄탄한 임상 데이터를 쌓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며 이를 바탕으로 CDK4/6 억제제 중 임상적 유용성이 높은 치료제로 평가받은 것이다."

▶국내도 해외 진료지침과 유사한 수준으로 키스칼리의 임상적 유용성을 평가하고 있나.

"국내 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 환경에서는 키스칼리를 포함한 세 가지 CDK4/6 억제제를 선택할 수 있다. 모두 해외 주요 진료 지침에서 권고하며 국내 허가를 완료한 상태이기 때문에 환자 상태와 각 약제 특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키스칼리는 앞서 말한 3건의 임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유일하게 확인했다. 이어 해외 진료 지침에서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어 국내 유방암 치료 현장에서 처방 근거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처방 비율, 점유율 확대가 전망되며 국내 치료 현장에서 역할과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CDK4/6 억제제 선택에 있어 키스칼리와 입랜스를 비슷하게 사용할 정도로  처방 비율이 유사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키스칼리가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명확히 입증했다. 이에 따라 임상적 유용성을 한층 강화했고 치료제 선택에 있어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높아지게 됐다.

본원에서도 다양한 임상 데이터와 진료 지침을 바탕으로 키스칼리를 우선적으로 처방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 전략에 대해 의료진 간 견해 차이는 크지 않다. 대부분 키스칼리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데 합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환자는 기저질환이나 전신상태 등을 고려해 독성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되는 입랜스(팔보시클립) 처방 전략을 불가피하게 수립하는 경우가 있다."

▶폐경 전·후 여성 치료에서 효과는 어떤가. 

"CDK4/6억제제 세 가지 중 유일하게 키스칼리를 주목할 점은 폐경 전 여성 대상으로 치료 유용성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폐경 전 유방암 환자는 폐경 후 환자보다 그 수가 적은 편이긴 하지만, 국내는 상대적으로 서구에 비해 폐경 전 환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국내 허가·보험 기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폐경 전 여성에서 CDK4/6 억제제를 처방하기 위해서는 난소 절제술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폐경 전 유방암 치료 전략에 의학적 미충족수요(Unmet needs)가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키스칼리는 MONALEESA-7 연구를 통해 CDK4/6 억제제 중 유일하게 폐경 전 유방암에 초점을 맞춰 임상을 진행했다. 키스칼리+내분비요법(난소기능 억제제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군에서 대조군(단독 내분비요법 투여군) 대비 전체생존율과 무진행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 

이후 키스칼리는 폐경 전 환자들이 받아야 했던 난소 절제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았으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키스칼리 임상적 유용성이 입증돼 다양한 환자군에서 고려하고 있다." 

▶임상 데이터에서 확인한 키스칼리 치료 효과나 안전성은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유사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나.

"진료 현장에서도 임상 데이터와 유사한 것을 확인하고 있다.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키스칼리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약 1년 반에서 2년 정도로 확인되는데,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2년 이상 재발 없이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이 상당수 있다. 

물론 모든 환자가 동일한 치료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는 예후가 좋지 않아 1년 미만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치료 반응이 뛰어난 경우 3~4년, 심지어 5년 이상 장기간 치료를 이어가는 사례도 있다.

전이성 유방암은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독성, 내약성 등)과 삶의 질 유지 효과를 갖춘 치료제라는 점에서 키스칼리의 임상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임상 연구를 설명했는데, 키스칼리의 MONALEESA 3상 연구는 어떤 임상들인가.

"키스칼리는 MONALEESA-2, MONALEESA-3, MONALEESA-7 등  3상 연구를 통해 HR+/HER2- 진행성∙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폐경 여부, 치료 차수, 병용 약제와 관계없이 일관되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전체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MONALEESA-7 연구는 이전에 내분비 요법을 받은 적 없는 폐경 전∙이행기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에서 키스칼리와 아로마타제 저해제(또는 타목시펜+고세렐린)와 위약+아로마타제 저해제(또는 타목시펜+고세렐린)를 대조한 임상으로 CDK4/6 억제제 중 폐경 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연구다.

MONALEESA-2 연구는 폐경 후 HR+/HER2-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키스칼리와 레트로졸 병용요법을 위약+레트로졸 병용요법과 비교했으며, MONALEESA-3 연구는 이전에 내분비요법을 받은 적이 없거나 1차 치료에서 내분비요법만 받은 폐경기 HR+/HER2- 진행성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키스칼리와 풀베스트란트 병용군과 위약+풀베스트란트 병용군을 비교했다.

한편, 타목시펜 병용은 일부 아시아권 연구에서 CDK4/6 억제제와 병용 효과를 개별적으로 평가했으나 현재 임상에서는 널리 사용하지 않는다. 폐경 전 여성은 타목시펜 단독 치료보다 난소 기능 억제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용 전략이 치료 효과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 폐경 전 환자에게 CDK4/6 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난소 억제를 병행한 아로마타제 억제제 또는 풀베스트란트와 병용을 보다 선호한다."

김건민 연세세브란스(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유방암 환자 수술 이후 추적 관찰 중 재발 흔해

골 전이 환자 많아, 치료 목표 중 하나는 합병증 최소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서 가장 흔하게 전이가 발생하는 부위는 어디인지, 전이를 고려한 치료 전략에는 어떤 것이 있나.

"유방암에서 가장 흔한 전이 부위는 뼈(bone-only metastasis, BOM)이며, 그 다음으로는 폐나 간 같은 내장 장기 전이가 주로 나타난다. 전신 치료를 비롯해 통증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며 이를 보존적 치료 또는 완화 치료라고 부른다. 

골(뼈) 전이의 경우 실제로 뼈를 침범하면 골 약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골절이나 이로 인한 합병증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 중 하나이다.

뼈 전이 환자 대부분 우선 골밀도 검사를 하며 전이 부위 그리고 향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평가한다. 그 결과, 특정 부위에서 골절이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 전신 치료 외에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

현재는 대부분의 뼈 전이 환자에서 골절 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졸레드론산(Zoledronic Acid)이나 프롤리아(데노수맙) 같은 약제를 사용한다. 이러한 약제를 쓸 때는 턱뼈 괴사(악골 괴사)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약제 투여 전 치과에서 사전 점검을 받는 게 일반적인 치료 순서다.

골 전이만 있는 환자는 연령별로 뚜렷한 특성은 확인되지 않지만 임상적 경향성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뼈 전이만 단독으로 있는 경우, 간이나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가 동반된 환자와 비교해 치료 예후가 비교적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환자는 진단 당시부터 전이암으로 발견되는 것 보다 수술 후 추적 관찰 중 재발하는 경우가 더 흔히 나타난다. 전체 전이성 유방암 환자 중 약 60% 이상이 재발 환자이다. 상당 수가 수술 이후 항호르몬제를 5년에서 10년 정도 복용한 뒤 약제 중단 후에 재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수술 후 20년이 지나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비교적 늦은 시점에 재발하는 환자군에서 뼈 전이만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골 전이만 있는 환자에서 키스칼리의 치료 유용성은 어떤가.

"골 전이만 있는 환자 치료의 가장 큰 어려움은 전이 자체가 증상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약물을 통해 환자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키스칼리는  BOM 환자군만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는 없다. 그러나 다양한 연구에 환자가 포함돼 있으며, 하위 분석 연구를 통해 골 전이만 있는 환자에서 치료 유용성을 확인했다. 연구를 보면 키스칼리와 내분비요법 병용요법은 일관된 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치료 반응 속도가 빠르고 통증 완화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키스칼리 사용 환자는 빠르면 치료 8주차에 종양 크기(tumor size)가 감소했고, 임상적으로 유의한 통증 개선은 8주차부터 확인해 15주기까지 유지했다.

통증 관리가 중요한 BOM 환자에서 단순한 종양 억제 효과를 넘어 삶의 질 향상과 치료 만족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치료제임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유의한 치료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고 진통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점이 있다."

▶뼈 전이 외 다른 장기로 전이가 발생한 경우 데이터도 있나.

"앞서 뼈 전이 환자군에 대한 세부 분석이 있었던 것처럼 내장 전이 환자군에서도 치료 반응에 대한 분석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항암화학요법과 비교 임상도 다수 보고된 바 있다.

실제로 하나의 약제가 효과가 있다면 어느 특정 부위에만 치료 반응이 없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하위 그룹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는 이유는 내장전이(visceral metastasis) 등 공격적인 특성을 보이는 환자군에서도 키스칼리가 임상적 유용성을 갖고 있는지, 안전하게 치료를 이어 나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데이터를 종합해보면 내장 전이 등 공격적인 질환 특성을 보이는 환자여도 항암제를 먼저 사용할 이유가 없을 만큼 키스칼리 병용군은 화학요법군 대비 연장된 무진행생존기간, 치료 실패까지 기간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유방암 치료 분야 발전을 위해 제언하고 싶은 부분이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HR+/HER2 전이성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장기간 치료와 생존이 가능한 질환이다. CDK4/6 억제제는 현재 초치료(1차 치료)부터 2차 치료까지 HR+/HER2- 전이성 유방암의 표준 치료로 자리잡고 있으며, 항호르몬 치료와 병용하는 방식이 기본 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키스칼리를 포함한 CDK4/6 억제제 치료군에서 중앙 생존기간은 5년 이상으로 보고됐으며 이는 전체 환자 중 절반 이상이 5년 넘게 생존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통해 전이성 유방암에서 장기 생존이 실현됐음을 확인할 수 있고, 향후 장기 생존 환자들의 지속적인 삶의 질 유지와 치료 순응도 제고를 위한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과거 항호르몬 치료를 중심으로 다양한 치료제를 병합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CDK4/6 억제제 기반 병용 치료 전략에 다양한 신약을 더하는 방향의 연구가 지속될 것이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보이는 환자에서 표적치료제의 임상적 효과는 이미 다수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치료제 외에도,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이전부터 PARP 억제제를 사용해 왔으며, 이러한 표적치료제 개발은 앞으로도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특정 유전자 변이와 무관하게 적용 가능한 주사제 형태의 표적치료제도 개발 중이며, 이들 약물과 기존 치료제 간 병용 요법 연구도 활발하다.

그러나 다양한 치료제 조합을 활용할 때는 치료 효과 뿐 아니라 비용, 독성, 환자의 내약성 등의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치료 전략은 단순한 효과 입증을 넘어 환자의 안전성과 삶의 질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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